실적·수익성·재무·안전까지···CEO 평가 기준 다변화임기 남은 CEO도 안심 못해···그룹 전략 따라 거취 갈려
건설업계가 연말 정기인사를 앞두고 주요 건설사 최고경영자(CEO)들의 거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해 수주와 실적에서 성과를 낸 CEO들은 연임 기대감이 커지는 반면 수익성·안전·재무관리 등에서 과제를 안은 CEO들은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다.
올해 인사는 단순한 실적뿐 아니라 수익성 개선과 재무건전성 확보, 안전관리, 신사업 성과 등이 주요 평가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사별 사업 재편과 세대교체 여부까지 맞물리면서 임기가 남은 CEO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건설사 CEO들에게 올해 가장 눈에 띄는 성과 지표는 단연 수주다. 서울 주요 정비사업장을 중심으로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이 이어지면서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이 크게 늘어난 곳들이 적지 않다. 특히 압구정·여의도·성수·목동 등 핵심 사업지를 확보한 건설사 CEO들은 수주 성과를 연임의 주요 근거로 내세울 수 있게 됐다.
다만 수주 규모만으로 CEO의 성적표를 평가하기는 쉽지 않다.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을 거치면서 건설업계 전반에서 외형보다 수익성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대형 사업을 따내더라도 원가 부담이 커지거나 향후 수익성이 악화될 경우 오히려 경영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는 만큼 실제 수익성을 얼마나 확보했는지가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재무관리 역시 주요 변수다. 건설사들은 그동안 PF 시장 경색과 부동산 경기 침체를 거치며 재무 안정성을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왔다. 이에 따라 PF 우발채무를 얼마나 관리했는지, 차입 부담을 얼마나 낮췄는지, 현금흐름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는지 등이 CEO 평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안전 문제는 또 다른 변수다. 중대재해와 현장 사고가 반복되면서 그룹 차원에서 안전을 강조하는 건설사들이 늘어난 만큼 사고 발생 여부뿐 아니라 사고 이후 대응과 안전관리 체계 개선 성과도 CEO 평가에서 비중이 커지고 있다. 특히 안전을 최우선 경영 과제로 내세우며 대표를 교체한 기업들의 경우 새 CEO가 얼마나 빠르게 현장 안전을 안정시켰는지가 연말 인사의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도 빼놓을 수 없다. 주택과 전통적인 EPC 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반도체·AI·에너지·신사업 등으로 영역을 넓히는 건설사들이 늘면서 CEO가 그룹의 미래 전략을 얼마나 구체적인 성과로 연결했는지도 평가 대상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반대로 올해 실적이 부진했다고 해서 곧바로 교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건설업은 사업 특성상 수주부터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CEO 취임 이후 단기간의 실적만으로 성과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취임 당시 회사가 처한 상황과 이후 재무구조 개선, 수익성 회복 등 경영 정상화 과정까지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임기가 남은 CEO들의 거취도 관심사다. 과거에는 임기가 보장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그룹의 경영 전략이나 사업 재편 방향에 따라 임기와 관계없이 대표가 교체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반대로 뚜렷한 성과를 낸 CEO에게는 연임은 물론 승진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도 있다.
올해 건설업계 CEO 인사는 '연임이냐 교체냐'라는 단순한 구도를 넘어 각 그룹이 앞으로 어떤 경영진을 선택할 것인지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갈 것인지, 세대교체와 조직 쇄신에 나설 것인지에 따라 건설사별 인사 방향도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CEO 거취는 수익성이나 재무건전성, 안전관리 등 여러 지표를 종합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그룹마다 처한 상황과 경영 과제가 다른 만큼 연말 인사 역시 건설사별로 엇갈린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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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jhchul37@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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