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한강변부터 2000대 아파트까지...삼성물산, 정비사업 수주 저변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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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변부터 2000대 아파트까지...삼성물산, 정비사업 수주 저변 확대

등록 2026.10.16 07:00

서현진

  기자

리모델링으로 신규 시장 공략증축 없이 성능 개선 초점반포푸르지오 등 주요 단지 적용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핵심지 재건축·재개발에 리모델링을 더해 정비사업 수주 대상을 넓히고 있다. 1990년대 단지에는 가구 수를 늘리는 증축형 리모델링을, 2000년대 단지에는 기존 골조를 활용한 성능개선형 '넥스트 리모델링'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대형 정비사업 물량은 한정된 반면 재건축이 어려운 노후 단지가 늘고 있는 만큼 이들 단지까지 수주 대상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

1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올해 대형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을 잇달아 확보하는 동시에 리모델링 사업 수주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8월 마포한강삼성아파트 리모델링 시공권을 따낸 데 이어, 서울 서초구 반포푸르지오에는 넥스트 리모델링 첫 적용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배경에는 노후 단지의 구조적 변화가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서울 아파트 185만7871가구 가운데 준공 20년이 넘은 비중은 63.6%에 이르지만, 30년을 넘긴 곳은 29%에 그친다. 노후화는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20~30년 차 단지가 전체의 3분의 1을 넘는다는 의미다. 이들 중 상당수는 재건축 연한에 못 미치는 데다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 사업성도 낮다. 민간 분양시장 위축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불확실성으로 건설사들은 사업성이 높은 핵심 정비사업 위주로 수주에 나서고 있지만, 대형 사업장 물량은 제한적이다.

정비사업 수주의 중심은 여전히 강남권과 한강변 대형 재건축·재개발이다. 삼성물산은 올해 압구정4구역, 대치쌍용1차, 개포우성4차, 여의도 목화 등 핵심 재건축 사업장을 확보했다. 지난달에는 공사비 1조8275억원 규모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 재개발 시공사로 선정되며 올해 9월 기준 도시정비 누적 수주액 7조3370억원을 기록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2조1616억원)와 목동13단지(2조3763억원)도 단독 응찰로 수의계약 절차를 밟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목표를 7조7000억원에서 13조원으로 상향했다.

대형 사업장과 함께 리모델링도 병행하고 있다. 1997년 준공된 마포한강삼성아파트는 삼성물산이 지은 단지를 리모델링으로 다시 짓는 첫 사례다. 기존 456가구를 수평·수직 증축해 482가구로 바꾸는 사업으로 도급액은 2810억원이다. 삼성물산은 서울 주요 대단지 리모델링 추가 수주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축형 리모델링마저 어려운 2000년대 준공 단지를 겨냥해서는 '넥스트 리모델링'을 내놓았다. 기존 골조를 활용하면서 설비와 내·외관을 전면 교체하는 방식으로 증축 없이 가구 수를 유지한 채 주거 성능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철거가 없어 공사를 2년 안에 마칠 수 있고 사업이 끝나면 준공일이 새로 부여되며 래미안 브랜드가 적용된다. 삼성물산은 2000년대 이후 준공 단지는 재건축이나 기존 방식 리모델링이 어려워 부분 수선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보고, 서울·부산·대구·광주의 2000년대 초중반 준공 12개 단지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첫 적용 단지는 반포푸르지오다. 2000년 준공된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12층, 3개 동, 237가구 규모다. 삼성물산은 지난 3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9월 입찰제안서를 냈고, 지난 12일 제안 내용을 공개했다. 전용 84㎡ 특화 평면 'N.캔버스', 지하 공간을 재편하는 'N.커먼스', AI 주차와 로봇 발렛, 5개 층 규모 커뮤니티동 신축 등이 담겼다. 조합은 오는 24일 총회에서 시공사를 선정한다.

다만 관건은 넥스트 리모델링의 사업성이다. 재건축이나 증축형 리모델링은 늘어난 가구를 일반분양해 공사비 일부를 메울 수 있다. 반면 넥스트 리모델링은 늘어나는 가구가 없어 공사비 대부분을 조합원이 분담금으로 내야 한다. 결국 조합원이 낸 돈보다 리모델링 후 집값이 더 오르느냐가 사업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반포푸르지오가 이를 입증할 경우 나머지 파트너십 단지로 넥스트 리모델링이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주변 시세는 오르는 가운데 오래된 탓에 가구 수가 적거나 저평가된 아파트들이 있다"며 "이런 단지를 공략해 재건축과 증축형 리모델링, 넥스트 리모델링으로 정비사업을 다져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넥스트 리모델링에 대해서는 "증축 없이 가구 수는 그대로 두되 신축급으로 탈바꿈시키는 방식"이라며 공사비 대비 자산가치 상승을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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