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뇌출혈로 사망하고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권력을 장악했다는 주장이 해외 언론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인도 유력 경제지를 비롯해 영국과 파키스탄, 싱가포르 매체에서도 관련 의혹을 보도했다.
국내 증시도 코스피가 장중 4% 넘게 급락했지만, 사망설보다는 글로벌 국채금리 상승과 외국인 매도세 등 대외 악재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인도 유력 경제 일간지 이코노믹타임스는 20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의 사망설과 김여정의 권력 장악설, 중국군 9000명의 북한 파병설을 다뤘다. 인도 타임스그룹 계열인 이 매체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쥔 중국민주당 의장이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주장을 소개했다.
셰완쥔은 김 위원장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혼수상태에 빠졌고 중국 의료진의 지원을 받아 베이징에서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북한 당국이 사망 발표를 미루는 사이 김여정 부부장이 김 위원장의 딸 김주애 대신 실권을 장악했다는 것이다. 중국이 북한의 권력 승계 혼란에 대비해 병력 9000명을 평양에 파견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관련 의혹은 영국 대중지 더선과 파키스탄 지오뉴스, 싱가포르 인터내셔널비즈니스타임스에서도 다뤄졌다. 다만 이들 매체가 보도한 것은 온라인에서 확산한 건강 이상설과 사망 의혹으로, 사실을 독립적으로 확인한 것은 아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증시는 20일 오전 급락했다. 코스피는 장중 전 거래일보다 4.76% 떨어진 5493.24까지 밀리며 5500선이 무너졌다. 이후 낙폭을 일부 만회해 오전 11시께 5590선에서 거래됐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가 지수를 끌어내렸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비중이 큰 반도체주에 매물이 집중되면서 지수 하락 폭이 확대됐다.
증시 급락의 주요 배경으로는 프랑스 소요 사태와 글로벌 채권시장 불안이 꼽힌다. 고물가와 재정 긴축에 반발하는 시위가 격화하면서 프랑스 국채금리가 급등했고, 이탈리아와 스페인, 독일을 거쳐 미국 국채시장에도 상승 압력이 확산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전날 6.69bp 오른 5.1397%를 기록했다.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기업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고 주식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 특히 미래 성장 기대가 주가에 크게 반영되는 기술주와 반도체주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와 미국 주요 기술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앞둔 경계심리도 겹쳤다. 간밤 미국 나스닥지수와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각각 1.11%, 1.61% 상승했지만 국내 증시는 외국인 매도세에 밀려 반등에 실패했다.
시장에서는 유럽의 정치·재정 불안과 미국 국채금리 움직임, AI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 향후 증시 방향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북한 권력 교체가 실제로 확인된다면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이 한국 금융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이를 뒷받침할 근거가 없다.
오히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전날 부인 리설주, 딸 김주애와 함께 의류·신발 전시회를 방문했다고 보도하고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2020년에도 사망설에 휩싸였으나 이후 공개 활동을 재개한 바 있다. 이번에도 사망이나 권력 교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 사망설이 코스피 급락을 직접 촉발했다는 근거 역시 없는 상태다.
뉴스웨이 이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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