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삼성, 메모리 반도체 부족하다더니···재고자산 10兆 급증, 왜?

산업 전기·전자

삼성, 메모리 반도체 부족하다더니···재고자산 10兆 급증, 왜?

등록 2026.08.18 11:55

강준혁

  기자

삼성전자 DS 상반기 재고 38조567억원반제품·재공품 35%↑···전체의 80% 육박하이닉스, 원자재 50% 쑥···양사 전략 상이

삼성전자의 반도체 재고 자산이 반년 만에 10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에 대응해 선제적으로 재고를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업계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6·7세대 등 차세대 제품의 양산에 앞서 생산 초기부터 물량을 쌓아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18일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올해 상반기 재고자산은 38조56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28조8059억원에서 불과 6개월 만에 9조2508억원(32.1%) 증가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품목은 반제품 및 재공품이다. 해당 자산은 올해 상반기 29조7101억원으로 전체 재고자산의 78.1%를 차지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34.6% 증가한 규모다. 완제품 재고도 같은 기간 29.8% 늘어난 4조2977억원으로 집계됐다. 원재료 및 저장품은 4조23억원, 미착품은 466억원으로 상대적으로 큰 변동이 없었다.

통상 재고자산 증가는 제품이 생산된 뒤 판매되지 못하고 쌓이는 이른바 '악성 재고' 증가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이번 재고 증가는 양상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체 재고의 약 80%가 반제품과 재공품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반제품은 웨이퍼 등 원자재를 투입해 1차 가공을 거쳤지만 완제품에 이르지 않은 중간 단계의 생산품을 말한다. 재공품은 원재료가 완제품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공정이 진행 중인 자산이다.

즉 삼성전자의 반도체 재고 대부분이 판매되지 못한 완제품 형태로 쌓인 것이 아니라 생산 과정에 있는 물량이라는 의미다. 향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을 앞당기거나 공정 단계별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 역시 재고자산이 증가했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상반기 반도체 재고자산은 17조9857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5.9% 늘었다.

이 가운데 재공품 자산은 11조788억원으로 반년 새 20.3% 증가했다. 전체 재고자산의 약 62.3%를 차지하는 규모다.

다만 SK하이닉스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원재료 및 저장품 증가폭이다. 올해 상반기 원재료·저장품 재고자산은 3조596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50.3% 증가했다. 아직 생산 공정에 본격적으로 투입되지 않은 자산을 대폭 늘린 셈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재고자산이 증가했지만 세부 구성에서는 차이를 보이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반제품과 재공품을 중심으로 재고가 늘어난 반면, SK하이닉스는 원재료 단계의 확보도 크게 확대했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재고 증가가 HBM4·HBM4E 양산 경쟁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HBM 생산 과정에서 차세대 제품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HBM 생산능력의 절반 이상을 HBM4에 배치하는 등 공격적인 생산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세계 최초로 HBM4 양산 출하에 성공했으며, 5월에는 업계에서 처음으로 HBM4E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했다.

이러한 선제적인 생산 및 재고 확보가 향후 HBM 시장에서 고객 대응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앞선 사례들을 토대로 지난해부터 HBM4 기술 및 물량 확보에 치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결국 공급망 확보가 성과로 이어지는 공식이 유지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행보가 향후 삼성전자 DS부문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