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LG 로봇에 12년치 데이터 붓는다···엔비디아와 '피지컬 AI'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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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로봇에 12년치 데이터 붓는다···엔비디아와 '피지컬 AI' 승부

등록 2026.08.18 15:52

강준혁

  기자

류재철·메디슨 황 '10만 시간' 로봇 데이터 확보 협의LG클로이드 활용 실제 환경 로봇 학습 데이터 생성그룹 역량 결집한 '원 엘지' 철학에 엔비디아 노하우 접목

LG그룹이 엔비디아와 손잡고 피지컬 인공지능(AI) 사업화에 속도를 낸다. 양측은 연내 12년 치에 달하는 데이터를 확보해 로봇 학습에 활용하기로 했다. 로봇이 실제 환경에서 움직이고 작업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선점해 AI 성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와 엔비디아의 협력이 로보틱스 시장에서 조기 사업화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류재철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18일 서울 서초구에 구축 중인 LG 데이터팩토리(옛 양재R&D캠퍼스)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장녀 메디슨 황 옴니버스·로보틱스 수석 이사와 만나 연내 10만 시간 분량의 로봇 데이터를 확보하기로 협의했다.

매디슨 황 엔비디아 수석이사를 비롯한 엔비디아 핵심 관계자들이 18일 서울 서초구에 구축 중인 LG 데이터팩토리를 방문했다. (우측 첫번째) 류재철 CEO와 (우측 두번째) 매디슨 황 수석이사가 LG 데이터팩토리에서 데이터 증강합성 솔루션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전자매디슨 황 엔비디아 수석이사를 비롯한 엔비디아 핵심 관계자들이 18일 서울 서초구에 구축 중인 LG 데이터팩토리를 방문했다. (우측 첫번째) 류재철 CEO와 (우측 두번째) 매디슨 황 수석이사가 LG 데이터팩토리에서 데이터 증강합성 솔루션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전자

LG가 지난 13일(현지시간) 엔비디아 본사에서 협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지 불과 나흘 만이다. 자리에는 류 CEO를 비롯해 현신균 LG CNS CEO, 정수헌 LG사이언스파크 대표 등 LG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진이 참석했다.

양사 관계자는 가장 먼저 연내 풀가동을 목표로 구축 중인 LG전자 양재 데이터팩토리를 방문해 가동 현황을 확인했다. 양재 데이터팩토리는 로봇의 물리적 학습 데이터를 수집하는 공간으로 LG 로봇 학습 데이터의 산실이 될 예정이다. 양사는 이날 피지컬 AI 기술을 결합해 연내 10만 시간, 약 12년치에 달하는 로봇 데이터를 학습시키는 데 합의했다.

LG전자는 현재 이곳에서 자체 제작해 검증된 LG 클로이드(CLOiD)를 본격 투입해 데이터 생성과 수집, 학습을 하고 있다. LG 클로이드는 가정 환경처럼 꾸며진 공간에서 청소를 하고, 미국 테네시 세탁기공장의 공정을 모사한 제조환경에서 부품을 옮기고 적재하거나 조립하는 등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LG전자가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로봇을 선택한 까닭은 수익성 때문이다. 기존에 주력으로 내세운 가전 사업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LG전자가 가진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기저에 깔렸다.

LG전자는 보유한 제조 경험을 극대화할 전략적 파트너로 엔비디아를 선택했다. 엔비디아가 가진 GPU·AI 등 기술력을 합치면 두뇌부터 센서, 몸통, 제조 역량까지 두루 갖추게 된다. LG전자를 비롯한 그룹의 비교적 미흡한 영역을 보완하면서도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AI 팩토리, AI 데이터센터 등 그룹 핵심 먹거리와도 시너지가 예상된다.

LG전자는 '피지컬 인공지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요인으로 '고품질 데이터' '데이터 선순환체계(Flywheel)'를 꼽는다. LG전자는 제조·물류 현장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엔비디아 로보틱스 솔루션과의 결합을 통해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올해를 로보틱스 사업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사업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에는 CEO 직속으로 전사 로봇 사업을 총괄하는 '로보틱스사업센터'도 신설한 바 있다. 사업화 전반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조직 기반을 갖춰 실행력과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류재철 LG전자 CEO는 "그룹 내 핵심 역량을 결집하는 '원 엘지(One LG)' 기반의 시너지와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피지컬 AI 경쟁력을 확보하고 로보틱스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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