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호남·영남 전기료 최대 10%↓···철강·석화 '웃고' 용인 반도체는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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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영남 전기료 최대 10%↓···철강·석화 '웃고' 용인 반도체는 '울고'

등록 2026.08.14 17:22

이윤구

  기자

남부권 최대 10%·중부권 8% 인하기업 투자 유치와 국가균형발전 기대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정부가 송전 비용, 전력 자립도, 국가균형발전 등을 고려해 전국을 4개 권역으로 나눠 산업용 전기요금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난 13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전날 주요 기업들을 대상으로 공개한 '산업용 전기요금 지역별 차등안'에 따르면 현재 전국 단일 가격으로 적용되는 산업용 전기요금(kWh당 평균 약 182원 선)이 수도권 북부, 수도권 남부, 중부권, 남부권 등 총 4개 권역으로 나뉘어 차등 적용된다.

정부가 추진하는 산업용 전기요금 지역별 차등안은 전력을 직접 생산하는 지역에 혜택을 부여해 에너지 소비의 지역 편중을 해소하고 국가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전력 자립도가 높고 발전소가 밀집한 지방에서 전기를 직접 소비하도록 유도하여 수도권으로 향하는 송전선로의 과부하를 줄이고, 영호남 남부권과 강원·충청 중부권에 요금 인하 혜택을 적용해 지방 제조업의 원가 경쟁력을 높여 부담을 덜어준다는 것이다.

또한, 철강·석유화학 등 전력 다소비 업종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반도체 등의 첨단 산업이 비수도권으로 이전하거나 자리를 잡도록 유도하겠다는 포석이다.

그래픽=유토이미지그래픽=유토이미지

이번 차등안이 확정될 경우 기업들의 희비는 지역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릴 전망이다. 가장 큰 혜택을 볼 곳은 영호남 남부권에 조성되는 대규모 투자처다. 영호남 남부권에는 kWh당 최대 18원(약 10% 할인)을 인하한다.

호남권에 반도체 팹(Fab) 등이 본격 가동될 경우 연간 7000억원에 달하는 전기료 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산 저가 공세에 시달리며 kWh당 120원 수준인 중국 전기요금과 경쟁해야 했던 국내 철강(포항·광양 등)·석유화학(여수 등) 업계의 숨통도 트일 것으로 보인다.

강원·충청 중부권에는 최대 15원(약 8% 할인)을 인하한다. 이 지역은 제조업·IT·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의 주요 기업들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시멘트와 합금철은 전력 소비량이 매우 높은 대표적인 업종으로 제조원가 절감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첨단 IT 및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도 전반적인 전력 비용 부담을 덜게 된다.

인천과 김포 등 경기 북부를 포함한 북부권은 kWh당 최대 10원을 깎아준다. 이 지역은 일반 철강, 기계장비, 금속가공, 전기·전자 부품 및 조립 제조업 등 전력 사용량이 꾸준히 발생하는 중소·중견 기업 단지와 산업단지가 입주해 있다.

이들 공장은 생산 원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기요금 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 인천에는 남동국가산업단지 등 대규모 제조업 집적지가 있다. 철강, 기계, 화학 등 전력 소비가 많은 전통 제조업체들을 비롯해 전력 기반 시설을 활용하는 기업들이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거액을 투자해 조성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위치한 수도권 남부권은 전력 소비가 극심하고 송전선로 포화 상태라는 이유로 요금 인하 혜택에서 배제됐다. 이로 인해 동일한 반도체 투자 사업임에도 지역에 따라 수천억 원대의 전기요금 격차가 발생하게 되면서 수도권 남부 입주 기업들의 반발과 형평성 논란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반도체도 전력 다소비 업종인 만큼 용인 클러스터와 호남 산단 간 상당한 요금 부담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정부는 업계 간담회 수렴 과정을 거쳐 이달 넷째 주 공청회를 개최하고 구체적인 시행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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