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77곳 점검···민원 담당 인력 전체 임직원의 2.1% 그쳐외부위원 참여 심의위 운영 11.7%···대표이사 KPI 반영도 절반 수준전담 인력·민원 접근성 강화···이사회 보고 및 재발 방지 체계 구축
금융감독원이 금융회사의 민원·분쟁 처리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전담 인력 확충과 독립적인 심의 절차 마련, 경영진 책임 강화 등을 추진한다. 금융회사 민원 처리 담당 인력은 전체 임직원의 2.1% 수준에 그쳤으며 민원 심의위원회에 외부위원을 참여시키는 회사도 11.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원 처리를 단순 비용이 아닌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필수 투자로 인식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28일 금융감독원은 금융권 최고소비자보호책임자(CCO)와 인사·조직 담당 임원 등을 대상으로 '민원·분쟁업무 모범관행' 설명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금융회사 77곳의 민원·분쟁 의사결정체계와 담당 인력·조직, 접수·처리 절차 등을 점검한 결과 전반적인 시스템은 갖춰져 있지만 소비자 접근성과 인력 규모·전문성, 적극적인 민원 처리 및 사후관리 등이 미흡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점검 대상 금융회사의 민원 처리 인력은 전체 임직원의 2.1% 수준이었다. 55세 이상을 제외하면 전체 임직원 대비 민원 담당 인력 비중은 0.7%로 낮아졌다. 민원·분쟁 담당 부서에 변호사를 배치한 회사도 4곳(5.2%)에 그쳤다.
민원 처리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도 부족했다. 민원·분쟁 심의위원회에 외부위원이 참여하는 회사는 9곳(11.7%)이었으며, 6곳(7.8%)은 관련 위원회를 운영하지 않았다. 21곳(27.3%)은 소비자보호부서가 아닌 영업점이나 보험금 심사부서, 여신본부 등 실무부서에서도 일부 민원·분쟁을 처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민원 회신문 관리도 미흡했다. 21곳(27.3%)은 민원 회신문 표준안을 제한적으로 활용했고, 23곳(29.9%)은 표준안을 운영하지 않았다. 민원 처리 과정에서 일관된 답변을 제공하지 못할 경우 소비자의 불만과 이의제기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경영진의 소비자보호 책임을 강화하는 체계도 충분하지 않았다. 대표이사 평가 지표(KPI)에 민원·분쟁 관련 지표를 반영한 회사는 40곳(51.9%)이었다. 7곳은 대표이사와 임원, 관련 부서의 KPI에 해당 지표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으며, 8곳은 대표이사와 임원 KPI에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 일부 회사는 지표를 반영하더라도 평가 비중이 0.5% 이하에 그쳐 실효성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감원은 금융회사 소비자보호부서가 민원 처리 의사결정권을 갖도록 하고 중요 민원·분쟁을 심의할 때 외부위원이 참여하는 위원회나 외부 자문 절차를 운영하도록 권고했다. 고객 수와 민원 건수 등을 고려해 전담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변호사와 손해사정사 등 전문인력을 배치하는 방안도 포함했다.
소비자가 민원을 쉽게 제기할 수 있도록 콜센터 수용능력을 확보하고 자체 통화 대기시간 목표를 설정하는 한편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에서 민원 접수 창구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개선하도록 했다. 민원 처리 진행 상황을 안내하고 회신문 표준안을 마련하는 등 내부 처리 절차도 체계화하도록 했다.
민원·분쟁 사례를 분기 또는 반기별로 이사회 등에 보고하고 이를 상품 개발과 판매, 사후관리 과정의 제도 개선으로 연결하는 사후관리 체계도 마련하도록 했다. 민원 발생에 책임이 있는 임직원과 부서에는 책임을 부과하고 민원 예방 노력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금융소비자의 피해와 불편을 경청하고 해결하는 것이 금융에 대한 신뢰 회복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금융회사가 민원 처리와 예방 체계를 비용이 아닌 필수 투자로 인식하고 소비자보호를 조직 전반의 문화로 정착시켜야 한다는 취지다.
한편 금감원은 앞으로 소비자보호 실태평가를 통해 금융회사의 민원·분쟁 처리 현황을 점검하고 금융협회 등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민원 공시 세부 기준도 개선할 계획이다. 민원·분쟁 유형별 집중 처리와 인공지능(AI) 기술 활용을 통해 처리 속도를 높이고 민원 사례를 감독·검사 및 제도 개선으로 연계하는 환류 체계도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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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진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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