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6년 이끈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 '부회장 승진'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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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이끈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 '부회장 승진' 갈림길

등록 2026.10.21 13:42

서현진

  기자

도시정비사업 역대 최대 수주 기록반도체 시장 호조로 실적 반등경영 성적이 연말 인사 결정에 영향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삼성 연말 인사를 앞두고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년째 건설부문을 이끌며 10대 건설사 대표 가운데 최장수 수장이 된 데다 도시정비사업 역대 최대 수주와 실적 반등이라는 성과까지 더해지면서 연임을 넘어 부회장 승진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오 대표는 2021년 3월 삼성물산 대표이사로 선임된 뒤 2024년 3월 재선임되며 2027년 3월까지 임기를 확보했고, 지난해 말 정기 인사에서도 유임됐다. 그 사이 건설경기 침체와 공사비 상승, PF 시장 경색 등 업황 부침이 이어졌지만 수장 교체 없이 건설부문을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임기 만료를 앞둔 만큼 올해 연말 인사에서 사실상 재연임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오 대표 체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도시정비사업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에서 9조2388억원을 수주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올해는 이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지난 16일 예정 공사비 2조2685억원 규모의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올해 누적 수주액이 9조6055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수주는 서울 핵심 사업지에 집중됐다. 대치쌍용1차를 시작으로 압구정4구역, 신반포19·25차, 성수전략정비구역 3지구, 여의도 목화·시범아파트 등 강남권과 한강변 대어를 잇달아 확보했다. 삼성물산은 지난 1분기 연간 도시정비 수주 목표를 당초 7조7000억원에서 13조원으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추가 수주도 대기 중이다. 이달 반포푸르지오 리모델링과 창원 용호1구역 재건축, 다음 달 목동13단지 재건축(2조3762억원)까지 확보하면 누적 수주액은 12조원을 넘어선다. 올해 도시정비 수주 1위인 현대건설의 누적 수주액(12조7315억원)에 근접하는 규모다.

올해 경영 성적표도 연말 인사의 주요 변수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매출 14조1480억원, 영업이익 536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4.2%, 46.5% 감소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등 기존 하이테크 대형 공사가 잇달아 끝나면서 매출 공백이 생긴 탓이다. 올해는 반등 흐름이 뚜렷하다. 2분기 매출은 3조9880억원, 영업이익은 20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5%, 71.2% 증가했다.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새로 수주한 하이테크 공사가 본격화하고 해외 플랜트 공정이 순항한 영향이다. 6월 말 기준 수주잔고도 34조24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조원 가까이 늘었다.

오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AI·에너지 수요 확대를 기회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신사업 성과 창출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주택 수주에 더해 하이테크 실적 회복과 에너지 등 신사업에서 얼마나 가시적인 성과를 냈는지가 평가의 잣대가 될 전망이다.

부회장 승진 여부도 이번 인사의 관전 포인트다. 삼성 계열사 가운데 선례로는 최성안 삼성중공업 부회장이 꼽힌다. 최 부회장은 삼성엔지니어링 대표로 5년간 회사를 이끈 성과를 인정받아 2022년 12월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재용 회장 체제의 첫 부회장 승진 사례로, 건설·플랜트 계열사 CEO가 경영 성과를 바탕으로 부회장에 오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오 대표가 건설부문을 장기간 안정적으로 이끌고 그룹과의 소통 창구 역할도 맡아온 만큼 승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다만 변수도 적지 않다. 삼성은 지난해 사장단 인사에서도 부회장 승진자 없이 사장 승진을 최소화하며 경영 안정에 무게를 뒀다.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지면 오 대표의 유임 가능성은 높아지지만 부회장 승진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임기 만료를 앞두고 세대교체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표이사는 실적을 유지하면 남고 그렇지 못하면 교체되는 것이 기업의 생리"라며 "업황이 좋지 않아 개별 기업이 시장을 이기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오 대표는 오랫동안 잘 유지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반도체 시황 호조로 대규모 공장 증설이 이어지면서 시공을 맡는 삼성물산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며 "그룹 계열사와 협업이 필요한 시기라는 측면에서 보면 부회장 승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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