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LIG D&A에 '2년 입찰 금지'···방산 비리 척결인가, 사업 족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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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 D&A에 '2년 입찰 금지'···방산 비리 척결인가, 사업 족쇄인가

등록 2026.10.26 16:23

수정 2026.10.26 17:27

이승용

  기자

기소 두 달 만에 최고 제재···양산 사업도 변수형사재판 전 2년 제한···과거 사례와 온도차방산업체 지정 취소 추진···수의계약도 위기

사진=LIG D&A 제공사진=LIG D&A 제공

방위사업청이 LIG D&A에 2년간 입찰 참가 제한 처분을 내린 데 이어 소형무인기 대응체계의 방산업체 지정 취소도 추진하고 있다. 뇌물 공여와 원가 부정 혐의에 따른 제재다. 방산업계에서는 비리 근절을 위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와 함께 추가 제재가 현실화할 경우 1223억원 규모의 후속 양산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방사청은 최근 산업통상부에 소형무인기 대응체계 사업과 관련한 LIG D&A의 방산업체 지정 취소 검토를 요청했다. 산업부는 청문 절차를 거쳐 취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방산업계에서는 지정 취소가 이뤄질 경우 후속 양산 계약 방식이나 사업 일정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LIG D&A는 적 소형무인기를 전파 교란으로 무력화하는 재머와 통제장치를 개발했다. 244억원 규모의 체계개발을 마쳤으며 후속 양산 사업 규모는 1223억원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기존 개발 업체의 방산업체 지정이 취소되면 후속 사업 추진 과정에서 계약 방식 등을 추가로 검토해야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실제 사업에 미칠 영향은 관련 법령과 계약 조건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방사청은 지난 20일 LIG D&A에 24개월간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하는 처분을 의결했다. 회사 임원이 무기체계 개발사업 입찰에서 유리한 평가를 받기 위해 방사청 직원에게 금품을 제공하고 원가를 부정하게 산정한 혐의 등이다. 관련 형사재판은 진행 중이며 법원의 최종 판단은 나오지 않았다.

방사청은 뇌물 액수가 개청 이후 최대 규모이고 부정행위가 장기간 이어진 점 등을 제재 사유로 들었다. 뇌물 제공 혐의에 따른 24개월과 원가 부정 혐의에 따른 6개월 가운데 더 긴 제재 기간을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방산업계에서는 방위사업의 공정성과 신뢰를 지키려면 비위 행위에 대한 엄정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LIG D&A는 제재에 불복해 지난 22일 집행정지를 신청하고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회사는 형사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제재가 잇따르는 데 유감을 표하고 산업부의 방산업체 지정 취소 청문에서도 적극적으로 소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되면 본안 판결 전까지 입찰 제한의 효력이 정지될 수 있다. 기각될 경우 오는 29일부터 2년간 신규 입찰 참여가 제한될 예정이다.

이번 제재를 계기로 과거 방산업체 제재 사례와 처분 기준을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과 관련해 군사기밀을 빼내 사내망에 공유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이 가운데 8명은 2022년 11월, 나머지 1명은 2023년 12월 유죄판결이 확정됐다. 방사청은 2024년 2월 회사에 입찰 제한 대신 행정지도를 했다.

당시 방사청은 군사기밀 유출이 입찰 제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고 제재 시효도 지났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회사 경영진의 개입이 확인되지 않은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군사기밀 유출과 뇌물·원가 부정은 혐의 내용과 적용 법규가 다른 만큼 두 사건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업계에서는 위반 행위의 성격과 업체의 관여 정도, 적용 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재 기준의 일관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과거에도 방산업체의 입찰 제한 처분은 있었다. 2011년 원가 부정 사건에서는 LIG넥스원(현 LIG D&A)과 삼성테크윈 등을 포함한 15개 업체가 3~9개월의 입찰 제한을 받았다. 2012년 군납 담합·뇌물 사건에서는 일부 업체에 최장 24개월의 제한이 적용됐다. 업계에서는 과거 사례와 이번 처분을 비교할 때 제재 기간뿐 아니라 위반 행위의 중대성, 적용 법규와 제재 산정 기준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LIG D&A 관계자는 "사실규명을 위한 법적절차가 진행 중임에도 기소 내용만을 근거로 이러한 제재 처분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정해진 절차를 통해 입장을 성실히 소명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한국방위산업연구소장)는 "현재까지 드러난 사안만으로도 방산업계의 공정성과 신뢰를 훼손할 수 있는 중대한 문제다"며 "관련 법령과 절차에 따라 엄정한 책임을 묻고, 이번 일을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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