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대로템, 한화와 수주잔고 27조 격차··· 주포 내재화로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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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한화와 수주잔고 27조 격차··· 주포 내재화로 반격

등록 2026.10.20 15:02

이승용

  기자

현대위아 방산 인수···K2 생산체계 통합주포 내재화로 원가·납기 경쟁력 높인다폴란드·페루 후속 계약···수주 확대 관건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현대로템이 현대위아 방산사업을 인수해 K2 전차 주포 생산을 내재화한다. 전차와 핵심 무기체계의 생산을 한데 묶어 공급망 안정성과 생산 효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지난해 말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의 지상방산 수주잔고 격차가 약 27조원에 달하는 만큼, 생산 체계 통합을 넘어 대형 후속 수주를 확보해야 경쟁력 격차를 좁힐 수 있을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전날 현대위아 특수사업부 방산 부문을 3583억8600만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인수 대상은 영업 자산과 부채 등 사업 일체이며 거래 종결 예정일은 내년 3월 31일이다. 현대로템은 이번 거래의 목적으로 방산 분야 수직계열화와 경쟁력 확보를 제시했다.

현대위아 특수사업부는 K2 전차 주포와 K9 자주포 포신 등 대구경 화포를 생산해왔다. 그동안 현대로템이 K2 전차를 제작하고 현대위아가 주포를 공급하는 구조였다. 거래가 종결되면 현대로템은 전차 차체와 조립에 이어 핵심 무장인 주포 생산까지 맡게 된다. 주요 부품의 조달과 생산 일정을 직접 조율할 수 있게 되는 만큼 공급망 관리와 납기 대응 측면에서 유연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인수는 생산 체계 통합을 통해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전차 수출은 완성차의 성능뿐 아니라 핵심 부품의 안정적인 공급과 정해진 납기 준수가 중요하다. 특히 대규모 수출 계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는 부품 조달과 생산 일정이 전체 공급 계획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주포 생산을 내재화하면 외부 공급업체와의 조율 부담을 줄이고 생산 계획을 일원화할 여지가 생긴다.

다만 사업 인수만으로 경쟁사와의 외형 격차를 단기간에 줄이기는 쉽지 않다. 지난해 말 현대로템 디펜스솔루션 부문의 수주잔고는 10조5181억원으로 전년보다 170% 이상 증가했다. 방산 신규 수주도 지난해 9조4690억원을 기록하며 수주 기반을 확대했다.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상방산 부문의 수주잔고는 약 37조2000억원으로, 양사의 격차는 약 26조7000억원에 달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2025년 현대로템 디펜스솔루션 부문의 매출은 3조2153억원, 영업이익은 9673억원이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상방산 부문은 매출 8조1331억원, 영업이익 2조129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매출은 현대로템의 약 2.5배, 영업이익은 약 2.1배 수준이다.

수익성 지표에서는 다른 양상이 나타난다. 현대로템 디펜스솔루션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약 30.1%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상방산 부문의 약 24.8%를 웃돌았다. 현대로템이 기존 방산사업에서 높은 수익성을 확보한 가운데 이번 인수를 통해 생산 체계를 통합하고 수주 규모를 확대할 수 있을지가 향후 성장의 관전 포인트다.

현대위아 방산사업의 지난해 매출은 4000억원 안팎이며 영업이익률은 약 10% 수준이다. 매출 규모는 현대로템 기존 방산 매출의 약 12%에 해당한다. 인수 대상 사업이 현대로템의 외형 확대에 기여할 수 있지만, 매출 규모만으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의 격차를 크게 줄이기 어렵다. 인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생산 효율과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신규 수주를 통해 사업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수주잔고 격차를 좁힐 핵심 변수는 해외 시장에서의 후속 계약이다. 폴란드에서는 K2 전차 210대 규모의 3차 실행계약(EC3)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대로템은 연내 협상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 방안 등이 주요 협의 과제로 꼽힌다. 계약 규모뿐 아니라 현지 생산 체계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구축하느냐에 따라 후속 사업의 경쟁력도 달라질 수 있다.

페루에서도 추가 수주 가능성이 주목된다. 현대로템은 K2 전차 54대와 K808 차륜형장갑차 141대를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총괄합의서 체결에 이어 현지 의회 심의와 양국 간 협의가 진행될 예정이며, 계약 시점은 내년 1분기로 전망된다. 이라크와 루마니아에서도 추가 수주 가능성이 거론되는 만큼 해외 사업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 경우 수주잔고 확대의 계기가 될 수 있다.

해외 수주가 늘어날수록 생산능력 확충과 납기 관리의 중요성도 커진다. 계약 체결 이후 정해진 기간 안에 전차와 핵심 부품을 공급해야 하는 만큼 생산 체계의 안정성이 수출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주포 생산 내재화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기존 전차 생산라인과의 연계는 물론 품질 관리와 원가 절감도 뒷받침돼야 한다. 생산 체계 통합을 통해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까지 이뤄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수주 물량의 납기를 지키면서 전차와 핵심 부품의 생산 체계를 안정적으로 연결해야 수직계열화가 수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주포 생산을 내재화하면 부품 조달과 생산 일정 조율에 유리해질 수 있지만, 실제 경쟁력으로 인정받으려면 원가 절감과 납기 준수로 효과를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폴란드형 K2의 현지 생산·정비를 안정적으로 진행하고 이를 후속 물량 수주로 연결하는 것이 인수 효과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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