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K방산, 수주 핵심 변수 '정부 금융'···무기 넘어 자금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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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수주 핵심 변수 '정부 금융'···무기 넘어 자금 경쟁

등록 2026.10.14 14:45

이건우

  기자

폴란드 K2 후속 계약 추진···수출금융 지원 방안도 협의수은 법정자본금 한도 15조→25조원···대형 계약 늘며 금융 부담EU, 1500억유로 장기 대출···구매 지원과 역내 생산 연계

그래픽=이찬희 기자(제미나이 활용)그래픽=이찬희 기자(제미나이 활용)

한국 방산업체들의 수출 과정에서 금융 지원이 주요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대형 무기 계약은 구매국의 자금 조달과 장기 상환 계획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유럽연합(EU)이 회원국의 방산 조달에 장기 대출을 제공하고 역내 생산 조건까지 연계하면서 무기 수출을 둘러싼 금융 지원 방식에도 관심이 모인다.

14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폴란드 K2 전차 3차 이행계약을 추진하기 위한 사업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아직 공식 계약 협상 전 단계로 폴란드 측의 협상 초청장을 받기 위한 현지 활동을 벌이는 동시에 정부와 수출금융 지원 방안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 사업에서는 대형 방산 계약에 필요한 금융 여력이 쟁점으로 부상한 바 있다. 폴란드는 2022년 한국과 K2 전차 180대, K9 자주포 212문, FA-50 경공격기 48대 등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추가 물량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국수출입은행의 신용공여 한도가 거론됐다. 대규모 계약을 잇달아 지원하려면 후속 사업에 투입할 금융 여력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차와 자주포, 전투기 등 대형 무기체계는 계약금액이 크고 대금 지급 기간도 길다. 구매국이 자체 재원만으로 도입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 수출국 정책금융기관의 장기 대출이나 보증 등이 활용된다. 정책금융기관 외에 민간 금융기관과 해외 은행이 자금 조달에 참여하는 방식도 있다.

정부는 2024년 수출입은행법을 개정해 법정자본금 한도를 기존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높였다. 대형 수출 사업을 지원할 수 있는 자본금 확충 기반을 넓힌 것이다. 정책금융기관의 지원과 별도로 시중은행 등이 참여하는 신디케이트론을 활용하는 방안도 거론돼 왔다.

다만 법정자본금 한도 확대가 개별 계약에 필요한 금융 지원 규모를 그대로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지원 여력은 자본금과 여신 운용, 계약별 지원 조건 등에 따라 달라진다. 방산 수출이 여러 국가에서 동시에 추진될 경우 정책금융기관의 지원과 민간 자금의 연계 방안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방산업계에서는 기존 수출금융 제도가 방산 수출만을 대상으로 설계된 것은 아니라는 점도 언급한다. 수출입은행은 대출 등을,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는 보험·보증 등을 통해 다양한 수출 거래를 지원한다. 대형 방산 계약에 필요한 금융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이 같은 제도와 민간 금융을 활용할 수 있다.

EU는 회원국의 방산 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유럽안보행동계획(SAFE)을 도입했다. 최대 1500억유로 규모의 장기 대출을 제공하며 대출 만기는 최장 45년이고 원금 상환은 최대 10년까지 유예할 수 있다.

SAFE에는 금융 지원과 함께 역내 방위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조건도 포함됐다. EU·유럽경제지역(EEA)·유럽자유무역연합(EFTA)·우크라이나 이외 지역에서 조달하는 부품 비용은 원칙적으로 전체 부품 비용의 35% 이내로 제한된다. 회원국의 방산 조달을 지원하는 동시에 유럽 내 생산 기반을 강화하려는 취지다.

폴란드는 SAFE를 통해 437억유로를 배정받았다. 2026년 5월에는 배정액의 약 15%에 해당하는 66억유로를 첫 지급받았다. 다만 이 자금이 개별 무기체계 구매에 어떻게 배분되는지는 폴란드의 조달 계획과 사업별 집행 내역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현대로템이 추진하는 K2 후속 사업에서도 계약 규모와 현지 생산, 금융 조건 등이 함께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폴란드와 체결한 K2 기본계약에는 K2와 K2PL 총 1000대가 포함됐으며 이후 두 차례 이행계약으로 확정된 물량은 360대다. 후속 물량의 계약 여부와 규모는 향후 협상에 따라 결정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계약 규모가 큰 무기체계는 구매국이 자체 재원만으로 대금을 모두 감당하기 어려워 수출국의 장기 금융이나 보증이 계약 조건에 포함되는 경우가 있다"며 "정부 차원의 금융 지원이 부족하면 업체가 민간 금융기관이나 해외 은행을 통해 별도로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만큼 금융 조달 여건도 수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여러 대형 방산 사업이 동시에 추진되면 기존 금융기관의 지원만으로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방산 수출에 필요한 금융 지원 방안과 실제 투입할 수 있는 재원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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