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도시바 메모리부터 SK 지분 인수까지...마이클 델과 최태원의 전략적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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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메모리부터 SK 지분 인수까지...마이클 델과 최태원의 전략적 우정

등록 2026.10.15 14:47

수정 2026.10.15 15:42

신지훈

  기자

5440억원 규모 델 투자기구와 계약반도체, AI 인프라 연관성 확대2017년 도시바 인수전 이후 양측 관계 주목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마이클 델 델 테크놀로지스 창업자의 인연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17년 도시바 메모리 사업 인수전에서 투자 접점을 형성한 데 이어 이번에는 델 일가의 투자기구가 최 회장의 SK㈜ 지분을 인수하면서다. 과거 반도체 사업을 둘러싼 투자 협력이 개인 지분 거래로 다시 연결됐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2일 SK㈜ 보통주 97만2493주를 미국 DFO 퍼블릭 인베스트먼츠에 약 544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주당 매각 가격은 55만9387원이며 거래 예정일은 다음 달 2일이다. DFO 퍼블릭 인베스트먼츠는 마이클 델 일가의 자산을 운용하는 DFO 매니지먼트 계열 투자기구다.

양측의 과거 접점은 2017년 도시바 메모리 사업 인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SK하이닉스는 일본 도시바의 메모리 사업을 인수하기 위해 일본 정부계 자금과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 등이 참여한 한·미·일 연합에 합류했다. 델을 비롯한 미국 IT 업계 투자자들도 인수전에 참여했다. SK하이닉스는 이를 통해 낸드플래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입지를 넓힐 기회를 모색했다.

최 회장은 당시 도시바 메모리 사업 인수를 단순한 기업 인수보다 투자라는 관점에서 바라봤다. 2017년 9월 매각 계약과 관련해 "인수가 아니라 투자라고 생각한다"고 밝히고 반도체 업계가 상생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당시 거래는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 사업 기반을 확대하는 계기 중 하나였다.

이번 거래에서도 델 일가의 투자기구가 최 회장의 지분을 사들이면서 양측의 과거 인연이 다시 부각됐다. 다만 이번 매수 주체는 델 테크놀로지스가 아니라 마이클 델 일가의 자산을 운용하는 투자기구다. 지분 인수가 양사 간 사업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뤄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과거 인수전에서의 투자 접점과 이번 개인 지분 거래를 동일한 전략의 연장선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산업적 측면에서는 양측이 AI 인프라 생태계에서 서로 맞닿아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SK하이닉스는 AI 연산에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메모리를 공급하고 델 테크놀로지스는 이를 활용하는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구축한다. AI 시장이 성장하면서 고성능 메모리와 서버 시스템의 중요성이 함께 커지고 있어 양측의 사업 영역은 산업 생태계 차원에서 연결돼 있다.

최 회장의 지분 매각에는 별도의 자금 조달 계획도 포함돼 있다. 최 회장은 SK㈜ 보통주 68만1431주를 한국투자증권에 약 40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거래에는 3년 만기의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이 적용된다. 두 거래가 모두 완료되면 최 회장의 SK㈜ 지분율은 기존 17.90%에서 약 15.62%로 낮아지지만 최대주주 지위는 유지할 예정이다.

이번 거래는 최 회장의 지분 매각과 델 일가 투자기구의 투자라는 측면에서 우선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거 도시바 메모리 인수전에서 형성된 양측의 접점이 다시 관심을 끌고 있지만 이번 거래가 기업 간 협력으로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다. AI 반도체와 서버 시장에서 양측의 사업적 연관성이 커지는 가운데 향후 실제 협력 움직임이 나타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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