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최태원 SK회장 연일 "증설" 외치는데···삼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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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회장 연일 "증설" 외치는데···삼성은?

등록 2026.10.13 15:50

고지혜

  기자

최 회장, 광주·상하이서 생산시설 확충 시급성 강조SK하이닉스 용인·청주 투자 확대···호남 클러스터도 추진삼성전자, 평택 P4·P5 조기 구축···용인·테일러 생산기반 확장

그래픽=뉴스웨이그래픽=뉴스웨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연휴 기간 광주와 중국 상하이를 오가며 반도체 증설을 거듭 주문했다. SK하이닉스 경영진도 생산능력 확대의 시급성을 공개적으로 강조하고 나섰다. 반면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의 증설 관련 공개 발언은 드물지만 평택·용인과 미국 테일러에서 공장 건설과 설비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증설 속도를 앞세워 시장 지위를 지키려 하고, 삼성전자는 국내외 생산거점을 넓혀 공급 능력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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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상황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광주와 중국 상하이를 오가며 반도체 증설을 주문

SK하이닉스 경영진도 생산능력 확대의 시급성을 강조

삼성전자는 평택·용인과 미국 테일러에서 공장 건설과 설비 확충 추진

숫자 읽기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600조원 투입 계획

용인 Y2에 35조2000억원, 청주 M17에 19조1000억원 투자

삼성전자, 평택 4공장에 월 10만~12만 장 웨이퍼 생산능력 확보 목표

향후 전망

SK하이닉스, 4번째 팹 건설 완료 목표 2033년으로 앞당김

삼성전자, 평택과 용인에서 신규 생산거점 구축

미국 테일러서 2030년 양산 목표로 파운드리 공장 착공

주목해야 할 것

AI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공급 부족과 물량 선점 경쟁 심화

미국 마이크론, 내년 생산 물량 75% 이상 계약 완료

반도체 공장 건설과 가동 일정이 시장 지위에 중요한 변수로 부상

핵심 코멘트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 생산시설 확충의 필요성 강조

공장 건설에 전력과 용수 등 기반시설 확보 중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협조 필요성 언급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38회 상하이시 시장 국제기업가 자문회의에서 반도체 생산시설 확충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중국 업체들이나 미국 마이크론이 더 빠른 속도로 증설해버리면 우리나라의 시장점유율은 줄어든다"며 생산능력 확대의 시급성을 역설했다.

이틀 전인 9일에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후보지로 거론되는 광주 군공항을 찾아 추가 생산거점 조성 가능성도 내비쳤다. 최 회장은 "지을 수 있는 상황이 된다고 생각하면 가장 빠른 속도로 최대한 짓겠다"고 밝혔다. 용인 클러스터에 더해 호남권까지 생산기반을 넓힐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중국과 미국 경쟁사들의 증설 속도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국내 생산시설을 선제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SK하이닉스 경영진도 증설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준비 중인 신규 글로벌 생산 거점과 연구 기반을 통해 지금의 기술 우위와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굳건히 지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송현종 코퍼레이트센터 사장 역시 "해외 거점 투자 및 생산능력 확대를 유연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의 주문에 이어 경영진까지 국내외 생산기반 확대를 강조하면서 증설을 둘러싼 SK그룹의 메시지가 한층 선명해졌다.

투자 계획도 구체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장기적으로 총 600조원을 투입해 신규 팹 4개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4번째 팹의 건설 완료 목표는 당초 2045년에서 2033년으로 12년 앞당기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용인 Y2에 35조2000억원, 청주 M17에 19조1000억원 등 총 54조3000억원의 투자 계획을 의결했다. 용인과 청주를 중심으로 생산시설을 확충하는 동시에 호남권에도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하며 국내 생산거점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다만 600조원 규모의 장기 클러스터 계획과 개별 팹 투자액은 사업 범위와 포함 관계를 구분해 봐야 한다.

반면 삼성전자는 증설 필요성을 대외적으로 부각하기보다 사업장별 투자와 건설 일정으로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하는 모습이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6월 충남 천안사업장의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생산라인을 찾았지만 증설 계획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실제 투자 행보를 보면 삼성전자 역시 생산기반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평택의 메모리 생산능력을 늘리는 동시에 용인과 미국 테일러에서 신규 생산거점을 구축하고 있다.

평택캠퍼스에서는 4공장(P4)에 6세대(1c) D램 생산라인을 추가 구축하고 있다. 내년 1분기까지 월 10만~12만 장의 웨이퍼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기존 D램 생산능력이 월 65만 장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대 18%에 해당하는 규모다. 기존 공장 안에서 생산라인을 보강해 메모리 공급능력을 끌어올리는 작업이다.

신규 공장인 5공장(P5) 건설 일정도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첫 번째 생산라인의 장비 반입 시점을 당초 내년 3분기에서 2분기로 앞당기고 두 번째 생산라인도 조기 구축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두 생산라인이 각각 2028년과 2029년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평택에서 기존 생산라인 확충과 신규 공장 건설을 동시에 진행하는 셈이다.

용인에서도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에 건설할 첫 번째 공장의 가동 목표를 당초 예상보다 1~2년 앞당긴 2029년으로 잡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서는 두 번째 파운드리 공장을 올해 말 착공해 2030년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평택에서 메모리 생산능력을 보강하고 용인과 테일러에서 미래 생산기반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국내외 거점을 확장하고 있다.

두 회사가 증설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AI 반도체의 공급 부족과 고객사의 물량 선점 경쟁이 있다. AI 서버용 HBM 수요가 늘어나는 데다 이를 뒷받침하는 D램 생산능력까지 중요해지면서 반도체 기업에는 고객사의 주문을 소화할 생산기반 확보가 시급해졌다. 미국 마이크론이 내년 생산 물량의 75% 이상을 이미 계약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고객사들도 공급 물량을 미리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공장은 투자 결정만으로 곧바로 가동할 수 없다. 건설과 장비 반입, 공정 안정화에 수년이 걸리는 만큼 지금의 증설 계획이 향후 공급능력을 좌우한다. 생산능력을 제때 확보하지 못하면 수요가 늘어도 이를 매출로 연결하기 어렵다. 기술력과 고객사 확보에 더해 공장 건설과 가동 일정을 얼마나 앞당기느냐가 시장 지위를 좌우하는 변수로 부상한 이유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고객사나 반도체 기업이나 공급 부족을 해결하려면 생산시설을 빨리 늘려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며 "신규 공장을 지으려면 전력과 용수 등 기반시설 확보가 중요한 만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경영진이 직접 증설의 시급성을 강조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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