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임단협, 임금·성과급·정년 놓고 교착하청노조는 원청교섭 요구하며 고공농성생산 차질 우려 속 노사 해법 찾기 '과제'
한화오션이 호실적을 이어가는 가운데 정규직 임단협과 하청노조 원청교섭이라는 노사 현안이 동시다발적으로 불거졌다. 정규직 노조와의 임단협은 교착 상태에 빠졌고, 하청노조와의 원청교섭도 본격화하면서 조선소 안팎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 노사는 지난 6월 4일 상견례 이후 올해 임단협을 놓고 20차례 넘게 교섭했지만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추석 연휴 직전까지 진행된 교섭에서도 간극은 좁혀지지 않았다.
사측은 기본급 10만원 인상, 일시금 650만원, 연간 100만원 상당의 복지포인트 지급, 경조사비 인상 등을 담은 안을 제시했다. 성과급 제도 개선을 논의할 태스크포스(TF) 신설·운영안도 내놨다. 반면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상여금 800%에서 900% 확대, 정년 연장, 성과급 지급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올해 2분기 매출 5조4432억원, 영업이익 736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5.2%, 영업이익은 98% 늘었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도 1조17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했다. 고선가 LNG운반선 매출 인식과 해양 프로젝트 인도, 생산성·원가 개선이 실적을 끌어올렸다.
노조가 성과급 산정기준의 투명화와 보상 확대를 요구하는 배경도 이 같은 실적 개선 때문이다.
반면 회사는 고수익 선박 매출 반영과 일회성 프로젝트 효과, 수주산업 특유의 장기 건조 사이클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가 요구하는 정년 65세 연장과 임금피크제 폐지도 임금 수준을 넘어 숙련 인력 유지와 인건비 부담을 동시에 건드리는 사안이다.
교섭이 길어지면서 현장 투쟁도 격화되고있다. 노조는 지난달 14일 전 조합원 7시간 파업을 벌였고, 18일에는 사업장 내 골리앗크레인 4대를 모두 세웠다. 골리앗크레인은 조립장에서 제작한 선체 블록을 도크로 옮겨 탑재하는 핵심 설비다. 블록 운반과 탑재 일정이 밀리면 후속 공정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 일부 건조 공정에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규직 임단협이 교착된 가운데 하청노조와의 원청교섭까지 시작되면서 한화오션의 노사 부담이 커지고 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1일 한화오션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 시정결정'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한화오션은 이에 따라 사내 급식·통근버스 운행·시설관리 등을 맡는 도급업체 웰리브 소속 노동자들의 노조와 오는 8일 첫 교섭에 나선다.
한화오션은 8일 웰리브지회와 첫 원청교섭에 나선다. 웰리브지회는 지난 3월 한화오션에 교섭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면서 지회를 제외했다. 경남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웰리브지회를 교섭요구 노조 공고에 포함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도 한화오션의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법원은 조리실·세탁실·통근버스 등 시설·설비 개선은 한화오션이 실질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중노위 판단을 명백히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원청이 결정권을 갖지 않는 근로조건까지 교섭 의무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조합원 6명은 지난달 30일부터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내 선행도장공장 지붕과 시스템발판 조립장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원청과의 교섭 타결 때까지 농성을 계속할 방침이다.
수주 확대와 실적 회복이 이어지는 한화오션에서 노사 문제가 잇따라 수면 위로 올랐다. 정규직 노조는 성과 배분과 고용조건을, 하청노동자들은 원청의 교섭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쟁점은 다르지만 협상 장기화와 현장 갈등이 겹치면 생산 안정과 납기 관리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한화오션은 올해 상반기 43억5000만달러 규모를 수주했고, 하반기에도 고수익 상선과 특수선 건조 물량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실적 개선 국면에서 생산 차질이 길어지면 선박 인도 일정과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정규직과 하청노동자 각각의 요구를 두고 교섭 출구를 찾는 일이 한화오션의 하반기 경영 과제로 떠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오션은 고선가 선박 매출이 본격화하면서 실적 개선 국면에 들어섰지만, 조선소는 공정별 인력과 설비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있어 노사갈등 장기화에 취약하다"며 "회사는 임금·성과급 협상과 별개로 현장 갈등을 조기에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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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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