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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공공임대 공실 손실 3654억...10채 중 7채는 초소형

등록 2026.10.02 11:02

서현진

  기자

초소형 주택의 높은 공실률임대료 손실과 관리비 부담 심각초소형 주택 실패, 대안 필요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관리하는 공공임대주택 가운데 장기간 세입자가 없는 공실에서 발생한 손실 규모가 최근 7년 새 3654억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년 넘게 비어 있는 초장기 공실 10채 중 7채 이상은 전용면적 40㎡가 채 안 되는 초소형 주택이었다. 매입임대주택 공실도 2년 만에 60% 넘게 불어났고 이 중 세입자를 8년 넘게 구하지 못한 이른바 '악성 공가'도 포함됐다.

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이 LH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6년 7월까지(건설임대는 올해 연간 추정치 포함) 6개월 넘게 비어 있던 공공임대주택으로 인한 임대료 손실과 관리비 대납액은 총 3654억3000만원에 달한다.

유형별로 보면 건설임대에서만 임대료 손실 2366억3000만원, 공가 관리비 대납액 908억4000만원 등 합산 3274억7000만원의 손실이 났다. 올해 들어서만 임대료 손실 465억원과 관리비 대납 168억8000만원을 더해 633억8000만원이 새어나갈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연간 기준 역대 가장 큰 규모다. 매입임대에서도 임대료 손실 293억8000만원, 관리비 대납 85억8000만원을 합쳐 379억6000만원의 손실이 쌓였다.

공실이 길어지는 데는 수요에 비해 지나치게 작은 평형 위주로 공급된 '초소형 쏠림' 현상이 자리하고 있다. 건설임대 중 2년 넘게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초장기 공실은 모두 8590가구이며 이 중 전용 30㎡ 미만이 4294가구(50%), 30~40㎡ 미만이 1973가구(23%)로 집계됐다. 40㎡가 안 되는 초소형 주택이 전체의 73%(6267가구)를 차지했다.

매입임대주택의 공실 사정도 녹록지 않다. 6개월 이상 비어 있는 매입임대 공가는 2024년 5154가구였으나 2025년 6186가구, 올해 7월 말에는 8304가구까지 늘어 2년 새 61.1%(3150가구)나 증가했다.

문제는 '공가일수 상위 30개 가구' 현황이다.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기간은 최장 97개월(8년 1개월), 두 번째로는 89개월(7년 5개월)에 이르는 등 7~8년씩 방치된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 전체 매입임대 공실(8304가구) 중 2년 넘게 세입자를 못 구한 장기 공가는 1351가구(16.3%)였고 3년을 넘긴 초장기 공실도 556가구(6.7%)를 기록했다.

빈집을 관리하는 데 드는 비용 부담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LH가 입주자 몫의 관리비를 대신 내준 매입임대 공가 관리비는 2020년 9억7000만원에서 2025년 16억3000만원으로 68% 뛰었다. 올해는 7월까지만 15억1000만원이 나가 연말까지 가면 역대 최고치를 다시 쓸 것으로 보인다.

LH 측은 "2020년 말부터 임대료·관리비 단가가 높은 아파트·오피스텔(승강기 등 안전점검·유지관리가 필요한 주택) 매입이 늘면서 관리비도 함께 올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LH의 대응이 근본적인 해법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지난해 LH는 국정감사에서 지적을 받은 뒤 127개 단지에서 165차례나 소득·자산 요건을 낮춘 '자격완화 모집공고'를 냈지만 실제 계약이 성사된 건 2080가구(완료·진행 68회 공고 기준)에 그쳤다. 좁은 평형을 합치는 '2세대→1세대 세대통합 리모델링' 사업도 전국에서 김포양곡5단지와 김해율하2·3단지, 단 두 곳 20가구(예산 4억원)에 그쳐 '생색내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유상범 의원은 "수요 분석이나 입지 검증 없이 실적 채우기에만 급급해 주택을 사들인 탓에 매입임대 공실이 8300가구를 넘어섰고, 최장 97개월(8년 1개월)이나 방치된 악성 공실까지 생겨나고 있다"며 "비싼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무리하게 사들여 빈집 관리비로만 해마다 수십억원씩 쏟아붓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LH가 공실 문제를 수년째 손 놓고 있는 사이 날린 임대료 등으로 쓴 관리비만 3654억원에 달하고, 올해 건설임대 한 해에만 634억원의 혈세가 공중분해되고 있다"며 "2년 넘게 비어 있는 집의 73%가 40㎡도 안 되는 초소형이라는 건, 청년과 신혼부부가 원하는 독립적인 생활 공간을 외면한 채 목표 가구수 채우기에만 매달려온 공급 정책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향후에는 LH의 재정 부담이 한층 가중되고 정작 입주를 기다리는 저소득층·청년층에게 돌아가야 할 주거 혜택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왔다.

유 의원은 "세입자를 오래 구하지 못하는 악성 공가는 조기에 매각하거나 청년 창업공간·커뮤니티 시설 같은 다른 용도로 바꾸는 출구전략을 마련하고, 새로 주택을 매입할 때도 수요 검증 기준을 훨씬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며 "입주 자격만 낮춰 공고를 되풀이할 게 아니라, 초소형 주택을 합치는 세대통합 리모델링을 전면 확대하고 중대형 평형 공급으로 방향을 트는 등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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