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시중은행 "대출 안 됩니다"···고신용자도 저축은행行

금융 저축은행

시중은행 "대출 안 됩니다"···고신용자도 저축은행行

등록 2026.09.23 10:29

이은서

  기자

5대 저축은행, 고신용자 대출 비중↑···저신용자는 최대 43.3%p↓은행권 900점 이상 신용대출 거절률 19.7%···2금융권 대출도 증가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최근 1년간 5대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취급 행태가 고신용자 중심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점수가 높은 차주에 대한 대출은 늘어난 반면, 저신용자 대출은 최대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은행권의 신용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고신용자까지 2금융권으로 유입되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23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자산 상위 5개 저축은행의 연 17~20%대 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과 달리 연 12% 이하 고신용자 대출 비중은 SBI저축은행을 제외한 OK·웰컴·한국투자·애큐온저축은행 등 4곳에서 증가했다.

저신용자 구간에서 하락 폭이 가장 큰 곳은 웰컴저축은행이다. 지난해 8월 90.5%였던 저신용자 대출 취급 비중은 올해 8월 47.2%로 43.3%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지난해 8월 취급 실적이 없던 고신용자 대출은 올해 8월 전체 대출의 0.8%를 차지했다.

애큐온저축은행 역시 저신용자 대출 취급 비중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47%였던 연 17~20%대 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올해 0%로 떨어졌다. 해당 금리 구간의 저신용자 대출을 전혀 취급하지 않은 셈이다. 반대로 연 12% 이하 고신용자 대출 비중은 1.7%에서 7.2%로 5.5%포인트 상승했다.

OK저축은행은 고신용자 대출 비중이 13.7%로 9%포인트 가까이 상승한 반면 저신용자는 50.9%로 7%포인트 하락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이와 달리 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29.6%로 3.2%포인트 상승했고, 고신용자는 2.8%로 6.6%포인트 하락했다.

SBI저축은행은 타사와 비교해 변화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으며 고신용자와 저신용자 대출 취급 비중이 모두 하락했다. 고신용자는 8%로 2.3%포인트, 저신용자는 21%로 3%포인트 각각 감소했다. 1년 새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 수요가 위축된 데다 저축은행 역시 상환능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차주에 대한 대출 취급을 보다 보수적으로 가져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상당수 저축은행에서 고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이 늘어난 것은 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은행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진 데 따른 풍선효과로 풀이된다.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고신용자들이 2금융권으로 이동하면서 상대적으로 고신용자 대출 취급 비중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은행권에서 고신용자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관련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이 주요 시중은행(KB국민·신한·NH농협)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신용점수 900점 이상 차주의 신용대출 거절률은 19.7%로 집계됐다. 2021년 6.6%에서 지난해 12.9%로 높아진 데 이어 올해는 20%에 육박한 것이다.

이에 따라 2금융권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고신용자도 늘고 있다. 대출 비교 플랫폼 핀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신용점수 900점 이상 차주의 2금융권 대출 건수는 831건으로 전 분기 대비 20% 증가했다. 신용점수 1000점 만점인 차주가 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사례도 50건을 웃돌았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취약차주로 분류되는 저신용자 대출 취급 비중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올해 상반기 2.50%에서 7월 2.75%, 8월 3.00%로 두 차례 인상됐다. 기준금리 인상은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저축은행의 예금·대출금리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 인상으로 차주의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상환능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차주에 대한 대출 취급을 보수적으로 가져간 영향"이라며 "저신용자 대출 비중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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