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S, ORM-6151 개발 중단···자산양수도 계약 종료올해 초 수행기관 늘렸지만 데이터 검토 후 전략 변경구체적 사유 확인 불가···ORM-1153 연내 투약 예정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가 'ORM-6151' 개발을 중단하면서 오름테라퓨틱의 항체·분해약물접합체(DAC) 전략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앞서 중단된 'ORM-5029'와 같은 GSPT1 분해 페이로드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공통 페이로드에 대한 우려가 나오지만, 표적 항체와 링커가 달라 동일한 사례로 보기 어렵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구체적인 중단 사유가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후속 후보물질 'ORM-1153'의 개발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오름테라퓨틱은 최근 BMS가 ORM-6151의 임상 개발을 중단함에 따라 양사 간 자산양수도 계약을 종료했다고 공시했다. BMS는 임상 데이터를 검토한 뒤 개발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판단 근거와 임상 결과는 공개하지 않았다. 오름테라퓨틱 역시 BMS로부터 세부 중단 사유를 전달받지 못한 상태다.
계약 종료 이후 오름테라퓨틱 주가는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공시 이후 연일 하한가에 근접하는 낙폭을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하락하며 3거래일째 약세를 보였다.
4월까지 임상 확대했지만···5개월 만에 중단
ORM-6151은 CD33을 발현하는 세포에 GSPT1 분해제를 전달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급성골수성백혈병(AML)·골수이형성증후군(MDS) 치료 후보물질이다. 오름테라퓨틱은 2023년 BMS와 총 1억8000만달러 규모의 자산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고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 1억달러를 수령했다.
BMS는 개발 중단 수개월 전까지도 ORM-6151 개발을 확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6월 임상에 아자시티딘과의 이중 병용요법, 아자시티딘·베네토클락스와의 삼중 병용요법을 추가하고 예상 모집 인원을 35명에서 105명으로 늘렸다.
올해 1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는 ORM-6151을 2029년 이후 출시 가능성이 있는 장기 파이프라인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다. 이어 4월에는 스페인 세비야에 임상기관을 추가해 피험자 모집을 시작했다. 임상 설계를 확대한 데 이어 개발 중단 약 5개월 전까지 수행기관을 늘렸다는 점에서 당시까지는 개발을 이어갈 의지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약 5개월 만에 판단이 달라졌다. BMS는 그동안 축적된 임상 데이터를 검토한 뒤 9월 개발 중단을 결정했다. 시장에선 4월 이후 확보한 데이터가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하지만, 안전성이나 유효성, 약동학 등 중 어떤 요인이 작용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같은 GSPT1 페이로드···중단 원인도 같을까
시장의 시선은 오름테라퓨틱이 앞서 개발을 중단한 ORM-5029로 향하고 있다. ORM-5029와 ORM-6151은 표적 항체가 각각 HER2(사람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2)와 CD33(골수 세포 표면 항원)으로 다르지만 암세포 내부에서 GSPT1을 분해하는 SMol006을 공통 페이로드로 사용했다.
ORM-5029는 HER2 발현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하던 중 2024년 11월 환자 1명이 간부전으로 사망하는 중대한 이상사례가 발생하며 신규 환자 등록이 중단됐다. 오름테라퓨틱은 이후 자료를 검토한 뒤 지난해 4월 개발을 최종 중단했다.
다만 오름테라퓨틱은 당시 독성이 GSPT1 페이로드 자체보다 HER2 항체와 1세대 링커의 조합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ORM-6151에는 다른 항체와 링커가 적용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DAC는 항체가 표적 세포에 결합해 내부로 들어간 뒤 링커가 절단되면서 페이로드를 방출하는 구조다. 같은 페이로드를 사용해도 항체가 인식하는 표적과 세포 내부 유입 효율, 링커의 혈중 안정성 등에 따라 효능과 독성이 달라질 수 있다. 동일한 페이로드를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 두 후보물질의 중단 원인이 같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반대로 서로 다른 전달체계를 적용한 두 임상 자산이 연이어 중단됐다는 점에서 공통 페이로드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배제하기도 어렵다. 특히 BMS가 올해 4월까지 임상을 확대했다가 개발을 중단한 만큼 이후 확보한 데이터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다만 관련 결과가 공개되지 않아 현재로서는 두 후보물질의 중단 원인을 연결하기 어렵다.
ORM-1153 연내 임상···CD123 항체·링커 최적화
오름테라퓨틱은 ORM-1153을 주력 후보물질로 개발하고 있다. ORM-1153 역시 GSPT1 분해 페이로드를 활용하지만 CD33이 아닌 CD123을 표적으로 한다. 재발성·불응성 AML과 다른 혈액암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 중이다.
회사는 ORM-1153에서 표적 세포 내부로 들어가는 효율을 높이고 불필요한 Fc감마 수용체 결합을 줄인 CD123 항체를 적용했다. 링커도 혈중 안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최적화했다. 같은 GSPT1 분해 기전을 사용하더라도 표적 발현량과 세포 내 유입 효율, 링커 안정성에 따라 암세포 내부에서 방출되는 페이로드의 양과 정상세포 노출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오름테라퓨틱이 공개한 전임상 결과에서는 ORM-1153이 낮은 용량에서 AML 모델의 종양 성장을 억제했으며 반복투여 내약성도 확인됐다. 혈중에서 항체와 분리된 유리 페이로드는 검출되지 않았다. 다만 전임상 결과인 만큼 실제 환자에게서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하는 과정은 남아 있다.
ORM-1153은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으며, 연내 미국에서 환자 투약을 시작할 계획이다. 임상에는 약 42명의 재발성·불응성 AML 환자와 기타 혈액암 환자가 참여해 안전성과 내약성, 최적생물학적용량을 평가한다.
오름테라퓨틱은 ORM-1153 외에도 새로운 페이로드를 적용한 후속 DAC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버텍스와 체결한 유전자편집 치료 전처치제 개발을 위한 다중 표적 기술이전·옵션 계약도 유지되고 있다.
오름테라퓨틱 관계자는 "BMS가 ORM-6151 개발을 중단한 구체적인 사유는 현재 확인하기 어렵다"며 "ORM-1153은 CD123 표적 항체와 링커를 최적화했으며, 분해제 페이로드가 세포 내부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달·방출되는지가 중요한 만큼 앞선 후보물질과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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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현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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