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섹터·129개 하위산업···'모빌리티' 별도 신설GICS 한계 보완해 국내 주력·신산업 세분화코스피200·코스닥150부터 적용···ETF도 영향
한국거래소가 반도체와 배터리, 조선 등 국내 주력산업을 별도로 구분하는 자체 산업분류체계를 도입한다. 해외 산업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기존 분류체계로는 국내 상장사의 사업 특성과 최근 산업 변화를 충분히 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한국거래소는 자체 산업분류체계인 'KRX 산업분류체계(KRICS·KRX Industry Classification Standard)' 구축을 완료했다고 22일 밝혔다. 거래소는 2024년 외부 연구용역을 시작으로 약 2년에 걸쳐 세부 기준을 마련했다. 당시 연구용역에는 반도체·자동차·2차전지 등 국가 주력산업과 인공지능(AI)·로보틱스·신재생에너지 등 신성장산업을 반영하면서 글로벌 산업분류와 비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 과제로 담겼다.
KRICS는 상장사를 ▲에너지화학 ▲소재 ▲산업재 ▲모빌리티 ▲정보기술 ▲금융 및 부동산 ▲소비재 ▲헬스케어 ▲미디어 및 콘텐츠 등 9개 섹터로 나눈다. 이를 다시 24개 산업그룹과 60개 산업, 129개 하위산업으로 세분화했다. 자동차·부품과 여객운송을 '이동'이라는 공통 사업영역으로 묶은 모빌리티를 별도 섹터로 만들고 조선 및 선박과 배터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문화 엔터테인먼트, 게임 등도 독립 산업으로 분류했다.
이번 개편은 현재 국내 증시에서 활용되는 글로벌산업분류기준(GICS)의 한계를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공동 개발한 GICS는 국가 간 비교에는 유용하지만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와 신산업을 세밀하게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이 의류·유통·레저 등과 함께 자유소비재에 포함되고 국내 증시의 주요 산업으로 성장한 배터리도 독립 산업으로 구분되지 않는 것이 대표적이다.
분류 기준이 바뀌면 대표·섹터지수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대표지수는 시가총액과 거래대금뿐 아니라 업종별 대표성도 구성종목 선정 과정에서 고려하기 때문이다. 산업별 비교 대상이 달라지면 정기변경 과정에서 일부 종목의 편입·편출 가능성이 달라지고 섹터지수를 추종하는 ETF 역시 구성종목 변화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 있다.
산업 변화가 빨라진 만큼 기업의 주력 사업 변경도 반영한다. 거래소는 매년 4월 최근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의 연결 재무정보를 토대로 정기 변경하고 실제 사업 특성과 시장 인식도 함께 고려한다. 신규 상장이나 중요 기업 이벤트로 산업 변경이 예상될 경우 수시 심사를 진행하며 상장사와 지수 이용자가 분류 변경 검토를 요청할 수도 있다.
거래소는 오는 23일부터 KRICS 방법론을 시행하고 다음달 26일부터 상장종목별 1·2단계 산업분류 결과와 주가·거래량 등을 공개한다. 올해 하반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등 대표지수에 먼저 적용한 뒤 대상 지수를 순차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국내 산업 특성을 반영한 분류체계를 통해 상장기업에 대한 시장의 이해도와 산업별 비교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산업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다양한 산업·테마형 지수 개발에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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