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측 전액 현금 요구···자금 조달 방식 다시 변수SK 지분 매각은 주가·지배력, 담보대출은 재무 부담재상고심 가치 산정·재산분할 비율 놓고 법리 공방 전망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지급해야 할 9440억원의 재산분할금을 둘러싸고 다시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최태원 회장 측이 파기환송심 판결에 재상고하면서 9년 넘게 이어진 두 사람의 재산분할 소송이 다시 법정 공방에 들어갔다.
이번 재상고는 재산분할 액수와 법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판결이 확정될 경우 최 회장이 9440억원의 현금을 어떤 방식으로 마련할지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면서 SK㈜ 주가와 그룹 지배구조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은 지난 14일 파기환송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재상고했다. 앞서 서울고법 가사1부는 지난달 24일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9440억원을 재산분할금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최 회장 측은 "여러 사정을 고려해 고심 끝에 상고장을 제출했다"며 향후 절차에서도 주주와 그룹 경영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초 최 회장 측은 이번 판결로 소송을 마무리하는 방안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판결이 확정될 경우 9440억원이라는 거액을 현금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이다. 최 회장 측은 현금과 주식을 섞어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노 관장 측은 판결 주문대로 전액 현금 지급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이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마련할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SK㈜ 주식을 매각하면 직접적인 현금 확보가 가능하지만, 최 회장이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핵심 지분을 대규모로 처분할 경우 그룹 지배력 약화와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 있다. 매각 물량 자체가 수급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주식담보대출을 활용하면 당장 지분을 매각하지 않고도 자금을 마련할 수 있지만 대규모 차입에 따른 이자 부담과 담보가치 하락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계열사 배당이나 다른 개인자산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으나 재산분할금 규모를 감안하면 단기간에 필요한 현금을 모두 확보할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결국 재상고로 법적 절차가 이어지는 동안 최 회장 측이 자금 조달 방안을 검토할 시간적 여유를 확보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향후 최 회장의 SK㈜ 지분 매각 여부와 규모, 시점 등을 주시할 전망이다.
재상고심에서는 재산분할 비율과 SK㈜ 주식 가치 산정 방식을 둘러싼 법리 공방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최 회장의 SK㈜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하고, 주식 가치를 항소심 변론종결일인 2024년 4월 16일을 기준으로 산정했다.
기준일 이후 SK 주가가 크게 오른 점은 재산분할 비율을 정하는 과정에서 고려했다. 당시 약 16만원이던 SK 주가는 이후 85만8000원까지 상승했고, 재판부는 이 과정에서 노 관장이 SK그룹의 성장과 기업가치 증가에 일정 부분 기여한 점을 반영했다. 이에 따라 재산분할 비율은 노 관장 33.3%, 최 회장 66.6%로 정해졌다.
최 회장 측은 주식 가치를 산정하는 기준 시점은 2024년 4월 16일로 정하면서 이후 주가 변동을 재산분할 비율에 반영한 것이 법리에 부합하는지를 집중적으로 다툴 가능성이 있다. 대법원은 앞선 상고심에서 항소심의 1조3808억원 재산분할 판단을 파기한 바 있다.
노 관장 측 역시 파기환송심에서 자신에게 불리하게 판단된 부분에 대해 부대상고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재산분할 비율과 SK㈜ 주식 가치 산정 등을 둘러싼 양측의 공방이 다시 대법원에서 이어지게 된다.
이번 재상고가 장기화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대법원이 새로운 법리적 쟁점이 크지 않다고 판단하면 심리불속행으로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으나, 주가 변동을 재산분할 비율에 반영한 파기환송심의 법리를 본격적으로 심리할 경우 최종 판단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앞선 상고심에 약 1년 3개월이 걸린 만큼 본안 심리에 들어가면 2017년 시작된 소송이 10년을 넘길 가능성도 있다.
판결이 확정되면 9440억원을 실제 어떻게 마련할지가 새로운 변수가 된다. 판결 확정 뒤 지급하지 않을 경우 연 5%의 지연이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9440억원을 기준으로 연간 약 472억원, 하루 약 1억3000만원의 이자가 발생한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재상고는 최태원 회장 개인의 재산분할 문제를 넘어 SK그룹의 지배구조와 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라며 "9440억원이라는 거액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SK 주식 매각 등이 현실화할 경우 시장의 수급 부담은 물론 경영권 안정성에 대한 우려까지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법원의 판단 시점과 함께 최 회장이 어떤 방식으로 재산분할금을 마련할지가 향후 SK그룹의 주요 변수로 떠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gamja@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