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LG화학 비만약 계약 바꾼 美 리듬···로열티 낮춰 적응증 확대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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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비만약 계약 바꾼 美 리듬···로열티 낮춰 적응증 확대 추진

등록 2026.11.05 07:02

이병현

  기자

리듬 CFO "계약 개정 먼저 제안"···추가 개발 걸림돌 제거LG화학에 4년간 3.5억달러 확정 지급···마일스톤 산정 범위도 확대비바멜라곤 글로벌 3상, 연말 환자 선별·내년 1월 첫 투약 목표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미국 바이오기업 리듬파마슈티컬스가 LG화학에서 도입한 경구용 희귀비만 신약 후보물질 '비바멜라곤(개발명 LB54640)'의 개발 범위를 넓히기 위해 계약 개정을 먼저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적응증을 추가할수록 로열티 요율이 올라가던 기존 계약 구조를 손질해 후속 임상의 사업성 부담을 덜어내려는 포석이다.

LG화학은 로열티율을 1%로 낮추는 대신 3억5000만달러(약 4700억원)의 확정 지급금을 새로 확보하고, 판매 마일스톤(성과금)의 산정 대상도 리듬의 동일 계열 약물 전체로 넓혔다.

데이비드 미커 리듬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시간 3일 오후 10시에 열린 2026년 3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기존 계약 구조에 대해 "비바멜라곤을 충분히 개발할 경제적 유인을 약화시켰다"고 말했다. 리듬이 자체 개발 중인 주사제 후보물질 'RM-718'과 비교해 비바멜라곤의 개발 범위를 넓힐 때 로열티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커지는 구조였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2024년 1월 체결된 원계약의 로열티율은 비바멜라곤의 허가 적응증 수에 따라 한 자릿수 초반에서 중반까지 계단식으로 높아지도록 설계돼 있었다. 특히 로열티 부과 대상이 비바멜라곤 단일 품목이 아니라 리듬의 멜라노코르틴-4 수용체(MC4R) 작용제 포트폴리오 전체 매출로 묶여 있었다.

미커 CEO는 프라더윌리증후군(PWS) 등을 추가 개발할 때 불어나는 로열티 부담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으며, 이번 개정으로 재무적 왜곡 없이 과학적 근거에 따라 파이프라인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헌터 스미스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질의응답에서 이번 계약 개정을 누가 먼저 제안했느냐는 질문에 "리듬이 먼저 제안했다"고 답했다.

이번 개정으로 양사의 로열티 제외 최대 계약 규모는 종전 3억500만달러에서 8억5500만달러(약 1조1500억원)로 5억5000만달러 늘었다. 증액분은 향후 4년에 걸쳐 지급 일정이 정해진 추가 확정 기술료 3억5000만달러와 신규 판매 마일스톤 최대 2억달러로 구성된다. 대신2029년 1월 1일과 비바멜라곤의 첫 상업 판매일 중 이른 시점 전제로 기본 로열티율은 1% 고정 요율로 인하됐으며, 2029년 1월 1일 또는 비바멜라곤의 첫 상업 판매일 중 이른 시점부터 적용된다.

확정 기술료의 1차 분할금 7000만달러는 계약 발효일(11월 2일)부터 15영업일 이내에 지급될 예정이다. 이어 2027년 9월과 2028년 9월에 각각 1억달러, 2029년 9월에 나머지 8000만달러가 지급된다. 양사 합의에 따라 일부 분할금은 추가 로열티로 전환할 수 있는 옵션도 열어뒀다. LG화학 입장에서는 미래 판매 실적에 좌우되는 변동 로열티 일부를 확정 현금 흐름으로 앞당겨 확보한 셈이다. 리듬은 이 대금 지급과 글로벌 상업화 자금을 뒷받침하기 위해 KKR 계열 헬스케어로열티 및 블랙스톤과 최대 7억5000만달러(확정 한도 5억달러) 규모의 5년 만기 대출 약정도 함께 체결했다.

판매 마일스톤은 산정 모수가 넓어지면서 목표 매출 구간도 재조정됐다.

리듬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 등에 따르면, 기존 판매 마일스톤(최대 1억7500만달러)의 산정 기준은 비바멜라곤 단독 매출에서 MC4R 계열 약물 전체 매출로 확대됐다. 이미 시판 중인 주사제 '임시브리(성분명 세트멜라노타이드)'와 개발 중인 RM-718의 매출까지 모두 합산해 평가하므로 LG화학의 마일스톤 수령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합산 범위가 넓어짐에 따라 3단계 연매출 달성 기준은 종전 5억·10억·20억달러에서 각각 7억5000만·15억·22억5000만달러로 상향됐으며, 포트폴리오 연간 글로벌 순매출 30억달러 달성 시 최대 2억달러를 지급하는 구간이 신설됐다. 기존 물량을 합치면 판매 실적에 걸린 마일스톤만 최대 3억7500만달러에 달한다.

마일스톤의 기초 체력이 될 임시브리의 매출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 임시브리의 글로벌 순매출은 9210만달러로 전분기(7130만달러) 대비 29% 증가했고, 보험 급여를 적용받아 투여 중인 전 세계 환자 수도 같은 기간 20% 늘었다. 특히 지난 3월 미국에서 4세 이상 후천성 시상하부 비만(HO)으로 적응증을 확대한 출시 효과가 본격화하며 3분기 미국 매출이 전분기보다 32% 늘어난 675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14일에는 일본에서도 후천성 HO 치료제로 정식 출시돼 해외 매출 기반을 넓히고 있다.

다만 실제 판매 마일스톤 수령까지는 외형 성장이 더 이어져야 한다.

공개된 분기 재무자료를 합산하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최근 네 분기 동안 발생한 임시브리 순매출은 약 2억8075만달러다. 첫 판매 마일스톤 구간인 연매출 7억5000만달러는 현재 시판약 연간 실적의 약 2.7배, 신규 마일스톤 기준인 30억달러는 약 10.7배 규모다. 향후 비바멜라곤 등 후속 파이프라인이 상업화에 성공해 합산 매출을 얼마나 빠르게 끌어올리는지가 관건이다.

비바멜라곤의 후기 임상 일정도 윤곽이 잡혔다.

미커 CEO는 후천성 HO 환자 대상 글로벌 임상 3상에서 올해 말까지 첫 시험기관의 환자 선별(스크리닝)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내년 1월 첫 환자들에게 투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번 임상은 52주간 위약군과 비교해 체질량지수(BMI) 감소율을 주평가지표로 확인하는 시험이다. 앞서 환자 28명을 대상으로 14주간 진행한 임상 2상에서는 비바멜라곤 600㎎ 투여군(8명)의 평균 BMI가 투약 전보다 9.3% 감소한 반면, 위약군(7명)은 2.2% 증가하며 유효성을 입증한 바 있다.

리듬은 통제하기 힘든 과식증과 중증 비만을 유발하는 유전질환인 PWS에서도 비바멜라곤의 임상 3상을 추진한다. 6개월(26주)간 과식증 개선 효과를 평가하는 시험으로, 아직 규제당국과의 정식 협의 전이나 미국 식품의약국(FDA) 논의를 거쳐 2027년 임상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미커 CEO는 PWS 적응증에서 RM-718보다 비바멜라곤을 먼저 3상에 투입하는 이유로 공정개발·품질관리(CMC)와 임상용 의약품 공급 여건상 더 일찍 시험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향후 리듬이 후속 임상과 허가를 통해 비바멜라곤의 치료 영역을 넓힐 수 있을지가 양사의 중장기 수익 규모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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