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MT, 연내 HBM3E 생산 추진···수율 20~30% 그쳐SK하이닉스와 최대 50%p 격차···제품 성능도 열세韓 HBM4 공급 확대·HBM4E 준비···中은 양산 안정화부터 과제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차세대 D램 기술 개발에서 성과를 내놓고 있지만, HBM 분야에서는 국내 업체들과의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미 6세대 HBM4 공급을 확대하는 사이 CXMT는 한 세대 이전인 HBM3E의 양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수율이 국내 업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제품 성능에서도 열세를 드러내면서 중국의 기술 추격이 단기간에 시장 판도를 바꾸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3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CXMT는 연내 5세대 HBM인 HBM3E의 제한적인 생산에 나선다. 중국 내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업체들에 HBM3E 샘플을 공급했으며, 향후 2개월 안에 일부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문제는 생산을 앞둔 제품의 수율은 국내 업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CXMT의 HBM3E 수율은 20~30%로, SK하이닉스의 약 70%보다 최대 50%포인트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생산한 제품 10개 가운데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양품이 2~3개에 그친다는 의미다.
낮은 수율은 제조 원가 상승으로 직결된다. 같은 물량을 생산하더라도 판매 가능한 제품이 적어 개당 생산비용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CXMT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설계를 일부 변경한 제품까지 고객사에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HBM은 일반 D램보다 제조공정이 복잡하고 생산비용도 높은 만큼 현재 수준에서는 생산량을 늘리더라도 해외 경쟁사와 가격 경쟁을 벌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제품 성능에서도 국내 업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CXMT가 고객사에 공급한 HBM3E 샘플은 성능 시험에서 SK하이닉스의 같은 세대 제품보다 이전 세대인 HBM3에 가까운 수준으로 평가됐다. 구체적인 평가 지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CXMT로서는 생산량 확대에 앞서 수율과 제품 성능부터 개선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CXMT는 중국 내 D램 수입을 대체하기 위해 범용 D램을 중심으로 사업을 키워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체 매출의 약 99%가 범용 D램에서 발생할 정도로 기존 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HBM 자체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도 2024년부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년간 HBM을 생산하며 관련 기술과 양산 경험을 축적해 온 것과 비교하면 출발부터 늦은 위치다.
그럼에도 CXMT가 낮은 수율을 감수하며 HBM 생산을 서두르는 것은 중국 내 수요 확보와 공급망 자립을 동시에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2024년 12월 한국 등 해외에서 생산한 HBM까지 대중국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하면서 중국 AI 반도체 업체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필요한 물량을 조달하는 데 제약을 받고 있다. 실제 HBM 조달비용 상승으로 중국 AI 반도체 업체들이 제품 가격까지 인상하는 등 공급 부족에 따른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는 CXMT에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되고 있다. 그동안 범용 D램에 집중해 온 CXMT로서는 해외 HBM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중국 AI 반도체 업체들을 새로운 고객사로 확보할 여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수율이 낮아 제조 원가가 높더라도 자국 내 수요를 바탕으로 생산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적 유인이 커진 것이다. 당장의 수익성보다는 양산 경험을 축적하고 중국 내 공급 기반을 마련하는 데 우선순위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CXMT의 HBM 시장 진입이 당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장 지위를 위협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국내 업체들이 이미 6세대 HBM인 HBM4 공급을 확대하고 7세대 HBM4E 양산까지 준비하는 반면 CXMT는 5세대 HBM3E의 생산 안정화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4분기 HBM4의 출하량과 매출이 모두 HBM3E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HBM4 판매를 확대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공급량을 추가로 늘리는 동시에 HBM4E 양산에도 나설 계획이다. 국내 업체들이 차세대 제품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사이 CXMT는 한 세대 이전 제품의 수율과 성능 개선에 주력해야 하는 만큼 당분간 기술 격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자체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이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양산 기술로 끌어올리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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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kohjihy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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