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한진칼 지분 키운 호반···항공 경영은 또 다른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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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지분 키운 호반···항공 경영은 또 다른 문제

등록 2026.11.03 12:05

신지훈

  기자

조원태, 전략적 주식 매입으로 경영권 수성통합 항공사 경영 적격성, 호반의 과제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호반그룹이 한진칼 최대주주에 오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진그룹의 지배구조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370억원 규모의 한진칼 주식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호반의 지분 확대와 조 회장의 추가 매입으로 양측의 지분 경쟁이 부각된 가운데, 향후 경영권 구도와 함께 호반의 항공사업 경영 구상도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3일 재계에 따르면 호반그룹은 최근 한진칼 주식을 추가로 매입해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 측 지분을 넘어섰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호반은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을 신고하고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다만 정확한 보유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한진칼도 최대주주 변경 여부를 확인한 뒤 관련 내용을 재공시하겠다는 입장이다.

호반은 2022년 사모펀드 운용사 KCGI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을 인수해 2대 주주에 오른 뒤 지분을 꾸준히 늘려왔다. 지난 7월 10일 기준 호반의 지분율은 20.15%였다. 당시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 측 지분율은 20.57%로, 양측의 차이는 0.42%포인트였다. 이후 호반의 추가 매입으로 지분율이 역전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최대주주 변경 여부가 지배구조의 변수로 부상했다.

조 회장은 한진칼 보통주 32만5000주를 주당 11만4000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전체 거래 규모는 370억5000만원이다. 매입은 12월 3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거래가 완료되면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율은 우선주를 포함해 기존 5.75%에서 6.23%로 높아진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도 20.57%에서 21.06%로 상승한다. 조 회장은 이번 거래 목적을 '책임경영 강화'라고 밝혔다. 한진그룹 측은 호반의 지분 확대와 관계없이 사전에 준비해 온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조 회장 측과 우호 관계로 분류되는 델타항공(14.90%), LX판토스(3.83%)의 지분까지 합산하면 관련 지분은 39.79%다. 다만 이 수치는 두 회사의 지분을 조 회장 측과 같은 방향으로 행사한다는 전제 아래 산출한 것이다. 산업은행 보유 지분 10.58%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산업은행의 향후 의결권 행사 방향이나 지분 처분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다.

호반이 최대주주에 오르더라도 곧바로 한진그룹 경영권을 확보하는 것은 아니다. 최대주주 지위와 이사회 구성, 주주총회 의결권 구도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 호반이 경영 참여를 추진하려면 이사 선임이나 주주 제안 등을 통해 다른 주주들의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 조 회장 측과 우호 관계에 있는 주주들의 지분, 산업은행의 의결권 행사 방향도 향후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다.

지분 구도와 별개로 호반의 항공사업 이해도와 경영 역량도 향후 검증 대상이 될 수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이후에는 노선과 항공기 운용 체계를 정비하고 인력·조직을 안정시키는 동시에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 항공사는 유가와 환율, 국제 정세의 영향을 크게 받으며 안전·운항·정비·인력 관리가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산업이다. 항공기 도입과 노선 운영, 해외 항공사 제휴, 각국 규제 대응에도 전문성이 요구된다.

대한항공의 항공우주·방산 사업도 한진그룹의 주요 사업 축이다. 민항기 운항과는 별도로 항공기 제작·정비와 방산 관련 사업의 투자 및 기술 역량을 유지해야 한다. 지배구조 변화가 현실화할 경우 경영 판단의 범위가 여객·화물 운송을 넘어 항공우주·방산 사업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호반그룹은 건설을 주력으로 성장해 온 기업집단이다. 대형 항공사를 직접 운영하거나 항공사 통합을 주도한 경험은 없다. 2015년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했지만 채권단과의 가격 협상 과정에서 인수에 실패했다. 당시 김상열 회장은 건설과 항공의 시너지를 강조했으나 실제 항공사 경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호반은 현재 한진칼 지분 취득 목적을 '단순 투자'로 밝히고 있다. 항공사업 경영 참여 여부나 전문 경영진 영입 계획 등 구체적인 경영 구상도 공개하지 않았다. 따라서 호반의 항공 경영 역량을 현재 단계에서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향후 경영 참여에 나선다면 통합 항공사의 중장기 투자 전략과 기존 경영진·전문 인력의 활용 방안, 안전·정비 체계에 대한 투자 계획 등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은행의 지분 처리 방향도 중장기적인 변수다. 산업은행은 2020년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지원하기 위해 한진칼 유상증자에 5000억원을 투입하고 30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인수했다. 당시 지원 규모는 총 8000억원이다. 산업은행은 현재 한진칼 지분 10.58%를 보유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향후 보유 지분 매각을 추진한다면 매각 가격뿐 아니라 인수자의 항공산업 이해도와 장기 투자 계획, 경영 안정성 등이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매각 주체와 인수자, 거래 조건에 따라 한진칼의 지배구조가 다시 변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합 항공사의 운영 체계가 안착해야 하는 시점에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커지면 중장기 투자와 경영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는 안전과 운항, 정비, 인력 관리 등 여러 분야의 전문성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하는 산업"이라며 "대형 항공사의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주체라면 지분율뿐 아니라 항공사업을 장기적으로 운영할 전문성과 투자 계획을 시장에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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