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머리부터 관절까지···현대차그룹 아틀라스, 韓 부품사 시계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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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부터 관절까지···현대차그룹 아틀라스, 韓 부품사 시계 돈다

등록 2026.10.29 15:29

권지용

  기자

아틀라스 부품 공급망 구체화현대모비스, 삼성SDI 등 韓 기업 대거 참여정밀 부품의 품질·내구성 검증 필요성

보스턴다이나믹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사진=현대자동차그룹보스턴다이나믹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양산을 앞두고 국내 부품사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로봇 관절을 움직이는 액추에이터부터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 카메라, 배터리와 충전장치까지 주요 부품 공급망이 윤곽을 드러냈다. 부품사별 생산 준비와 품질 검증을 거쳐 현대차그룹이 목표로 삼은 2028년 양산 체제에 도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최근 아틀라스 주요 부품 공급사를 확정하고 1만대분 부품을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의 연산용 칩셋을 제외하면 국내 기업들이 주요 부품 공급망에 대거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 부품 제조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생산 역량이 로봇 분야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로봇 관절 역할을 하는 액추에이터는 현대모비스가 공급한다. 액추에이터는 팔과 다리를 움직이고 자세를 제어하는 핵심 부품으로, 현대모비스는 기존 자동차 부품 제조 역량을 로봇 분야로 넓히게 됐다. 배터리는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이 공급하고, 충전 솔루션은 비에이치의 자회사 비에이치EVS가 맡는다.

아틀라스 머리에 탑재되는 메인 카메라는 현대모비스와 나무가 등이 공급망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에 장착되는 카메라는 엠씨넥스와 캠시스가 담당한다. 관련 부품사들은 로봇 부품 생산을 위한 생산라인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연산장치에는 엔비디아의 로봇용 반도체 '젯슨 토르'가 적용될 예정이다.

부품별 공급망이 구체화되면서 관심은 생산 준비 일정으로 옮겨가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2027년까지는 협력사들이 생산설비와 품질관리 체계를 갖추고 양산에 필요한 생산능력을 확보해야 하는 시기다. 공급사 선정과 부품 발주가 실제 납품으로 이어지려면 부품별 성능과 내구성 검증도 통과해야 한다. 양산 초기부터 안정적인 품질과 생산량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공급망 안착의 관건이다.

보스턴 다이나믹스 아틀라스. 사진=현대차그룹보스턴 다이나믹스 아틀라스. 사진=현대차그룹

부품사들이 양산 채비를 서두르는 가운데 현대차그룹도 아틀라스를 실제 생산 현장에 투입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에 마련한 로보틱스 메타플랜트 응용센터(RMAC)에서 로봇의 작업 능력을 검증하고 자동차 생산 공정에 적용할 수 있는지 살핀다는 계획이다. 부품 공급망 구축과 현장 적용 검증을 병행해 양산 목표 달성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의 아틀라스 양산 목표 시점은 2028년이다. 미국에서 연간 3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초기에는 부품 분류와 서열 작업 등 비교적 정형화된 공정에 투입하고, 2029년 하반기에는 기아 조지아 공장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2030년부터는 부품 조립과 같은 고난도 작업으로 활용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부품사들에는 로봇 시장이 새로운 성장 기회인 동시에 양산 역량을 검증받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자동차와 로봇은 정밀 부품을 일정한 품질로 생산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로봇은 관절의 반복 동작과 충격에 견디는 내구성 등 별도의 기술적 요구를 충족해야 한다. 공급망에 참여했다는 사실만으로 사업 성과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지는 납품 물량과 생산 수율, 양산 과정에서의 품질 안정화에 달려 있다.

원가 경쟁력 확보도 과제다. 어맨다 맥매스터 보스턴다이나믹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인터뷰에서 원가 통제와 생산 규모 확대를 아틀라스의 핵심 전략으로 꼽았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아틀라스 가격은 대당 13만달러로, 테슬라 옵티머스(2만~3만달러)와 유니트리 H2(2만9900달러)보다 높다. 생산 규모를 확대해 제조 원가를 낮추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시장 선점을 위한 주요 과제로 꼽힌다.

부품별 생산 준비와 현장 검증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2028년은 아틀라스가 개발 단계를 넘어 자동차 제조 현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국내 부품사들에도 로봇 사업이 자동차 부품에 이은 새로운 매출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가늠하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산 과정에서 생산성과 품질, 원가 경쟁력을 입증하는 기업이 향후 로봇 공급망 확대의 수혜를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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