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반도체에 발목 잡힌 코스피···나스닥보다 5배 더 빠졌다

증권 투자전략 기로에 선 증시

반도체에 발목 잡힌 코스피···나스닥보다 5배 더 빠졌다

등록 2026.10.26 15:37

문혜진

  기자

10대 그룹 시총 1101조 감소···삼성·SK가 90% 이상메모리 업황·중국 추격 부담에 외국인 매도 겹쳐내년 상반기 회복 전망···2분기 후반 차익실현 제언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코스피가 인공지능(AI) 투자 둔화 우려와 외국인 매도세에 밀려 최근 한 달간 20% 넘게 급락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의 낙폭이 커지면서 미국 나스닥보다 5배 넘는 하락률을 기록했다. 증권가는 내년 상반기 반등 가능성을 점치면서도 하반기 물가 부담과 기업 이익 증가세 둔화를 고려해 코스피가 8000선에 근접하면 차익실현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26일 정희찬 삼성선물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최근 1개월 코스피는 21.6%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 나스닥 하락률인 4.1%의 약 5.3배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1.5% 내렸고 다우존스는 오히려 0.7% 상승했다. 일본 닛케이225와 홍콩 항셍은 각각 5.5%, 5.8%, 유로스톡스50은 3.7% 하락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시장 지위 강등 우려로 급락한 인도네시아보다도 낙폭이 컸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종합지수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23일까지 14.7% 하락했다. MSCI는 시장 투명성 등을 문제 삼아 인도네시아를 신흥시장에서 독립시장으로 재분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형 그룹의 시가총액도 급감했다.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국내 10대 그룹 상장사 시가총액은 3371조4410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1101조898억원 줄었다. 감소율은 24.6%로, 삼성·SK 두 그룹에서 줄어든 시총이 전체 감소액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한때 '1만피'를 내다봤던 국내외 증권가의 코스피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7월 말 올해 하반기 코스피 목표치를 1만1000포인트(p)에서 8800p로 하향했다. UBS는 지난달 향후 12개월 목표지수를 8800p에서 8000p로, 골드만삭스는 지난 25일 같은 기간 목표지수를 1만2000p에서 9000p로 낮췄다.

지수 하락의 배경으로는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과 자금조달 우려가 꼽힌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시총 비중이 커 두 종목의 하락이 지수 전체에 미치는 영향도 컸다.

이영곤 토스증권 센터장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메모리 중심의 사업을 영위해 여타 반도체 기업보다 AI 투자 둔화에 더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중국 반도체 기업의 추격은 경쟁 관계를 놓고 볼 때 미국보다 한국 기업에 더 부정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는 동안 이를 받아낼 매수세도 약해졌다. 이 센터장은 외국인 매도와 자사주 매입 종료 역시 수급 측면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짚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일, SK하이닉스는 21일 자사주 매입을 마쳤다.

다만 증시 급락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기업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KB증권 리서치센터는 기업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주가 변동성과 기업의 기초체력을 구분해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주가 하락과 달리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얘기다.

증권가는 반도체 실적 개선과 금리 부담 완화가 내년 상반기 코스피 반등을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 종료와 물가 상승률 둔화에 D램 공급 부족에 따른 이익 개선이 더해지면서 반도체 저평가 해소와 외국인 매수세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수출과 기업 이익 증가세가 둔화하고 유가·곡물 가격 상승으로 물가 부담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내년 2분기 후반부터 차익실현을 시작하고 3분기에는 주식 비중을 줄이는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며 "2분기 중 코스피가 8000선에 근접할수록 단기 차익실현 및 포트폴리오 방어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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