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CPU·GPU와 국산 NPU 결합 추진한국 AI 생태계 끌어안고 엔비디아 독주 견제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독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AI 스타트업들이 AMD와의 협력에 나서고 있다. AMD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중앙처리장치(CPU)를 활용하는 동시에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와의 결합을 추진하면서다. 국내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리사 수 AMD CEO는 방한 기간 국내 NPU·AI 스타트업·클라우드 기업들과 잇달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퓨리오사AI·하이퍼엑셀·딥엑스·모빌린트 등 국내 NPU 기업 13곳과는 AMD CPU·GPU와 국산 NPU를 결합하는 이기종 컴퓨팅 인프라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AMD의 오픈소스 AI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ROCm 생태계에 국내 기업이 참여하는 방안도 협력 과제로 거론됐다. ROCm은 엔비디아 CUDA에 대응하는 AMD의 오픈소스 기반 AI·고성능컴퓨팅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GPU를 활용한 AI 개발과 실행을 지원한다.
AMD가 국내 NPU 기업들과 손잡는 방식은 특정 가속기를 중심으로 시장을 재편하기보다 여러 종류의 반도체를 함께 활용하는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AI 서비스의 특성과 연산량에 따라 GPU와 NPU 등 적합한 가속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 다양한 AI 반도체가 공존하는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국내 스타트업 입장에서 AMD와의 협력은 글로벌 시장 진출의 현실적인 통로가 될 수 있다. 국내 NPU 기업들은 자체 기술력을 갖추고 있지만 글로벌 고객사 확보와 대규모 실증에는 한계가 있었다. AMD의 CPU·GPU 플랫폼과 글로벌 사업 네트워크를 활용할 경우 기술 검증부터 상용화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국내 NPU 업체들이 ROCm 생태계에 참여할 경우 AMD 하드웨어와 연동되는 소프트웨어 개발 경험을 확보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해외 고객사와의 접점을 넓히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AI 스타트업과의 현장 협력도 구체화되고 있다. 잭 후인 AMD 수석부사장은 리사 수 CEO와 달리 이날까지 한국에 머물며 협력을 모색 중인 국내 스타트업들의 기술과 현장 성과를 직접 확인한다. 휴대용 기기 최적화 기술을 보유한 노타 등을 대상으로 온디바이스 AI 협력도 구체화할 방침이다.
AMD가 한국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엔비디아 중심으로 굳어진 AI 반도체 시장 구도를 흔들려는 전략이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엔비디아는 GPU와 쿠다(CUDA)를 기반으로 AI 모델 개발부터 서비스 구축까지 이어지는 생태계를 구축하며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왔다. 쿠다는 엔비디아 GPU를 활용해 AI 모델과 연산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사실상 AI 개발 표준으로 자리 잡으며 엔비디아의 시장 지배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AMD 역시 GPU 경쟁뿐 아니라 CPU·NPU·소프트웨어·클라우드까지 협력 범위를 넓혀 AI 컴퓨팅 시장에서 선택지를 확대하려는 모습이다. 한국은 AMD 입장에서 메모리 공급망뿐 아니라 AI 반도체와 스타트업 기술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시장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의 HBM 협력에 이어 국내 NPU 기업과 AI 스타트업으로 접점을 넓히면서 한국에서 구축한 기술과 실증 사례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AMD가 국내 AI 기업을 자사 생태계의 우군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며 "엔비디아 중심의 AI 반도체 시장에 실제 균열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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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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