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2028년까지 속도 낸다"···1천200억달러 미국 원전 8기, K-원전 기회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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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년까지 속도 낸다"···1천200억달러 미국 원전 8기, K-원전 기회 잡나

등록 2026.10.07 16:44

김선민

  기자

미국 대형 원전 8기 건설, 한미 협력 가속화. 사진=한국전력미국 대형 원전 8기 건설, 한미 협력 가속화. 사진=한국전력


한미 양국이 큰 틀에서 합의한 총 1천200억달러 규모의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 사업이 2028년을 전후해 구체화될 전망이다. 한국 정부는 미국 본토에서 한국형 원전인 APR1400 2기 건설을 추진하는 것을 계기로 K-원전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산업통상부는 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원자력 분야 산·학·연·관 관계자 약 1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차 원전 수출 리더스포럼'을 열고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의 주요 내용을 설명했다.

이상은 산업부 원전수출진흥과장은 "2028년쯤에는 미국 어딘가에서 사업이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28년에 미국 대선이 있는 만큼 미국 정부도 대선 전까지 사업이 진행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을 위한 원전 프레임워크에 합의했다. 대미투자기금에서 건설비 1천억달러와 예비비 200억달러 등 총 1천200억달러가 투입될 예정이다.

사업은 AP1000 2기를 먼저 건설한 뒤 APR1400과 AP1000을 각각 2기씩 건설하고, 이후 AP1000 2기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계획됐다. 이 가운데 APR1400은 2기가 포함된다.

APR1400 사업이 후순위로 밀리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도 마련됐다. 프레임워크에는 1·2단계 설계·시공·조달(EPC) 계약 시차를 6개월 이내로 하기 위해 합리적으로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원전 부지는 미국 연방정부 소유 부지를 우선 활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인허가와 전력망 연계 등 행정·인프라 측면에서 사업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미국 측이 제시한 부지가 사업 여건에 맞지 않을 경우 한국 측이 재검토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도 확보했다.

이번 원전 사업은 한국 정부가 미국 측에 먼저 제안했다. 한국은 국가별 상호관세 차등 적용과 관련해 낮은 관세율을 적용받는 대신 총 3천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이 가운데 조선 분야에 1천500억달러를 투자하고 나머지 2천억달러를 전략적 투자로 집행하는 구상이다.

산업부는 단순한 대미 투자를 넘어 국내 기업의 참여와 투자금의 국내 환류 효과를 고려해 원전 사업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장은 "미국이 원하는 사업뿐 아니라 우리가 원하는 프로젝트를 제안하자는 취지였다"며 "한국 기업들이 많이 참여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이익이 국내로 돌아올 수 있는 프로젝트가 무엇인지 고민한 끝에 원전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한국의 미국 원전 시장 진출에는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기존 협정이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해 1월 웨스팅하우스와 타협협정(SA)을 체결했다.

한국 정부는 미국 상무부와 에너지부, 내무부, 백악관 국가에너지회의, 주정부와 의회, 현지 유틸리티·IT·금융기업 등을 상대로 한국 원전 산업의 경쟁력과 협력 필요성을 설명하며 미국 시장 진출을 추진해왔다.

특히 인공지능(AI) 산업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원전 공급망과 시공 역량을 갖춘 한국과의 협력이 미국의 전력 확보와 산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부에 따르면 미국 측은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를 제안했고, 한국은 웨스팅하우스와의 협정을 수정해 한국형 원전 APR1400 2기의 미국 시장 진출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산업부는 웨스팅하우스에 지급할 기술 사용료와 관련 역무, 핵연료 대가 등이 과도하게 늘어나지 않도록 상한선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정부는 원전 건설 과정에서 국내 기자재와 시공업체의 우선 참여가 보장된 만큼 대미 투자금의 상당 부분이 국내 원전 산업으로 돌아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의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도 추진한다. 한국 측은 웨스팅하우스 지분 5~10%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국내 원전 관련 기업들의 참여 의향을 조사한 뒤 컨소시엄을 구성할 계획이다.

이 과장은 "웨스팅하우스가 얻는 이익을 우리 기업들도 공유할 수 있도록 시공·기자재 업체를 중심으로 지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 기업들의 참여 의향을 조사하고 있으며 컨소시엄 형태로 인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감찬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세계적으로 원전 수요가 확대되는 만큼 K-원전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정부도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번 협력은 미국의 전력 수요 확대에 대응하는 동시에 국내 원전 기업의 해외 사업 기회를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다만 실제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향후 부지 선정과 인허가, EPC 계약 등 후속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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