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수출액 전년比 127% 급증중동 주요 생산시설 가동 차질글로벌 그룹3 공급난 장기화
중동 지역의 전쟁으로 고급 윤활기유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국내 정유업계가 수출 확대 효과를 누리고 있다. 수출 물량은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글로벌 공급 부족으로 판매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윤활유 사업이 하반기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국내 윤활기유 수출액은 5억9630만달러(약 81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27.0% 늘었다. 같은 기간 수출 물량은 209만6000배럴로 1.1% 증가하는데 그쳤다.
중동 전쟁이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 2월과 비교해도 수출 증가세가 뚜렷하다. 7월 수출액은 2월보다 197.4% 급증한 반면 물량은 19.6% 증가했다. 평균 수출단가는 배럴당 114.4달러에서 284.5달러로 148.6% 상승했다.
윤활기유는 자동차 엔진오일과 산업용 윤활유 등을 생산하는 데 쓰이는 기초 원료다. 특히 그룹3 윤활기유는 정제도가 높고 온도 변화에 따른 점도 변동이 적어 고성능 자동차와 산업용 설비 등에 폭넓게 활용된다.
국내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엔무브와 에쓰오일이 그룹3 윤활기유를 생산하고 있다. 이 중 SK엔무브는 글로벌 그룹3 시장에서 약 4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윤활기유 가격이 급등한 배경에는 중동 주요 생산업체들의 설비 가동 중단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 3월 이란의 공격으로 카타르 라스라판 산업단지에 위치한 셸과 카타르에너지의 합작 생산시설인 '펄 GTL'이 가동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하루 약 2만2000배럴의 그룹3 윤활기유 공급에 차질이 발생했다.
이외에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와 바레인 국영 석유공사(Bapco) 등 중동 주요 업체들의 생산설비 문제까지 겹치면서 공급 부족이 심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생산 차질로 올해 전 세계 그룹3 윤활기유 생산량이 평년 대비 약 30%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 1분기에도 공급량이 평소보다 약 8% 줄어드는 등 수급 불안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동산 윤활기유의 공급 공백이 확대되면서 국내 업체들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그룹3 제품은 완성차 업체 등 고객사의 까다로운 품질 인증을 통과해야 하며 대규모 생산시설을 갖춘 기업도 많지 않아 단기간에 공급처를 변경하기 어렵다.
해당 영향으로 기존 생산능력과 글로벌 유통망을 확보한 국내 정유사들이 중동 지역의 공급 부족에 대응할 대체 공급처로 주목받고 있다.
윤활기유 업황 호조는 국내 정유사들의 하반기 실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글로벌 공급 감소에 따른 판매가격 상승이 윤활유 사업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나증권은 SK이노베이션의 올해 3분기 윤활유 사업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79% 증가한 약 1조2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윤활유 사업 영업이익은 약 3조1500억원, 전체 영업이익은 약 11조8000억원으로 각각 사상 최대 수준을 예상했다.
에쓰오일도 윤활유 사업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신한투자증권은 에쓰오일의 연간 윤활 부문 영업이익 전망치를 약 1조67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전체 영업이익은 약 5조2000억원으로 추정했다.
뉴스웨이 박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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