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차값 낮추고 배터리는 빌린다"···전기차 '소유권 분리' 보급 물꼬 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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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값 낮추고 배터리는 빌린다"···전기차 '소유권 분리' 보급 물꼬 트나

등록 2026.09.23 11:30

권지용

  기자

국회·업계, 전기차 차체-배터리 소유권 분리 법·제도 정비 논의초기 구매 비용 줄고 배터리 금융·재활용 등 신산업 창출 기대법 개정·책임 소재 규명·실질 지출 비용 검증 등 과제도 수두룩

전기차 배터리 시스템 이미지. 현대자동차그룹전기차 배터리 시스템 이미지. 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에서 배터리를 떼어내 별도 자산으로 취급하는 방안이 국회와 관련 업계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다. 소비자는 차체만 구매하고 배터리는 월 이용료를 내며 사용하는 '배터리 구독·리스' 방식이다. 전기차 가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 비용을 초기 구매가격에서 분리해 소비자 부담을 낮추고 관련 서비스·금융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구상이다.

23일 국회와 정부,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전날 국회에서 열린 '전기차 배터리 소유권 분리' 관련 세미나에서는 차량과 배터리의 소유권을 분리할 수 있도록 법·제도를 정비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현재는 자동차 등록 과정에서 차체와 배터리를 별도 자산으로 등록·관리하기 어려워 제3자 사업자가 배터리를 소유하고 소비자에게 빌려주는 사업모델을 적용하는 데 제약이 있다. 자동차관리법 등을 개정해 배터리 별도 등록과 소유권 분리를 뒷받침할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구상하는 사업모델은 소비자가 차체를 구매하고 배터리는 배터리 기업이나 금융사 등 별도 사업자가 소유하는 구조다. 소비자는 월 이용료를 내고 배터리를 사용하며 배터리 소유자는 성능 관리와 교체 등을 맡는다. 배터리 가격을 차량 구매 시점에 한꺼번에 부담하지 않아도 돼 초기 구매 문턱을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배터리를 별도 자산으로 관리하면 배터리 기업과 금융사의 사업 영역도 넓어질 수 있다. 배터리 성능과 잔존가치를 기반으로 리스·금융상품을 설계할 수 있고 사용후 배터리를 회수해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재사용하거나 재활용하는 사업과 연계할 여지도 생긴다.

중고 전기차 거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배터리 성능은 중고 전기차의 잔존가치를 좌우하는 주요 요인이다. 배터리 소유권이 분리되면 차체와 배터리의 가치를 각각 평가하고 관리하는 체계를 마련할 수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배터리 성능과 운행 이력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평가 기준이 필요하다.

전기차가 충전기 커넥터에 연결된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전기차가 충전기 커넥터에 연결된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도 정비 과정에서는 책임 소재도 쟁점이다. 차체와 배터리의 소유자가 다를 경우 사고나 배터리 결함이 발생했을 때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소유자 가운데 누가 책임을 질지 명확히 해야 한다. 배터리 별도 등록뿐 아니라 보험 적용과 전기차 구매 보조금, 세제 기준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소비자의 실질적인 비용 절감 여부도 관건이다. 차량 구매가격은 낮아지지만 매월 배터리 이용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계약기간과 주행거리, 배터리 교체 조건에 따라 장기간 부담하는 총비용이 달라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소유권 분리는 단순히 자동차를 파는 방식의 변화를 넘어 배터리 금융, 재사용·재활용 등 배터리 전 생애주기를 잇는 신산업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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