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 옥죄는 '연말 만기 폭탄'···고금리에 멈춰 선 회사채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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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옥죄는 '연말 만기 폭탄'···고금리에 멈춰 선 회사채 시장

등록 2026.09.22 14:35

노영현

  기자

올해 회사채 발행 전년 대비 10.48% 감소올해 4분기 회사채 만기 도래액 14.8조원장단기 금리차 확대 영향···단기금리로 이전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회사채 시장의 발행 여건이 악화하는 가운데 기업들의 차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은 지난해보다 위축된 반면 만기 도래액은 오히려 늘어났기 때문이다. 내년 상반기 회사채 만기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업들의 발행 및 차환 부담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22일 기준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번달 21일까지 발행된 회사채 규모는 90조3185억원으로 전년 동기(100조8897억원) 대비 10.48%(10조5712억원) 감소했다.

회사채 시장에 문을 두드리는 기업이 급감하는 이유로는 시장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비용 부담이 꼽힌다. 특히 장단기 금리차 확대에 따라 장기금리 이점이 사라지면서 기업들이 단기금리로 자금을 먼저 조달하려는 분위기다.

실제로 AA- 등급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21일 4.724%로 마감해 올해 1월 2일 3.459%과 비교하면 1.265%p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BBB- 등급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도 같은 날 10.523%로 1월 2일(9.312%) 대비 1.211%p 증가했다.

반면 A1등급 CP(기업어음) 91일물 금리의 경우 연중 최저 3.05%에서 최고 3.30%를 기록하며 변동폭이 크지 않았다. 올해 1월 2일 기준 AA- 등급 3년 만기 회사채와 A1등급 CP 91일물 금리는 각각 3.459%, 3.27%를 기록해 0.189%p 차이났지만 이번달 21일에는 각각 4.724%, 3.30%로 격차가 1.424%p로 벌어졌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장단기 금리차가 벌어졌기 때문에 최근 시장에서는 회사채 외에도 조달 구조가 다변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기업들이 단기금리뿐만 아니라 은행대출 등도 함께 활용해 조달 시점을 분산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이런 기조를 보일지는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회사채 대신 기업어음(CP)·단기사채 등 통상 1년 이내 단기 자금조달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8월 금융감독원의 '2026년 상반기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실적' 자료에 따르면 CP·단기사채 발행액은 1272조84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5조1069억원 증가했다.

향후 갚아야 할 회사채 규모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점도 또 다른 부담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10월부터 12월까지 회사채 만기 도래액은 14조833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12월 회사채 만기 도래액인 11조7162억원 대비 26.60%(3조1169억원) 늘어난 수치다.

신한투자증권은 17일 보고서를 통해 다음해 회사채 만기액은 75조3000원으로 올해(78조7000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며 상반기에만 50조4000억원 규모 만기 차환이 집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조달 수단이 한쪽으로 쏠리거나 특정 시기에 자금이 몰리면 만기 도래 때 한꺼번에 차환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며 "조달 시기를 여러 차례로 나누고 장·단기 차입금 비중을 적절히 조절하는 방식으로 차환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금리 불확실성이 일시적인 국면이며 향후 여건이 안정되면 회사채 등 장기성 조달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상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EBITDA(상각전영업이익) 증가세가 금융비용 증가를 상회하는 흐름이 유지되고 현금성자산·잉여현금흐름 등 재무여력이 유지되며 내년 상반기 회사채 만기 차환 집중 구간에서 수급 변동성이 안정되면 회사채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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