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금리 0.44%p↑···기업은 0.16%p↑취약가계 연체율 10.39%···평균은 0.98%한은 "금리 상승 부담에 재정정책 공조" 강조

한국은행의 긴축 기조 속에서 가계와 기업이 체감하는 금리 상승 충격이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 관리 강화와 기업대출 확대 정책이 맞물린 결과, 지표금리 상승 폭은 기업이 더 컸음에도 가산금리 조정 영향으로 최종 대출금리는 가계가 훨씬 더 많이 올랐다. 한은은 신규 대출금리 상승이 시차를 두고 차주의 이자 부담을 본격적으로 압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상환 여력이 약한 취약차주와 중소기업으로 연체 위험이 더 빠르게 전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2026년 9월)'에 따르면 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금리(잠정)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0.44%포인트(p) 상승했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금리 상승폭은 0.16%p에 그쳤다.
금리를 나눠 보면 차이가 더 뚜렷하다. 가계대출은 지표금리가 0.32%p 오르는 동안 가산금리 등이 0.12%p 상승했다. 기업대출은 지표금리가 0.44%p 올랐지만 가산금리 등이 0.28%p 낮아져 실제 금리 상승폭을 줄였다. 한은은 가계대출 관리 강화와 생산적 금융을 통한 기업대출 확대 정책 방향 등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했다.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금리 상승은 시차를 두고 차주의 전체적인 이자 부담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임광규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금리가 0.25%p 오를 경우 가계는 3조 3천억 원, 기업은 3조 7천억 원 정도 이자 부담이 늘어난다"고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과거 자료를 이용한 실증분석에서 기준금리 인상 후 잔액 기준 대출금리는 약 5개월, 은행 연체율은 약 15개월 뒤 가장 크게 반응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상환 여력이 약한 가계 취약차주와 중소기업은 약 9개월 전후에 연체율 반응이 정점에 이르러 충격이 더 빨리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미 취약부문의 연체율은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돈다. 올해 2분기 가계 취약차주 연체율은 10.39%로 전체 가계 연체율 0.98%의 10배를 넘었다. 중소기업 연체율도 2.94%로 대기업의 0.28%보다 훨씬 높았다. 금리가 더 오르면 평균 차주보다 취약차주의 부담이 먼저 불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임 국장은 "금리가 추가로 오르면 연체율도 추가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경기 상황과 상환능력 개선, 정부의 취약차주 지원 등이 함께 영향을 미치는 만큼 과거 사례를 기계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가계 전체의 평균적인 대응 여력은 과거 금리 인상기보다 개선됐다는 게 한은의 평가다.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은 2021년 7월 말 68.4%에서 올해 6월 말 56.1%로 낮아졌다. 가계 취약차주 비중도 6~7% 안팎을 유지했다. 그러나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 또는 저신용인 차주에게 금리 부담이 집중되는 위험은 평균 지표만으로 가려질 수 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큰 폭으로 늘면서 가계신용 레버리지 비율은 올해 1분기 말 85.3%에서 2분기 말 81% 안팎으로 낮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장정수 한은 부총재보는 "가계부채 증가율 3%와 명목 GDP의 두 자릿수 증가율을 생각하면 올 연말에는 가계부채 비율이 70%대 중후반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가계부채가 소비나 성장을 제약하는 임계치를 통상 80~85%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비율 하락만으로 가계의 상환 여력이 고르게 나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장 부총재보는 "명목 GDP가 커졌음에도 소득 개선 효과는 부문별로 온도 차가 있다"며 "주택가격 상승 기대와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세 등을 고려하면 가계부채 관리 기조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한은의 문제의식은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로 금융불균형을 억제하되 그 과정에서 커지는 취약부문의 부담은 별도 정책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데 있다. 임 국장은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은 상호보완적으로 운용해야 하고 금리가 오르면서 금융불안이 높아지는 부분은 재정정책을 통해 보완적인 정책 공조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문성주 기자
moonsj7092@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