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광교바이오헬스포럼서 신약 사업화 모델 집중 조명이승규 "임상 PoC 확보로 협상력 높여야"···하경식 "글로벌 VC와 공동설립 주목"박은지 "파트너사 자금 지속성·경영진 빅파마 네트워크 검증 필수"
국내 바이오 기업이 신약 후보물질을 글로벌 빅파마에 넘기는 전통적인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 방식을 넘어, 글로벌 벤처캐피털(VC)과 별도 합작법인인 'NewCo(뉴코)'를 설립해 지분과 경영권을 확보하는 진화된 글로벌 진출 전략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단순 계약금과 마일스톤에 머무르지 않고, 개발 과정의 거버넌스 참여와 함께 향후 상장(IPO)이나 인수합병(M&A) 시 발생하는 기업가치 상승분을 공유하겠다는 구상이다.
16일 경기 수원시 광교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열린 '2026 G-BIO Week' 제8회 광교바이오헬스포럼에서는 '뉴코(NewCo) 모델과 AI가 여는 K-바이오의 미래'를 주제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사업화 및 글로벌 확장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16~17일 이틀간 진행되는 G-Bio Week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날 세션의 좌장은 권인호 올릭스 부사장이 맡았다. 권 부사장은 NewCo를 최근 글로벌 바이오 시장의 핵심 엑싯 모델로 꼽으며 "NewCo 전략을 현장에서 직접 실행하고 성과를 낸 전문가의 실질적인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자리"라고 행사의 포문을 열었다.
첫 연사로 나선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상근부회장은 특허 절벽, AI 신약 개발 본격화, 글로벌 규제 혁신, 중국 바이오텍의 급부상을 글로벌 생태계의 주요 변화로 짚었다.
이 부회장은 "국내 다수 기업이 전임상 단계에서 조기 기술이전을 모색하는 반면, 중국 기업들은 임상 개념증명(PoC) 데이터까지 직접 확보한 뒤 협상 테이블에 나서며 계약 가치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독자적인 후보물질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글로벌 임상 진행 능력과 FDA 인허가 경험, 대규모 자본력이 부족한 K바이오에 NewCo는 유용한 전략적 돌파구"라고 평가했다.
기존 기술이전은 계약 체결 직후 원개발사의 개발 관여가 제한적인 데 반해, NewCo는 지분 확보를 통해 연구개발 거버넌스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글로벌 빅파마의 특허 만료에 따른 신규 파이프라인 수요 급증이 국내 기업에 열린 기회인 만큼, 자본과 개발 역량을 결합해 파이프라인 가치를 임상 단계까지 체계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른 발표자들 역시 입을 모아 NewCo가 전통적인 기술이전을 대체하는 차원을 넘어, 원개발사가 신약 파이프라인의 가치 증대 과정에 깊이 참여할 수 있는 고도화된 선택지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성공적인 NewCo 안착을 위해서는 파이프라인 경쟁력은 물론 글로벌 VC 네트워크, 자금 조달의 영속성, 경영진의 전문성과 명확한 엑싯 플랜을 사전에 치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경식 아이엠바이오로직스 대표는 NewCo의 본질을 '글로벌 톱티어 VC의 주도적 자본 참여'로 규정했다.
하 대표는 NewCo 유형을 VC 주도형, VC·액셀러레이터 협력형, 개발사·VC 공동 설립형 등으로 세분화하며, 특히 '개발사와 글로벌 VC의 공동 설립 모델'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개발사가 자산을 이전하면서 현금 대가뿐 아니라 NewCo 지분과 이사회 의석을 확보해 훗날 IPO나 M&A 성공 시 폭발적인 가치 상승분을 온전히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 대표는 "비용 지출은 기존 기술이전 수준으로 통제하면서도 향후 기대 수익률은 대폭 높일 수 있어 자체 개발과 라이선스 아웃의 강점을 융합한 형태"라고 강조했다. 실제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2024년 미국 NewCo인 내비게이터 메디신(Navigator Medicines)에 자가면역질환 파이프라인을 1조8000억원 규모로 이전하면서, 향후 M&A 등 가치 실현 시 수익 일부를 공유하는 권리를 확보한 바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NewCo를 발판으로 한 초대형 회수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하 대표가 대표 사례로 든 아포지 테라퓨틱스(Apogee Therapeutics)는 파라곤 테라퓨틱스의 항체 자산을 기반으로 설립된 NewCo 모델로, 나스닥 상장을 거쳐 이달 초 글로벌 빅파마 애브비에 총 109억달러(약 14조5000억원) 규모로 최종 인수가 완료됐다.
이날 세션에서는 NewCo가 모든 바이오텍에 무조건적인 해답은 아니라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미국 대사질환 전문 기업 멧세라(Metsera)와 글로벌 파트너십을 이끈 박은지 디앤디파마텍 연구개발본부장은 실제 협업 사례를 바탕으로 파트너사에 대한 철저한 사전 검증(Due Diligence)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디앤디파마텍은 지난 2023년부터 멧세라에 비만·대사질환 파이프라인을 이전하고 연구개발비를 전액 지원받으며 공동 임상을 진행했다. 이후 멧세라는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끝에 2025년 11월 13일 글로벌 빅파마 화이자에 최종 인수됐다. 인수 거래 규모는 기업가치 기준 약 70억달러, 조건부가격청구권(CVR)을 포함하면 최대 100억달러에 달하는 메가딜이었다.
박 본부장은 "초기 NewCo 중에는 외부 노출을 최소화하는 '스텔스 모드'로 운영되는 곳이 적지 않아 법적 실체와 실질적 펀딩 여력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며 디앤디파마텍 상장 준비 당시 멧세라의 실체를 검증하기 위해 미국 현지 실사를 단행했던 과정을 전했다.
그는 NewCo 계약 체결 전 필수 점검 항목으로 ▲주도 투자사(리드 인베스터)의 정체와 후속 투자 여력 ▲경영진의 과거 신약 개발 및 기술이전 성공 트랙레코드 ▲향후 인수 주체가 될 글로벌 빅파마와의 네트워크 구비 여부 등을 꼽았다.
박 본부장은 "NewCo가 항상 정답일 수는 없으나 초기 바이오텍의 우수한 사이언스를 글로벌 임상과 빅파마로 연결하는 강력한 가교가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bottlee@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