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보로노이 VRN11, 내성 폐암 6명 모두 반응···뇌전이 억제도 확인

ICT·바이오 제약·바이오

보로노이 VRN11, 내성 폐암 6명 모두 반응···뇌전이 억제도 확인

등록 2026.09.15 13:00

이병현

  기자

변이 환자 6명 확정 부분반응···중앙 PFS 11개월뇌전이 환자 19명 두개 내 질병통제율 100%···완전반응 4명BH-30643도 반응률 45% 발표···환자 구성 달라 직접 비교는 한계

안명주 한양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WCLC 2026 의장)가 1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WCLC 2026 미니오럴(Mini Oral) 세션에서 보로노이의 'VRN11(VRN110755)' 임상 데이터를 발표했다. 사진=이병현 기자안명주 한양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WCLC 2026 의장)가 1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WCLC 2026 미니오럴(Mini Oral) 세션에서 보로노이의 'VRN11(VRN110755)' 임상 데이터를 발표했다. 사진=이병현 기자

보로노이의 차세대 폐암 표적치료제 후보물질 'VRN11'(VRN110755)이 기존 3세대 치료제 복용 후 내성 발생 환자와 중추신경계 전이 환자를 대상으로 유의미한 초기 항종양 활성을 입증했다. 유효용량군에서 전원 종양 축소를 이끌어내고 뇌전이 병변을 억제하는 성과를 냈으나, 초기 소규모 코호트 연구인 만큼 향후 대규모 환자군에서의 약효 재현과 장기 지속성 입증이 상용화의 핵심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폐암학회(WCLC 2026) 미니오럴(MO12) 세션에서 WCLC 2026 공동조직위원장을 맡은 안명주 한양대 의대 교수는 VRN11의 임상 1a상 'REACH-EGFR' 최신 데이터를 구두 발표했다. 이어 일본 국립암센터병원의 호리노우치 히데히토 박사가 미국 블로섬힐 테라퓨틱스의 경쟁 약물 'BH-30643' 임상 결과를 발표하면서, 3세대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표적치료제 저항성을 극복하기 위한 차세대 파이프라인 간의 데이터 경쟁이 본격화됐다. 두 약물 모두 오시머티닙(제품명 타그리소) 등 3세대 치료제 이후 나타나는 난치성 'C797S' 내성 돌연변이를 정조준하고 있다.

C797S 환자 6명 확정 부분반응 달성···통계적 성숙도는 추가 관찰 필요


이번에 발표된 REACH-EGFR 임상은 올해 7월 2일 데이터 컷오프를 기준으로 하루 10~480mg을 투여받은 환자 6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등록 환자의 연령 중앙값은 60세, 이전에 거친 전신치료 요법 수의 중앙값은 3회였다.

가장 시선이 쏠린 C797S 변이 환자군 분석에서, 유효용량으로 설정된 160mg 이상을 투여받은 6명 전원이 확정 부분반응(Confirmed PR)을 보이며 객관적반응률(ORR) 100%를 기록했다.

안 교수는 "반응을 보인 모든 환자에서 기저치 대비 40% 이상의 종양 축소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해당 6명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11개월로 집계됐다. 연구팀은 6명 중 질병 진행 사건(PFS event)이 3건 발생한 초기 분석 단계여서 생존 데이터의 통계적 성숙도(maturity)가 아직 낮으며, 장기 추적 관찰을 통해 지속성을 검증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한편 순환종양DNA(ctDNA) 추적이 가능했던 환자 4명 전원에서 C797S 신호가 완전히 소실됐고, 이 중 3명은 기저 변이인 Del19 신호까지 사라졌다.

내약성 지표도 양호했다. 전체 67명 중 치료 관련 이상반응(TRAE) 발생률은 60%, 3등급 이상 중증 이상반응은 3%에 불과했다. 이상반응에 따른 용량 감량은 4명(6%)이었으며, 투약을 완전히 중단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발진(22%) 수준이었고, 480mg 최대 투여 용량까지 용량제한독성(DLT)이나 최대내약용량(MTD)에는 도달하지 않아 넓은 안전역을 입증했다.

뇌전이 통제율 100% 제시···병변 특성별 효과 차이 구분해야


중추신경계(CNS) 전이에 대한 대응력도 구체적인 수치로 공개됐다. 160~480mg 투여군 45명 중 치료 전 뇌전이가 확인된 19명을 평가한 결과, 뇌전이 평가 기준(RANO-BM)에 따른 두개 내 질병통제율(iDCR)은 100%로 나타났다. 두개내 완전반응(iCR)도 4명(21%)에서 관찰됐다. 이들 뇌전이 환자의 전신 mPFS는 6.7개월이었으며, 두개 내 mPFS는 분석 시점까지 도달하지 않았다.

세부 데이터를 보면, 측정 가능한 뇌병변을 가졌던 환자 5명은 모두 종양이 더 자라지 않은 안정병변(SD)으로 판정됐다. 완전반응 4명은 비측정 병변을 가졌던 14명 군에서 병변이 사라지며 확인된 결과다. 나머지 10명은 질병이 진행되지도 완전히 사라지지도 않은 상태를 유지했다.

혈뇌장벽(BBB) 투과 데이터도 확인됐다. 240mg을 투여한 환자 1명의 약동학(PK) 분석 결과, 혈장 대비 뇌척수액 내 비결합 약물 농도비(Kp,uu,CSF)는 2.0으로 측정돼 뇌척수액 농도가 혈장의 2배에 달했다.

블로섬힐 'BH-30643'과 단순 반응률 비교는 무리···환자군 차이 감안해야


제프리 리우 프린세스 마가렛 암 센터 선임과학자(왼쪽부터), 호리노우치 히데히토 일본 국립암센터 흉부종양학과 부과장, 안명주 한양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WCLC 2026 의장) 및 좌장을 맡은 알렉스 아제이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암 연구소 소장이 1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폐암학회 미니오랄 세션에서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병현 기자제프리 리우 프린세스 마가렛 암 센터 선임과학자(왼쪽부터), 호리노우치 히데히토 일본 국립암센터 흉부종양학과 부과장, 안명주 한양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WCLC 2026 의장) 및 좌장을 맡은 알렉스 아제이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암 연구소 소장이 1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폐암학회 미니오랄 세션에서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병현 기자

같은 세션에서 발표된 블로섬힐의 거대고리(Macrocyclic) 구조 표적치료제 'BH-30643'은 임상 1/2상(SOLARA) 내 C797S 환자 40명을 대상으로 ORR 45%를 기록했다.

호리노우치 박사는 "뇌전이 여부나 T790M 복합 변이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반응이 유도됐다"며 "추적 관찰 기간 중앙값은 6.9개월이며, 일부 환자는 1년 이상 질병 진행 없이 투약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전성 코호트(174명)에서는 간효소 및 빌리루빈 상승 등이 관찰됐으나 용량 조절로 통제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VRN11의 수치는 고용량 투여 환자 6명 대상의 결과인 반면, BH-30643은 다수의 복합 내성 변이 환자를 포함한 40명의 중규모 코호트 결과다. 이전 치료 차수와 세부 변이 구성 등 임상 설계 조건이 판이해 직접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1차 치료제 도약 및 병용요법 속도···HER2 'VRN10'도 성과 보태


보로노이가 1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WCLC 2026 현장에서 포스터 발표를 진행했다. 사진=이병현 기자보로노이가 1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WCLC 2026 현장에서 포스터 발표를 진행했다. 사진=이병현 기자

보로노이는 C797S 내성 시장 선점에 이어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를 겨냥한 1차 치료제 영역으로 개발 반경을 넓히고 있다. 안 교수는 C797S 환자는 물론 일반 EGFR 변이, 비전형 희귀 변이, 3세대 TKI 복용 후 중추신경계 단독 진행 환자 등을 세부 코호트로 나눠 단독요법 확장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백금계 항암화학요법과의 병용 임상도 함께 추진하며, 320mg 저용량군과 추가 고용량군을 비교하는 용량 최적화 작업에 돌입한다.

한편 학회 현장에서는 VRN11 외에도 파이프라인 전반의 연구 성과가 공개됐다. 포스터 세션에서는 VRN11의 뇌·연수막 전이 동물모델 효능 및 초기 종양 반응 기반 PFS 예측 모델이 발표돼 중추신경계 침범 암 제어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차세대 HER2 표적치료제 'VRN10'(VRN101099)의 임상 1a상 결과도 공개됐다. 이달 2일 기준 종양 평가가 가능했던 HER2 변이 고형암 환자 10명에서 ORR 40%, 질병통제율(DCR) 90%를 기록했다. 특히 뇌전이를 동반한 비소세포폐암 환자 3명 전원에서 부분반응이 관찰됐다. 보로노이는 VRN10의 임상 1b상 용량 확장 및 타 HER2 치료제와 병용 임상을 통해 파이프라인의 기업 가치를 단계적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