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AI로 지역의료 격차 줄인다지만···"현장 인력·제도 뒷받침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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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지역의료 격차 줄인다지만···"현장 인력·제도 뒷받침돼야"

등록 2026.09.16 17:41

안다하

  기자

의료취약지 고령층 디지털 활용 한계···현장 인력 역할 부각종합병원 중심 데이터 편중·법적 책임 논의 필요

16일 서울대학교병원 암연구소 이건희홀에서 열린 제32회 보건의료포럼 'AI 기본의료, 지역에서 어떻게 작동시킬 것인가'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안다하 기자16일 서울대학교병원 암연구소 이건희홀에서 열린 제32회 보건의료포럼 'AI 기본의료, 지역에서 어떻게 작동시킬 것인가'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안다하 기자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지역의료 공백을 메우려면 기술 도입과 함께 환자를 의료서비스에 연결할 현장 인력과 이를 뒷받침할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의료취약지는 고령층 비중이 높아 디지털 기술을 직접 활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 만큼 AI를 도입하는 것만으로 의료 접근성 개선까지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16일 서울대학교병원 암연구소 이건희홀에서 열린 제32회 보건의료포럼 'AI 기본의료, 지역에서 어떻게 작동시킬 것인가'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AI 기본의료의 지역 적용 방안과 과제가 논의됐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개최한 이날 포럼은 지난 7월 정부의 'AI 기본의료 전략' 발표 이후 학술계가 마련한 첫 후속 논의 자리다.

기조발제를 맡은 서준범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AI 기본의료를 누구나 어디서나 양질의 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의료 기본권의 관점에서 설명했다. 의료진이 부족한 지역에서 AI가 건강 상담과 관리를 지원하고, 1·2차 의료기관에서는 의료진의 진료를 보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의료취약지에 AI 기술을 도입하더라도 환자가 이를 실제 이용하기까지는 한계가 있다. 의료취약지는 고령층 비중이 높고 디지털 기술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도 많아 환자와 의료진을 연결하는 사람의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강동윤 울산의대 예방의학 부교수는 "아무리 좋은 것을 만들어도 대상자가 쓸 수가 없으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 보건소에서 혈당이나 고혈압 관리 앱을 설치해줘도 이를 직접 이용하지 못해 수첩에 내용을 적어와 대신 입력해 달라고 요청하는 고령층이 있다는 설명이다.

AI를 활용한 비대면 진료나 협진에서도 환자와 의료진을 연결하고 정보를 확인하는 것부터 진료 이후 환자의 약 수령과 복용 여부, 상태를 살피는 과정까지 사람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강 교수는 "AI가 있건 원격이건 확인과 이행은 결국 사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 방문간호사 등 현장 인력이 이 과정에 투입하는 시간과 업무가 보상체계에 충분히 반영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재 의료 AI 개발에 활용되는 데이터가 지역 의료현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평가도 나왔다. 기승국 대한예방의학과의사회장은 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가 진료비 청구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만큼 지역사회 임상진료에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관익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디지털헬스사업단장도 "국비로 개발된 의료 AI 대부분이 상급종합병원 데이터를 근거로 해 일반화 실패와 환각 발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기관 종별·다기관·전향적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I가 실제 진료에 들어간 뒤 발생할 수 있는 책임 문제도 제기됐다. 박형욱 단국의대 인문사회의학 교수는 정부의 AI 기본의료 정책에서 법적 책임에 대한 논의가 충분하지 않다며 지역·필수·공공의료에서 AI와 관련한 의료사고가 발생할 경우 민·형사상 책임 문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상원 대한민국의학한림원장은 "AI 기본의료가 지역에서 작동하려면 기술만큼 사람과 제도가 준비돼야 한다는 것이 오늘 논의의 결론"이라며 "AI의 혜택이 지역의료에 도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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