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면분할 고가주 투자 접근성 높이는 효과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8.4조···국내는 저조실시간 체결 지연, 의결권 등 한계 드러나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올해 100만원이 넘는 '황제주'로 올라서며 액면분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소수점 거래 서비스가 시행되고 있으나 이용 실적은 해외주식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고가주의 투자 접근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액면분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10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뉴욕 나스닥 본사에서 열린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오프닝 벨 행사를 마친 뒤 SK하이닉스 액면분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시장이나 주주의 요청이 더 들어오면 당연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의 발언 이후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 액면분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모습이다. 액면분할은 자본금 변동 없이 주식을 쪼개서 1주당 가격을 낮추는 방식으로 신규 투자자 입장에서 진입 문턱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예컨대 200만원짜리 주식을 10대 1로 액면분할하면 이론상 주가는 20만원이 되고 전체 주식 수는 10배로 늘어난다.
올해 증시활황으로 유가증권 시장에서 100만원이 넘는 황제주가 크게 증가했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유가증권 시장에서 황제주는 ▲효성중공업 ▲삼성바이오로직스 ▲고려아연 ▲삼양식품 등 4개 종목에 불과했으나 18일 종가 기준으로는 ▲효성중공업 ▲SK하이닉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전기 ▲삼양식품 ▲두산 ▲고려아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SK스퀘어 등 9개로 늘어났다.
황제주가 두 배 이상 늘어나며 국내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도 확대되고 있다. 소수점 거래 서비스는 1주 단위가 아닌 1000원, 1만원 등 투자자가 원하는 금액 단위로 거래할 수 있다. NH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5개 증권사는 2022년 9월부터 국내 주식 소수 단위 거래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달 10일부터 카카오페이증권도 서비스를 개시했다.
단 해외주식과 달리 국내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주요 증권사 10곳의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액은 59억3280만달러(약 8조4625억원)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 소수점 거래액은 651억2000만원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국내 소수점 거래 이용이 저조한 배경으로 실시간 체결이 어려운 거래 방식의 불편함을 꼽는다. 증권사들이 고객의 소수점 주문을 모아 온주(온전한 주식)로 집행하는 만큼 투자자가 원하는 가격을 지정해 주식을 매수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특히 가격 변동성이 큰 국내주식에서는 원하는 시점에 즉시 매매가 체결되지 않을 경우 예상치 못한 손실을 입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또한 국내 증시의 경우 이미 소액 분산 투자가 가능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활성화돼 투자자들의 소수점 거래의 이점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월마다 특정 금액을 매수하는 방식으로 소수점 거래 시스템을 이용하는 투자자가 많으나 이 같은 장기 투자에 어울리는 주식은 국장보다 미장에 많은 점도 국내 소수점 거래가 활성화 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소수점 거래는 의결권이나 배당, 주문 방식 등에서 일반 주식과 완전히 동일하지 않다는 점이 투자자에게 또 다른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며 "최근 부각되고 있는 액면분할은 투자자에게 훨씬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방식 때문에 투자 접근성을 높이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노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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