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과의 실적 격차 해소 위한 전략적 행보자본 여력 부족·대규모 투입 우려 속 딜레마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크로스셀링 효과 기대
신한금융그룹이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검토하면서 부족한 손해보험 경쟁력을 보완하고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롯데손해보험이 자본건전성 악화로 금융당국의 경영개선요구를 받고 있는 만큼 인수 이후 대규모 자본확충 부담까지 떠안을 수 있다는 점은 넘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보험 약점 메우기···'KB와 격차' 좁히려는 신한금융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신한금융의 보험 계열사는 신한라이프와 신한EZ손해보험 두 곳이다. 생명보험 부문은 일정 규모를 갖췄지만 손해보험은 디지털 손보사인 신한EZ손해보험만 보유하고 있어 비은행 경쟁력 측면에서는 KB금융보다 열세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 올해 상반기 실적만 봐도 격차는 뚜렷하다. 신한라이프는 올해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 2906억원으로 전년 동기(3443억원)보다 15.6% 감소했다. 신한EZ손해보험은 182억원 순손실을 기록해 전년 동기(157억원 순손실)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반면 KB금융 보험 계열사인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는 같은 기간 각각 4788억원, 1506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보험 계열사 실적만 합산하면 신한금융은 2724억원, KB금융은 6295억원으로 비은행 기여도 차이가 두 배 이상 벌어진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신한금융이 롯데손해보험을 통해 부족한 손해보험 경쟁력을 보완하고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신한EZ손해보험의 총자산은 올해 1분기 기준 3401억원에 불과하다. 반면 롯데손해보험의 총자산은 13조8688억원으로 단숨에 손해보험 사업 규모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EZ손해보험은 신한금융이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을 인수해 출범한 이후 디지털 손해보험 모델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여행자보험 등 미니보험 판매 비중이 높아 수익성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강병관 대표는 지난해 8월 운전자보험과 실손의료보험을 출시한 데 이어 올해는 면역질환보험까지 선보이며 장기보험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다만 신계약 확대에 따른 사업비 증가 등이 겹치면서 적자 폭은 오히려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 입장에서는 롯데손해보험이 보유한 장기보험과 일반보험 사업 기반을 활용해 은행·카드·증권 고객과의 교차판매(크로스셀링)를 확대하고 향후 신한EZ손해보험과의 통합을 통해 보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신한금융은 과거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통해 보험 사업 경쟁력을 키운 경험이 있다. 신한금융은 2019년 MBK파트너스로부터 오렌지라이프를 약 2조3000억원에 인수한 뒤 기존 신한생명과 합병해 2021년 신한라이프를 출범시켰다. 현재 신한라이프는 생명보험업계 '빅4'로 자리 잡았다.
몸값은 낮아졌지만···건전성·자본확충 부담은 숙제
다만 롯데손해보험 인수가 곧바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롯데손해보험 역시 실적과 자본건전성 모두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롯데손해보험은 올해 1분기 19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113억원 순이익에서 적자 전환했다. 파생상품 관련 투자영업비용이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롯데손해보험은 중동 전쟁에 따른 금리 급등이 투자손익 변동성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자본건전성이다. 롯데손해보험은 보험사 가운데 유일하게 지급여력비율(K-ICS)에 예외모형을 적용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경과조치 전 기준 지급여력비율은 131.93%지만 원칙모형을 적용하면 113.73%까지 떨어져 금융감독원 권고 수준인 130%를 밑돈다.
자본의 질을 나타내는 기본자본도 마이너스다. 올해 1분기 기본자본은 -3062억원을 기록했다. 금융당국이 내년부터 기본자본비율 50%를 규제 기준으로 적용할 예정인 만큼 업계에서는 이를 충족하기 위해 1조원 이상의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자본건전성 취약 등을 이유로 롯데손해보험에 적기시정조치 가운데 가장 낮은 단계인 경영개선권고를 부과했다. 이후 롯데손해보험이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은 구체성과 실현 가능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승인받지 못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올해 3월 경영개선권고를 한 단계 높은 '경영개선요구'로 상향했다. 금융당국은 자산 처분, 비용 절감, 조직 운영 개선, 자본 확충, 매각 계획 등을 담은 구체적인 경영개선계획을 다시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 4월 30일 수정 계획서를 제출했고 금융위원회는 이를 조건부 승인했다. 롯데손해보험은 앞으로 1년 6개월 동안 경영개선계획을 이행해야 하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이행 실적을 지속 점검할 예정이다.
결국 신한금융이 롯데손해보험을 인수할 경우 손해보험 라이선스와 사업 기반을 확보하는 대신 상당한 자본 투입 부담도 함께 떠안게 되는 셈이다.
반대로 이러한 재무 부담은 인수 가격을 낮추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한때 2조원대로 평가받던 롯데손해보험의 몸값은 최근 1조원 수준까지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신한금융이 손해보험 라이선스를 가진 사실상 유일한 매물이라는 점과 낮아진 가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수 여부를 검토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 내부에서는 롯데손해보험 인수 이후 조직 운영과 경영진 구성, 신한라이프와의 인력 활용 방안까지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단순히 회사를 사는 것을 넘어 통합 이후의 운영 전략까지 함께 논의되는 단계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장정훈 신한금융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롯데손보뿐 아니라 어떤 매물이 신한금융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관련태그
뉴스웨이 이진실 기자
truth@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