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안전이 곧 생존' 외친 DL이앤씨, 반복되는 CSO 교체

오피니언 기자수첩

'안전이 곧 생존' 외친 DL이앤씨, 반복되는 CSO 교체

등록 2026.07.22 16:03

수정 2026.07.22 19:08

박상훈

  기자

reporter

"안전이 곧 생존이다."

박상신 DL이앤씨 대표이사는 올해 신년사에서 안전을 경영의 절대 가치로 선언했다. 단 한 번의 사고가 수십 년 쌓아온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며 조직 전체의 인식 전환도 주문했다. 최고경영자의 메시지로는 더없이 맞는 말이다.

실제로 DL이앤씨는 안전 투자에 공을 들였다. 지난해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예산보다 초과 집행했고, 마곡 신사옥에는 인공지능(AI) 기반 안전관리 시스템과 스마트 종합안전관제상황실을 구축했다.

안전 메시지도 꾸준히 내놨다. 하지만 정작 안전을 총괄하는 리더십은 잦은 교체를 피하지 못했다. DL이앤씨는 지난해 8월 이길포 전 최고안전책임자(CSO)의 후임으로 전종필 CSO를 선임했지만, 올해 2월 취임 약 6개월 만에 다시 교체했다. 전 CSO는 취임 직후 자회사 DL건설 사망사고를 수습하는 등 안전 현안을 책임졌지만, 결국 1년도 채우지 못한 채 강형구 CSO에게 바통을 넘겼다.

조직 혁신과 안전문화 정착을 위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물론 인사는 기업의 고유 권한이다. 하지만 안전은 단기간 성과를 내는 프로젝트가 아니다. CSO가 교체되는 일이 반복된다면 시장은 쇄신보다 불안정을 먼저 떠올릴 수밖에 없다. 안전 리더십은 일관성과 지속성이 핵심이다.

강형구 CSO 체제도 어느덧 반년을 향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조직문화라면 시장은 새로운 안전관리 체계에 대한 기대보다 '사고가 나면 CSO가 또 바뀌는 것 아니냐'는 우려부터 하게 될지 모른다. 실제 강 CSO 취임 이후에도 중대재해 사고가 발생했다.

DL이앤씨가 보여줘야 할 것은 새로운 CSO의 얼굴이 아니다. 박 대표가 강조한 경영방침을 행동으로 증명해야 한다. 보여주기식 수시 임원 인사가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 안전 리더십과 조직문화가 무너진 시장의 신뢰를 되찾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 그때 비로소 '안전이 곧 생존'이라는 선언도 구호를 넘어 기업의 경쟁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관련태그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