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 실행력 강화···2031년까지 253구역 착공 예정오세훈 시장, 이주비 대출 등 정비사업 규제 개선 요구"500가구 이하 사업 자치구 인허가 권한 이양 반대"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 공급에 다시 속도를 낸다. 최근 5년간 신속통합기획 등을 통해 30만7000가구 규모의 공급 기반을 확보한 데 이어 2031년까지 31만가구를 착공해 구역 지정 중심의 공급 정책을 실제 착공과 입주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1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2026 서울 주택정책 성과공유회'에서 "서울에서 정비사업이 멈추면 주택 공급도 멈춘다"며 정비사업 활성화를 통한 공급 확대 의지를 밝혔다. 서울시는 신속통합기획 등 정비사업을 비롯해 공공주택과 청년·신혼부부 주거정책을 중심으로 향후 주택 공급 및 주거 지원 계획을 제시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2021년 신속통합기획 도입 이후 214개 구역에서 30만7000가구 규모의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신규 정비구역 지정은 최근 5년간 연평균 35곳으로 직전 10년간 연평균 17곳의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모아주택도 168곳, 4만3000가구 규모가 조합설립 단계까지 진입했다.
오 시장은 앞으로 주택 공급 정책의 초점을 정비구역 지정에서 실제 '착공'으로 옮기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1~7월 서울시의 정비사업 착공 물량은 연간 목표의 50% 수준까지 진행됐으며, 구역 지정 이후 인허가와 착공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여 2031년까지 31만가구를 착공한다는 목표다. 다만 31만가구는 기존 주택을 철거하고 새로 짓는 총량으로, 순증 물량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추가 규제 개선도 정부에 요구했다. 오 시장은 정부의 8·13 대책을 두고 서울시 건의가 일부 반영됐다고 평가하면서도 공사비 상승과 금융 규제 등으로 사업 여건이 다시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사비는 2021년 3.3㎡당 519만원에서 2025년 808만원으로 약 56% 올랐고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되는 구역도 강남·서초·송파·용산구 42곳에서 서울 전역을 규제지역이 확대되며 159곳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을 1.2배 확대하고 재개발 임대주택 비율을 30~50%로 조정하는 한편, 이주비 대출을 정비사업 필수 사업비로 인정해 6억원 한도의 LTV 규제를 폐지하고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을 3년간 한시적으로 완화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오 시장은 "규제를 푸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집을 짓자는 것"이라며 "공급은 늘리고 시장은 안정시키는 것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과거 정비구역 해제를 둘러싼 책임 공방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서울에서 해제된 정비구역 389곳을 두고 주민들의 자진 해제였다는 주장에 대해 "정비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을 행정이 조정하기보다 해제를 유도하는 제도를 만들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당시 주민 30%가 반대하면 정비구역을 해제할 수 있도록 한 제도를 거론하며 전임 서울시장의 정책 기조를 비판했다.
오 시장은 "389곳 가운데 주민들이 실제로 사업 추진을 원하지 않았던 지역이 일부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갈등이 발생하더라도 사업 추진이 가능한 곳은 행정이 갈등을 해소하고 사업이 진행되도록 지원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500가구 이하 인허가 권한 자치구 이양 안돼"
500가구 이하 소규모 정비사업의 인허가 권한을 자치구로 이양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오세훈 시장은 정비사업 전체 기간에서 서울시가 담당하는 심의 기간은 약 2.7%에 불과하고, 시 심의 기간도 과거 6개월~1년에서 현재 1~3개월 수준으로 단축됐다고 설명했다. 권한 이양만으로 정비사업 전체 기간이 크게 단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정비사업 496곳 가운데 500가구 이하 사업은 191곳으로 39%를 차지한다. 정비사업은 단순 인허가가 아니라 도시계획·교통·교육·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행정이다. 자치구로 권한을 넘길 경우 자치구별 판단 기준 차이로 형평성 논란이나 주민 갈등이 발생할 수 있고 오히려 사업 지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자치구의 전문성과 인력 부족도 문제로 지적했다. 오 시장은 "자치구가 서울시만큼 심의할 수 있는 조직과 인력을 갖추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며 "최근 정비사업 업무를 해본 직원이 단 한 명도 없는 자치구가 17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할 기회가 줄어드니 능력을 쌓고 경험을 쌓을 기회도 박탈당했을 것이고, 그러니 전담 직원도 줄었을 것"이라며 "순환보직을 하고 있으니 서울시가 지난 5년 동안 기울였던 노력과 같은 것을 구청에서 한 적이 없는데 경험이 쌓였겠느냐"고 반문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가 권한을 놓지 않으려는 게 아니다. 중요한 것은 권한을 어디에 두느냐가 아니라 실제로 사업 기간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라며 "권한의 문제가 아니라 사업 기간 단축과 도시계획의 완결성을 함께 봐주시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공공주택 13만가구 추가···청년·신혼부부 주거 지원
공공주택 공급도 병행한다. 서울시는 지난 5년간 공공주택 13만1000가구를 공급했으며 현재 공공임대주택 재고는 41만가구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28만가구가 SH공사를 통해 공급됐다. 서울시는 신규 부지 직접 건설과 기존 주택 매입, 정비사업을 통한 공공주택 확보 등을 통해 2031년까지 공공주택 13만가구를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신혼부부 주거 지원책인 '미리내집'은 2024년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7108가구가 공급됐다. 올해부터 매년 4000가구씩 공급해 2030년까지 2만가구를 추가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입주 가구의 보증금 부담을 낮추기 위해 올해 4월 도입한 분할납부제에는 4~8월 계약자 533가구 가운데 489가구가 신청했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총 765억원 규모의 보증금 부담을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청년안심주택은 현재까지 약 3만5000가구가 공급됐으며 서울시는 2030년까지 누적 4만6000가구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금리와 공사비 상승으로 2025년부터 신규 인허가가 사실상 중단된 만큼 금융 지원과 사업성 개선을 통해 민간 공급 동력을 회복한다는 방침이다.
장기전세주택은 지난 20년간 3만8000가구가 공급됐다. 평균 보증금은 3억1000만원으로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의 약 41% 수준이며, 서울시는 입주자들이 절감한 주거비를 약 10조원으로 추산했다. 청년 주거정책으로는 2030년까지 7만4000가구를 공급하고 올해는 기존 청년안심주택과 미리내집 등을 중심으로 9400가구 이상을 공급했다.
오 시장은 "지금까지 이만큼 했다는 자랑이 아니라 여기까지 왔고, 앞으로는 더 잘하겠다는 다짐"이라며 "현장에서 막힌 것은 끝까지 풀어내고 그 결과를 숫자와 시민의 삶으로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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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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