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재무구조 바탕 성장 동력 확보대한전선 인수 후 역대 최대 실적 기록기업 인수 이후 과감한 투자로 경영 혁신
호반그룹이 건설업에서 축적한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제조와 유통, 금융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대한전선과 삼성금거래소 등 인수기업들이 최근 실적 개선과 사업영역 확대에서 성과를 내면서 호반그룹의 기업 인수합병(M&A)과 사업 다각화 전략도 주목받고 있다.
1989년 호반건설에서 출발한 호반그룹은 주택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뒤 토목과 도시정비, 제조, 리조트·골프, 유통, 금융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혀왔다. 2025년 기준 그룹 자산은 20조1430억원, 매출액은 9조769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2026년 공시대상기업집단 기준 재계 순위는 33위다.
이러한 성장 과정에서 호반그룹은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새로운 산업에 진출할 때 해당 분야의 전문성과 기술력을 적극 활용해왔다. 기업 인수 이후에는 재무적 지원과 설비투자, 사업 확대를 통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대한전선 인수 후 역대 최대 실적···전력 인프라 기업으로 성장 가속
호반그룹의 대표적인 인수합병 사례는 대한전선이다. 호반그룹은 2021년 국내 대표 전선기업인 대한전선을 인수하며 건설 중심의 사업구조를 제조와 글로벌 전력 인프라 분야로 확대했다.
인수 이후에는 대한전선의 기존 기술력과 사업 기반을 활용하면서 재무구조 개선과 생산시설 확충, 연구개발 및 해외사업 확대에 집중했다. 특히 초고압 케이블과 해저케이블, 초고압직류송전(HVDC)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그 결과 대한전선은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액 3조6360억원, 영업이익 1286억원, 당기순이익 923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0.5%, 11.7% 증가했다. 2021년 호반그룹 편입 이후 매출과 영업이익의 연평균 성장률은 각각 16.2%, 34.4%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에는 누적 매출 3조4584억원, 영업이익 152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7%, 78.6% 증가한 규모로, 누적 영업이익은 지난해 연간 실적(1286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1조1764억원, 309억원으로 집계돼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도입 이후 3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해외사업에서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싱가포르 등 주요 시장에서 확보한 고부가가치 초고압 케이블 프로젝트의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실적 성장을 뒷받침했다. 2026년 3분기 기준 누적 수주잔고는 4조3073억원으로, 호반그룹 편입 직후인 2021년 말 대비 4배 이상 확대됐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대한전선은 당진 해저케이블 생산시설과 해외 생산기반 확충, 기술개발 등을 통해 글로벌 전력 인프라 시장에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대한전선은 호반그룹 편입 이후 재무구조 개선과 생산시설 확충, 해외사업 확대 등을 통해 성장 기반을 강화해왔다. 특히 기존 기술력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규모 투자와 사업 확대를 추진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호반그룹의 대표적인 인수합병 성과로 꼽힌다.
■성장세 삼성금거래소···금 유통·제조 넘어 금융권 협력 확대
삼성금거래소 역시 호반그룹의 사업 다각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호반그룹은 2020년 삼성금거래소를 인수하며 귀금속 유통과 제조 분야에 진출했다. 이후 금 유통사업을 기반으로 골드바 등 귀금속 제품의 제조와 판매, 금융기관과의 협력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왔다.
삼성금거래소는 2025년 매출액 3조6596억원, 영업이익 549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 매출액 1조7135억원, 영업이익 52억원과 비교하면 외형과 수익성이 모두 뚜렷하게 개선된 것이다.
사업영역도 확대되고 있다. 삼성금거래소는 은행권과의 협력을 통해 골드바 위탁판매와 실물 금을 활용한 금융상품 등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귀금속 유통 중심의 사업을 금융서비스와 연계하며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금 유통업은 국제 금 가격과 환율, 거래량 등 외부 시장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 산업이다. 삼성금거래소는 금 가격 상승과 거래 수요 확대 등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금융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사업영역을 넓혀왔다. 기존 금 유통·제조사업을 바탕으로 금융권 협력과 판매망 확대를 추진하면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건설업에서 축적한 역량···새로운 산업으로 사업 기반 확대
호반그룹의 사업 다각화는 주력 사업인 건설 분야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추진돼 왔다.
호반건설은 1989년 설립 이후 전국에서 꾸준히 주택을 공급하며 사업 기반을 구축했다.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면서 주택사업에서 확보한 시공과 사업관리 역량을 토목과 도시정비사업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과 수도권 도시정비사업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호반건설은 올해 9월 기준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 1조1526억원을 기록하며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 창동상아1차 재건축과 중화역2의6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주요 사업을 잇달아 수주하며 사업 기반을 넓혔다.
건설현장에서는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며 생산성과 안전, 품질관리 수준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스타트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외부 혁신기술을 실제 현장에서 검증하고 적용하는 방식도 확대하고 있다.
호반그룹은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산업에 필요한 기술과 인력, 사업 기반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성장해왔다. 서로 다른 산업의 기업을 인수한 뒤 기존 전문성을 존중하면서 재무적 지원과 투자, 사업 확대를 추진하는 전략이 특징으로 꼽힌다.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투자 역량 바탕으로 지속 성장 추진
호반그룹은 건설사업에서 출발해 제조와 유통, 금융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면서 기업의 성장 기반을 다져왔다.
특히 대한전선과 삼성금거래소 등 인수기업의 최근 실적 개선은 사업 다각화 전략의 성과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기존 기업이 보유한 전문성과 기술력을 활용하면서 새로운 투자와 사업기회를 발굴하고 시장 변화에 대응해온 결과다.
이러한 성장 과정에는 김대헌 호반건설 이사회 의장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의지와 중장기 사업전략도 맞닿아 있다. 김대헌 의장은 그룹 기획총괄사장을 역임하며 기존 건설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제조·유통 등 비건설 분야의 사업 확대와 신성장 동력 발굴에 힘써왔다.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개별 산업에 대한 전문성뿐 아니라 안정적인 재무관리와 투자 판단, 조직 운영, 미래 성장동력 확보 등 종합적인 역량이 요구된다. 호반그룹은 주택사업에서 축적한 사업관리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산업에서 새로운 성장기회를 모색해왔다.
최근 호반그룹은 한진칼 지분 20.69%를 확보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특수관계인 포함 20.58%)을 제치고 최대주주에 올라서기도 했다.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까지 신고했다. 다만 현재까지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로 명시해 경영 참여 가능성에는 선을 그은 상태다.
호반그룹 관계자는 "앞으로도 호반그룹은 기존 계열사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산업별 전문성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중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한화오션·CJ대한통운 인수 이후 성장
국내 주요 기업집단에서도 기존 주력사업과 다른 산업의 기업을 인수한 뒤 투자와 경영 혁신을 통해 성장시킨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기업의 성장 과정에서 기존 산업의 경험뿐 아니라 투자 역량과 전문인력 활용, 기술개발, 장기적인 사업전략이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SK그룹의 SK하이닉스 인수다. SK그룹은 2012년 하이닉스를 인수하며 반도체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당시 통신과 에너지 등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던 SK그룹은 반도체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인수 이후 SK하이닉스는 연구개발과 생산시설 투자를 확대하고 기술 경쟁력을 강화했다.
한화그룹의 한화오션 인수도 주목할 만하다. 한화그룹은 2023년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한화오션으로 새롭게 출범시켰다. 이후 재무구조 개선과 기존 조선사업 경쟁력 강화, 방산·해양사업 연계 등을 추진하며 지난 2024년 흑자로 전환했다. 조선업황 개선과 함께 대형 제조기업을 인수한 뒤 투자와 사업 정상화를 추진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CJ그룹도 2011년 대한통운을 인수한 이후 물류 자동화와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에 적극 투자하며 사업 경쟁력을 강화했다. 식품·문화콘텐츠 중심의 사업구조를 물류 분야로 확장하고 CJ대한통운을 그룹의 핵심 성장축으로 육성했다.
뉴스웨이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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