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주요 지역에서 트럭 마케팅 전개광고엔 '화면 균열'···문구는 "Z폴드8으로 교체"마케팅 배경은 주도권···애플 약점 활용, 제품 광고
삼성전자가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를 겨냥한 이른바 네거티브 마케팅에 나섰다. 애플의 안방으로 꼽히는 북미 지역에서 이동식 광고 차량까지 동원해 경쟁 제품의 디스플레이 균열 문제를 부각했다. 애플이 출시 초기 품질 논란에 휩싸인 틈을 타 갤럭시 폴더블폰의 경쟁력을 강조하고 시장 선점 효과를 지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캐나다 토론토·밴쿠버·몬트리올 등 주요 도시에서 이동식 옥외광고를 진행했다. 광고 차량에는 폴더블폰 화면 중앙이 갈라진 듯한 이미지와 함께 갤럭시 Z 폴드8로 교체하라는 문구가 담겼다.
광고에 애플이나 아이폰 듀오라는 제품명이 직접 등장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최근 제기된 아이폰 듀오의 내부 디스플레이 균열 문제를 연상시키는 이미지와 문구를 사용해 경쟁 제품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현지 법인은 이번 광고에 대해 "폴더블폰 시장의 최신 동향을 유쾌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경쟁사 제품의 약점을 풍자하는 광고를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에도 소셜미디어(SNS)와 영상 광고 등을 통해 아이폰의 기능적 한계를 꼬집어 왔다. 다만 이번에는 경쟁사의 실제 품질 문제를 소재로 삼고 이동식 광고 차량까지 동원했다는 점에서 공세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경쟁 제품의 약점을 부각하는 광고는 표현 방식과 사실관계에 따라 법적·윤리적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경쟁사 제품을 직접 언급하거나 결함을 소재로 삼는 행위 자체가 위법한 것은 아니다. 다만 일부 제품에서 발생한 문제를 전체 제품의 결함인 것처럼 확대하거나 객관적 근거 없이 성능·품질을 비교해 소비자의 판단을 흐리게 할 경우 표시광고법상 부당 광고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 특히 실제 결함의 발생 범위와 정도를 정확히 반영했는지가 광고의 적정성을 가르는 기준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가 경쟁사 제품을 겨냥한 홍보에 나선 배경에는 애플의 폴더블폰 시장 진입이 있다. 삼성전자는 2019년 첫 폴더블폰을 출시한 이후 제품 완성도와 기술력을 높이며 시장을 개척해 왔다. 반면 애플은 제품 개발과 완성도 확보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시장 진입 시점을 늦췄다.
하지만 애플이 올해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를 출시하면서 경쟁 구도에 변화가 생겼다.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와 충성 고객층을 보유한 애플의 진입은 삼성전자에 적지 않은 위협 요인으로 꼽혔다. 삼성전자가 선점해 온 폴더블 시장에서 애플이 빠르게 입지를 넓힐 경우 기존 시장 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아이폰 듀오는 지난달 23일 정식 출시 이후 내부 디스플레이가 갈라지거나 화면에 줄이 생겼다는 소비자들의 주장이 잇따르면서 품질 논란에 휩싸였다. 애플은 해당 문제와 관련해 무상 교체에 나섰다. 신제품 출시 초기부터 불거진 품질 문제가 소비자 신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자사 제품의 내구성과 완성도를 부각하는 계기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애플의 영향력이 큰 북미 지역을 광고 무대로 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경쟁사의 초기 품질 문제를 환기해 갤럭시 폴더블폰의 상대적 경쟁력을 강조하고, 잠재 고객의 선택을 유도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이번 광고는 폴더블폰 시장에서 애플의 영향력이 커지는 상황에 대응해 기존 주도권을 지키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며 "경쟁사 제품의 약점을 활용하면 단기적인 홍보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일부 제품의 문제를 전체 제품의 결함으로 일반화할 경우 광고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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