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유럽 진출, 허가만으론 부족···급여·환자 가치부터 준비해야"

ICT·바이오 제약·바이오 BIX 2026

"유럽 진출, 허가만으론 부족···급여·환자 가치부터 준비해야"

등록 2026.10.28 20:05

현정인

  기자

품목허가 넘어 국가별 급여 전략 강조···환자·의료시스템 가치 입증BD·의학·규제 부서와 초기 소통 중요···현지 파트너·클러스터 활용

27일 서울 코엑스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2026(BIX 2026)'에서 '한국 바이오는 유럽에서 통할까: 파트너링부터 시장 확장까지'를 주제로 한 세션이 열렸다. 사진=현정인 기자27일 서울 코엑스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2026(BIX 2026)'에서 '한국 바이오는 유럽에서 통할까: 파트너링부터 시장 확장까지'를 주제로 한 세션이 열렸다. 사진=현정인 기자

한국 바이오기업이 유럽 시장에 진출하려면 품목허가를 위한 임상 데이터뿐 아니라 보험급여와 의료시스템의 요구를 반영한 근거를 준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사업개발(BD) 부서 중심의 파트너링을 넘어 의학·규제·시장접근 담당자들과 초기부터 관계를 구축하고, 국가별 진출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2026(BIX 2026)'의 '한국 바이오는 유럽에서 통할까: 파트너링부터 시장 확장까지' 세션에서는 유럽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들이 한국 기업의 시장 진출 방안을 논의했다. 좌장은 백옥정 동국대학교 교수가 맡았다.

제이슨 힐 버티컬 최고전략책임자(CSO)는 한국 기업의 강점으로 바이오시밀러와 바이오의약품 제조 역량, 임상시험 실행 능력 등을 꼽았다. 다만 이러한 강점을 유럽의 보험자와 의료기관이 필요로 하는 가치로 설명하는 데는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힐 CSO는 "유럽에서 승인을 받는 것과 의료기술평가(HTA)를 거쳐 급여를 인정받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환자를 위한 가치와 병원 시스템을 위한 가치가 무엇인지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사업개발 담당자나 투자자들과는 논의하면서도 시장접근과 의학, 규제 담당 부서와의 소통은 놓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의 표준치료를 고려한 임상 근거와 급여 가능성, 의료시스템에 제공할 경제적 가치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유럽을 단일 시장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도 조언했다. 힐 CSO는 급여 가능성이 높은 첫 진출 국가를 선택해 성과를 만든 뒤 다른 국가로 확장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EU 공동임상평가(JCA)에 대한 준비도 개발 초기부터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파트너십에서는 지속적인 접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 1회 바이오유럽(BIO-Europe)에 참석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상대 기업의 당면 과제와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함께 논의하면서 해결책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 유치에 필요한 조건도 논의됐다. 예르겐 고트 올센 NCK 수석부사장 겸 CCO는 유럽 투자자들이 과학적 차별성 외에도 주요 시장의 지식재산권과 경영진의 개발 경험, 지배구조 등을 살펴본다고 설명했다. 신약 개발과 기술이전 경험을 갖춘 인력, 국제적인 시각을 가진 이사회 구성 등이 평가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올센 수석부사장은 현지 사정을 잘 아는 투자자가 공동 투자에 참여하는 것도 신뢰를 높이는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유럽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리적으로 먼 한국 기업을 평가할 때 국내 시장과 기업을 이해하는 투자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사업 확장 단계에서는 현지 클러스터와 인프라를 활용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마라 구제티 GETEC MCS 사업개발 총괄은 "유럽에 연구기관과 제약사, 서비스 기업이 모인 생명과학 클러스터가 구축돼 있다"며 "생산시설과 인력·에너지 등 필요한 조건을 초기부터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현지 인허가와 시설 운영 경험을 갖춘 파트너를 찾는 것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조언이다.

마틴 바우어 미다스파마 바이오의약품 기술운영·기업개발 부사장은 한국 기업의 제조 품질과 새로운 제형 개발 역량을 유럽 시장의 기회로 꼽았다. 장기지속형 제형이나 투여 방식 개선 등을 통해 환자 편의와 의료시스템의 비용 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면 차별화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바우어 부사장은 "새로운 제형이나 장기지속형 제형을 통해 의료시스템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면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며 "한국 기업들은 이미 그러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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