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합쳤다 다시 분리하는 하림산업···'돈 가뭄' 해결이 최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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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쳤다 다시 분리하는 하림산업···'돈 가뭄' 해결이 최대 관건

등록 2026.10.27 16:15

권한일

  기자

식품사업 적자구조 해소 전략 가동양재동 첨단물류단지 개발 본격화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하림타워.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서울 강남구 신사동 하림타워.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하림그룹이 적자인 식품사업과 인허가에 발목 잡힌 양재동 개발사업을 갈라 놓기로 했다. 두 사업의 위험을 격리해 집중 관리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법인을 나눠도 자금부담은 그대로여서 식품은 현금 창출력 회복, 양재는 실제 투자금 확보라는 숙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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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하림그룹이 식품사업과 양재동 개발사업을 분리하기로 결정

식품사업의 적자와 개발사업의 인허가 문제 해결이 목표

분할 후에도 실질적인 자금 부담은 여전

숫자 읽기

신설 식품법인에 자산 5793억원, 부채 590억원 배정

개발법인에는 자산 1조8281억원, 부채 1조3813억원 남겨

식품법인 부채비율 약 11%, 개발법인 부채비율 309%

현재 상황은

하림산업 매출 1094억원, 영업손실 1467억원 기록

냉동식품 가동률 22.6%, 조미식품 16.8%로 저조

생산 효율 개선 없으면 추가 자금 수혈 필요

주목해야 할 것

양재 부지 공정가치 약 1조7380억원 평가

인허가와 외부 자금 확보가 개발 성공의 관건

부지 담보 설정액 1조1340억원, 차입금 모두 유동부채로 분류

핵심 코멘트

하림 관계자, 양재 첨단물류단지 조성사업 집중 계획

하림식품은 제조‧가공, 유통, 물류사업 강화 방침

분할 효과 극대화 목표

27일 하림지주에 따르면 하림산업은 전날 이사회에서 식품사업을 인적분할해 하림식품을 신설하기로 했다. 존속법인 하림산업은 서울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을 전담한다. 분할기일은 12월 1일로 예정됐으며 두 회사 모두 하림지주의 100% 자회사로 남는다.

이번 결정은 7년 전과 방향이 정반대다. 하림산업은 2019년 자금 운용 효율화와 관리비 절감을 내세워 하림식품을 흡수합병했다. 당시 한데 묶었던 사업을 다시 나누는 것이다. 식품 제조와 물류거점 개발의 시너지를 앞세웠던 전략이 사업별 투자 부담과 회수 시점을 구분해 관리하는 쪽으로 옮겨간 것으로 풀이된다.

분할의 재무적 성격은 부채 배분에서 드러난다. 9월 말 별도 재무제표 기준 신설 식품법인에 배정될 자산은 5793억원, 부채는 590억원이다. 개발법인에는 자산 1조8281억원과 부채 1조3813억원이 남는다. 부채비율은 각각 약 11%, 309%다. 식품법인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부채를 배정하고 개발법인에는 부동산 자산과 부채를 집중시키는 방식이다. 각 사가 승계하기로 정한 채무만 책임지도록 채권자보호절차도 밟는다.

식품사업의 당면 과제는 공장 가동률과 수익성이다. 지난해 하림산업 전체 매출은 1094억원으로 전년보다 36%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1467억원으로 확대됐다. 매출원가가 1679억원으로 매출을 웃돌아 판매관리비를 빼기 전부터 손실이 발생했다. 영업활동으로 빠져나간 현금도 1160억원에 달했다. 외형 성장에도 현금 창출력이 따라붙지 못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설비와 생산량의 간극은 컸다. 하림지주 반기보고서상 냉동식품과 조미식품의 평균 가동률은 각각 22.6%, 16.8%였다. 면은 37.0%, 즉석밥은 42.8%로 주요 식품설비 가동률이 모두 절반에 못 미쳤다. 생산량이 적으면 제품당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 부담이 커진다. 부채가 적은 새 법인을 세워도 판매 확대와 생산 효율 개선이 뒤따르지 않으면 추가 자금 수혈은 반복될 수 있다.

양재 개발은 인허가와 외부 자금 확보가 관건이다. 지난해 말 양재 부지의 공정가치는 약 1조7380억원으로 평가됐다. 강남권 대규모 복합개발 부지라는 입지는 투자자를 끌어들일 강점이다. 식품사업과 분리하면 개발사업 자체의 수익성과 담보를 기준으로 금융회사·투자자와 자금 조달 조건을 협의하기도 수월해질 수 있다.

그러나 높은 부지 가치와 원만한 투자금 유입은 별개다. 지난해 말 해당 부지의 담보 설정액은 1조1340억원이었다. 하림산업 전체 차입금 9392억원도 모두 유동부채로 분류됐다. 지난 7월에는 서울시 건축위원회 재심에서 50여건의 보완 요구를 받았다. 인허가와 공사비, 분양·임대 수입을 구체화해야 입지적 강점을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나 지분 투자 등 실제 자금 조달로 연결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림지주는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다섯 차례 증자로 하림산업에 1800억원을 투입했다. 따라서 법인 분할 이후에도 식품에서 현금유출이 계속되거나 양재동 개발 PF가 막히면 결국 지주사 부담으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두 법인은 빠른 시일내에 자생력을 확보하는 것이 지주의 최우선 과제다.

하림 관계자는 "존속 법인인 하림산업은 본격 추진될 양재 첨단물류단지 조성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신설법인인 하림식품은 식품 제조‧가공, 식자재 유통, 식품 물류사업을 강화해 분할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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