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타증권 전산오류 열흘 만에 인지KB운용 운용역 1명 최대 58개 펀드 담당금감원 사고 관리·사후 감독 실효성 논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전산관리와 운용인력 배치에서 허점이 드러나면서 금융투자업계의 위험관리 실효성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증권사가 프로그램 오류를 열흘이 지나서야 인지한 데 이어 일부 자산운용사에서는 운용역 한 명이 최대 58개 펀드를 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도 관련 사고를 별도로 분류하지 않고 있어 고위험 상품 출시 이후 금융회사의 내부통제와 감독당국의 사후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금융감독원이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유안타증권에서는 지난 6월 19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관련 프로그램 오류가 발생했다. 그러나 회사가 사고를 인지한 시점은 열흘 뒤인 6월 29일이었다. 금감원 신고는 7월 2일 이뤄져 사고 발생부터 감독당국 보고까지 13일이 걸렸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개별 주식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고위험 투자상품이다. 일반적인 분산투자 상품보다 특정 종목의 주가변동에 크게 노출되며 기초자산 가격이 급변하면 손실도 확대된다. 특히 주가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할 경우 음의 복리효과가 발생해 장기 보유 시 투자자가 기대한 수익률과 실제 성과 사이에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
금감원 역시 관련 사고를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금감원의 전자금융사고 보고시스템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관련 사고를 별도로 구분하는 항목이 없다. 이에 따라 사고 현황을 파악하려면 기존 신고 내역에서 관련 단어를 검색해야 한다. 금감원이 이 같은 방식으로 확인한 사고는 유안타증권의 프로그램 오류 1건이었다.
불완전판매와 광고에 대한 감독도 추가 점검 여부를 검토하는 단계다. 금감원은 관련 점검 현황에 대한 자료 제출 요구에 관계기관이 마련한 투자자 보호 보완방안을 설명했다. 향후 법규 위반이나 내부통제 미비사항 등에 대해 검사 필요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자산운용사의 운용인력 배치에서도 업무 부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운용에 참여하는 KB자산운용의 한 운용역은 총 58개 펀드를 담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운용사의 다른 운용역도 55개 펀드를 맡고 있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는 각각 54개와 46개 펀드를 담당하는 운용역이 확인됐고 한화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에서도 29개씩 맡은 사례가 있었다. 개별 종목의 주가변동을 증폭시키는 상품 특성상 운용역의 업무 배분과 위험관리 전담인력 확보 및 비상 대응체계가 적절하게 마련돼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금감원은 상품 출시 당시 8개 자산운용사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의 수익구조와 위험도 및 투자자 유의사항 등을 면밀히 심사했다고 답변했다. 다만 이번에 증권사의 전산오류 인지 지연과 자산운용사의 인력 운용 문제가 드러난 만큼 상품 출시 이후 사고 대응 절차와 위험관리 실태에 대한 점검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고위험 상품을 출시할 때 투자자에게 위험을 경고하는 것만으로 감독당국의 책임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고 유형별 관리체계와 금융회사의 사고 탐지·보고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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