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유모차 안 접고 트렁크에 쏙"···현대차·기아 직원의 상상이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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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 안 접고 트렁크에 쏙"···현대차·기아 직원의 상상이 현실로

등록 2026.10.19 16:17

황예인

  기자

제17회 '2026 아이디어 페스티벌' 개최'M.S.V.2'팀 대상···적재 공간 활용 개선행사서 나온 기술, 양산차 적용 사례도

19일 열린 현대차·기아 '아이디어 페스티벌' 현장. 사진=현대차19일 열린 현대차·기아 '아이디어 페스티벌' 현장. 사진=현대차


유모차를 접어 트렁크에 넣는 대신 트렁크 바닥을 움직여 짐을 싣는 공간을 넓힌다. 차를 바꾸는 대신 차 안의 불편을 바꾸겠다는 발상이다. 현대자동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아이디어 경연에서는 일상에서 마주치는 불편을 새로운 자동차 기술로 바꾼 직원들의 상상력이 무대에 올랐다.

19일 경기도 화성시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2026 아이디어 페스티벌'이 개최됐다. 17회째를 맞은 아이디어 페스티벌은 현대차·기아 R&D본부와 AVP본부가 2010년부터 매년 개최해 온 행사다. 올해는 남양연구소 준공 30주년을 기념해 '혁신의 기원'을 주제로 열렸다.

이날 치열한 경연 끝에 대상은 'M.S.V.2' 팀에 돌아갔다. 트렁크 공간 활용도를 높이는 '트라이폴드 러기지 보드'를 선보이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기존 차량의 경우 트렁크 바닥 아래 공간을 사용하려면 덮개인 '러기지 보드'를 통째로 꺼내야 한다. 트라이폴드 기술은 바닥판을 밀면 세 단으로 접혀 뒷좌석 쪽에 고정되는 방식으로, 하부 공간을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제17회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 'M.S.V.2'팀이 대상을 수상했다. 사진=황예인 기자제17회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 'M.S.V.2'팀이 대상을 수상했다. 사진=황예인 기자

'M.S.V.2' 팀의 '트라이폴드 러기지 보드' 기술 시연. 사진=황예인 기자'M.S.V.2' 팀의 '트라이폴드 러기지 보드' 기술 시연. 사진=황예인 기자

발표자는 접지 않은 유모차와 큰 화분을 활용해 아이디어를 직접 시연했다. 트라이폴드 구조를 적용한 바닥판을 밀어서 접자, 위아래로 나뉘어 있던 적재 공간이 하나로 이어졌고, 덕분에 부피가 큰 물건도 걸림 없이 실을 수 있었다.

'M.S.V.2'팀이 '트라이폴드 러기지 보드'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현대차'M.S.V.2'팀이 '트라이폴드 러기지 보드'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짐을 싣고 내릴 때 부담을 줄여주는 '아웃슬라이드 모드'도 눈길을 끌었다. 바닥판을 차량 밖으로 당겨 빼면, 무거운 상자 등을 적재할 때 허리를 깊이 숙여야 하는 불편을 덜 수 있다. 이 밖에도 다과와 커피 등을 올려놓을 수 있는 '차크닉 모드'로도 활용 가능하다.

'트라이폴드 러기지 보드' 기능. 사진=황예인 기자'트라이폴드 러기지 보드' 기능. 사진=황예인 기자

개발에 참여한 직원은 "2열 차량의 투싼이나 스포티지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가장 적용하기 적합하다"며 "기술적으로 양산차 적용에 큰 문제는 없지만, 세부적인 보완 작업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우수상은 T4B팀과 컴포트 드라이브팀이 받았다. T4B팀은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보행을 돕는 스마트 안경 '아이 브릿지'를 공개했다. 현대차 이동 로봇 모베드의 인지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글라스다. 안경에 장착된 카메라 센서가 주변 환경을 감지하면 스마트폰이 관련 정보를 분석하고, 안경 다리에 적용된 골전도 기술을 통해 음성으로 안내하는 방식이다.

T4B팀의 스마트 안경 '아이 브릿지' 기술 시연 모습. 사진=황예인 기자T4B팀의 스마트 안경 '아이 브릿지' 기술 시연 모습. 사진=황예인 기자

컴포트 드라이브팀의 경우 차량 탑승자의 멀미를 줄이는 '멀미 Zero' 기술을 선보였다. 차량의 가속과 회전, 제동에 맞춰 실내 엠비언트 라이트가 움직이도록 설계해 눈으로 보는 움직임과 몸이 느끼는 움직임의 차이를 줄였다.

'멀미 Zero' 기술. 사진=황예인 기자'멀미 Zero' 기술. 사진=황예인 기자

개발팀 직원은 "멀미는 신체 감각이 서로 어긋날 때 뇌의 정보 처리에 혼란이 생기면서 발생한다"며 "주변 시야로 차량의 주행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이러한 혼란을 줄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험 참가자 48명 중 40명에게서 멀미 완화 효과가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상용차 운전자의 하루를 1분 영상으로 기록하는 '히어로 레코더' ▲아이 체형에 맞춰 카시트의 형태를 바꾸는 '핀 프린트 시트' ▲AI 기반 영유아 상태 모니터링 '늘봄'이 경연에 올라 우수상을 받았다.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 나온 기술들은 실제 양산 차량에 적용되기도 한다. 2021년 최우수상 수상작인 '다기능 콘솔'은 싼타페의 '양방향 멀티 콘솔'로 양산됐으며 지난해 최우수상을 받은 '트레일러 견인 성능 향상 소프트웨어'도 북미와 유럽 등에서 판매되는 5세대 투싼에 적용된 바 있다.

자동차의 미래를 바꾸는 출발점은 거창한 기술이 아닌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된다. 일상 속 불편을 해결하려는 작은 시도가 양산차의 새로운 기능으로 이어지고,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을 키우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이재규 현대차·기아 차량개발1담당 전무는 "16년을 이어온 아이디어 페스티벌은 현대차·기아가 모빌리티의 혁신을 거듭할 수 있었던 출발점"이라며 "앞으로도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연구개발 문화에 혁신을 더해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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