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가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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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프리미엄 위크'가 남긴 것

등록 2026.10.14 11:17

박경보

  기자

이억원 금융위원장 'K증시 세일즈' 광폭 행보행사 기간 외국인 21조원 순매도에 취지 무색해외 기관 호평에도 시장 고질적 문제 여전

reporter

한국 자본시장의 매력을 해외에 알리기 위한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가 막바지에 접어들었습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K증시 세일즈맨'을 자처하며 글로벌 투자기관과 해외 금융당국을 잇달아 만났는데요. 정부가 해외 투자자들에게 한국 증시의 변화를 알리는 데 공을 들이는 사이 정작 국내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대거 빠져나갔습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21조3042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코스피도 행사 직전 7080.92에서 6035.35까지 떨어졌고 10거래일 가운데 상승한 날은 단 이틀에 불과했습니다.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한국 증시의 가치를 높이겠다며 마련한 행사의 취지가 무색해진 셈입니다.

이 위원장의 적극적인 행보 자체는 높이 평가할 만합니다. 골드만삭스와 블랙록 등 글로벌 투자기관들은 한국 자본시장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나스닥과 미국 증권예탁결제원(DTCC) 등과는 결제주기 단축과 상장폐지 제도를 논의했습니다. 금융위원장이 직접 해외 투자자들의 의견을 듣고 다른 나라의 제도 운영 경험을 살펴봤다는 점은 앞으로의 정책 추진에도 도움이 될 게 분명합니다.

하지만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행사기간 동안 외국인들이 대규모 매도에 나섰다는 사실은 금융당국도 가볍게 넘길 수 없을 겁니다. 한국 증시의 매력을 알리는 노력과 실제 투자자들의 판단 사이에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해외 투자자들이 국내 시장에서 겪는 불편은 이미 여러 차례 지적돼 왔습니다. 계좌 개설부터 주문과 결제까지 절차가 복잡하고 영문 정보 제공도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불신과 일부 대형주에 집중된 유동성 문제도 남아 있습니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한국 증시의 장점만 강조한다면 해외 투자자들을 설득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금융당국이 해외 기관들과 논의한 결제주기 단축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사안입니다. 결제 기간이 하루로 줄어들면 해외 투자자들은 시차에 따른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증권사와 수탁은행도 시스템을 개편해야 합니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 권익 보호 역시 외국인 투자자들이 꾸준히 요구해 온 과제인데요. 이번에 해외 기관들과 나눈 의견이 실제 제도 개선에 얼마나 반영될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가 '속 빈 강정'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구체적인 성과가 뒤따라야 합니다. 해외 투자자들을 찾아가 한국 증시의 매력을 설명했다면 그들이 지적한 불편부터 하나씩 고쳐나갈 차례입니다. 행사 기간 동안 20조원 넘는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간 현실에서 해외 기관들의 호평만으로 만족할 수는 없습니다. 한국 주식을 사달라고 설득하는 데 쏟은 열정만큼 투자자들이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드는 데도 힘써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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