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메모리 기술 추격에 AI 투자 수익성 우려 겹쳐중동발 지정학적 불안·고금리 부담에 매도 압력 확대반도체 수요 견조 평가도···"이달 말 안정 가능성"
코스피가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에 5% 넘게 급락하며 6000선에 마감했다. 장중 5900선까지 밀렸다가 낙폭을 일부 만회했지만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과 외국인 수급 공백이 이어지면서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급락을 본격적인 장기 하락장의 시작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당분간 박스권 등락과 추가 조정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48.89포인트(5.46%) 내린 6035.35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3.10% 하락한 6186.08에 출발해 장중 5911.11까지 떨어졌다. 지난 2일 7003.74를 기록한 이후 13.83% 하락한 수준이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12.16포인트(1.43%) 내린 837.03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4조5170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2조2333억원, 1조6883억원을 순매수했지만 낙폭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전 9시 47분에는 코스피200 선물 급락으로 약 두 달 만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반도체 투톱의 하락폭도 컸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7.39% 내린 23만2000원에 마감했고 SK하이닉스도 10.09% 급락한 144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차세대 메모리 개발 소식에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중동발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고금리 부담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하락장 진입 판단 일러···단기 변동성 확대 전망
시장에서는 이번 급락이 본격적인 하락장 진입을 의미하는지를 놓고 신중한 평가가 나온다. 단기간 낙폭이 확대되면서 기술적 반등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외국인 매도세와 반도체 이익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지수 회복에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이번 급락을 본격적인 장기 하락장의 시작으로 보기는 이르지만 당분간 변동성이 커지고 추가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은 있다"며 "반도체 수요와 기업 실적이 유지된다면 일시적인 가격 조정에 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당분간 코스피가 6000선을 중심으로 등락하거나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가능성은 열어둬야 한다고 봤다.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반도체 업황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지수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최근 낙폭이 과도한 만큼 이달 말부터 증시가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양일우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반도체 가격은 떨어지고 있지만 수출 물량과 금액을 보면 수요는 여전히 견조한 상황"이라며 "기업 실적과 수급에 대한 우려가 다소 과도하게 반영된 만큼 지정학적 악재가 추가되지 않는다면 이달 말로 갈수록 증시도 안정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외국인 복귀가 반등 관건···반도체 이익 지속성 입증해야
향후 코스피의 추세적인 반등을 위해서는 외국인 수급 전환이 필요하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최근 국내 증시는 반도체 대형주에 외국인 매도가 집중되는 반면 이를 받아낼 신규 매수세가 부족해 작은 악재에도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에도 주가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외국인의 반도체 매도를 자사주 매입이 흡수해왔지만 해당 매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수급 공백이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코스피의 200일 이동평균선 이탈을 곧바로 중기 하락 추세 전환으로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외국인 매도가 진정되지 않으면 반등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봤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자금이 다시 유입되기 위해서는 반도체 기업의 중장기 이익에 대한 신뢰 회복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 교수는 "외국인은 당장 실적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주식을 사지 않는다"며 "코스피가 다시 7000선을 회복하려면 반도체 호황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신뢰를 회복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김호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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