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 번 채우면 20만원 절약"···트럼프가 푼 '적색 경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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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채우면 20만원 절약"···트럼프가 푼 '적색 경유'

등록 2026.10.06 14:58

이윤구

  기자

농업·건설용 경유 차량에도 사용 가능경유 가격 부담 완화 위한 세금 면제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경유 가격을 낮추기 위해 그동안 농업·건설 등 비도로용으로 제한됐던 비과세 '적색 착색 경유'의 도로 주행 차량 사용을 한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그랜드아일랜드에서 열린 공화당 유세 현장에서 경유 가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누구나 어떤 목적으로든 세금이 면제된 적색 착색 경유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번 조치가 "식료품을 포함한 모든 상품의 비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적색 착색 경유는 일반 경유와 연료 자체는 동일하다. 다만 농업용 트랙터와 건설장비 등 비도로용으로 사용되는 경유에는 도로용 연료에 부과되는 세금이 면제되며, 이를 일반 경유와 구분하고 단속하기 위해 붉은색 염료를 첨가한다.

그동안 일반 트럭이나 승용차가 도로에서 염색 경유를 사용할 경우 엄격한 단속과 함께 과태료가 부과되어 왔다. 그러나 이번 행정명령을 통해 정부 차원에서 단속을 중단하고 사용을 공식 허가한 것이다.

백악관이 공개한 설명자료에 따르면 이번 행정명령은 올해 말까지 비도로용 염색 경유를 고속도로 주행 차량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이에 부과되는 연방 소비세 납부를 이자와 벌금 없이 유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는 유예된 소비세를 향후 완전 면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한 백악관은 각 주 정부에도 비슷한 조치를 도입하도록 독려하는 한편, 경유 수요가 높은 농촌 지역에 염색 경유 공급이 차질없이 이뤄지도록 유통망을 점검할 방침이다.

물류·농업계 숨통···주유 1회당 약 150달러 절감

이번 조치는 최근 급등한 연료비로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물류 트럭 운송업계와 농업계에 즉각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운송비 감소는 곧 식료품 및 생필품 가격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세를 기준으로 18륜 대형 트럭에 경유 250갤런(약 946리터)을 가득 채울 경우 약 1575달러(약 210만원)가 소요된다. 연방 및 주 유류세가 면제된 염색 경유를 사용할 경우 1회 주유할 때마다 약 150달러(약 20만원)를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미 주 정부 차원의 대응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클리어뷰 에너지 파트너스에 따르면 텍사스, 오클라호마, 앨라배마 등 미국 전체 경유 판매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10개 주가 고속도로 운행 차량의 염색 경유 사용을 확대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전문가들 "실질적 효과 제한적"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행정명령이 유가 상승을 억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유가 정보업체 개스버디의 패트릭 드 한 분석 책임자는 "주마다 유류 관련 규정이 다르고, 주 경계를 넘나드는 장거리 트럭 운전사의 특성상 전국적인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며 "정치적으로는 성과를 홍보하기 좋을지 몰라도 시장의 판도를 단번에 바꿀 정도의 조치는 아니다"라고 평했다.

근본적인 경유 가격 급등 원인은 '글로벌 정제 능력 부족'에 있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이란 관련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한 공급 차질과 중국의 자국 내 연료 우선 공급에 따른 수출 제한,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 정유시설 타격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정유업체들은 부족한 물량을 채우기 위해 가동률을 최대로 끌어올렸지만 공장 용량이 이미 한계치에 다다른 상태다.

앤디 리포우 리포 오일 어소시에이츠 사장은 "세금 유예 조치는 단기적으로 소비자 비용 부담을 덜어줄 수는 있지만, 공급 부족이라는 본질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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