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렉라자 유럽 공략, '리브리반트 가격'이 장벽···4주 SC·약가협상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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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라자 유럽 공략, '리브리반트 가격'이 장벽···4주 SC·약가협상 변수

등록 2026.10.06 17:08

이병현

  기자

오스트리아 추계서 타그리소 병용 대비 61% 고가공식 정가·2주 투여 가정···리브리반트 비용 격차 주도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유한양행의 3세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유럽 제품명 라즈클루즈)가 유럽 시장에서 처방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병용 투여 약제인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의 높은 약가와 투여 부담이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오스트리아 보건기술평가에서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의 연간 치료비가 '오시머티닙·항암화학요법'보다 약 61% 높은 것으로 추산됐다. 해당 분석은 비공개 약가 할인 없이 공개 가격을 적용했고, 올해 2월 유럽에서 추가 승인된 아미반타맙 피하주사(SC)의 '4주 간격 투여' 일정도 비용 산정에 반영하지 않았다. 실제 시장에서는 국가별 약가 협상과 투여 방식 변화가 비용 격차를 얼마나 좁힐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오스트리아 보건기술평가기관(AIHTA)이 최근 공개한 프로젝트 보고서(Report No. 184)를 보면 EGFR 변이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서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병용요법과 '타그리소(오시머티닙)·항암화학요법'을 비교 분석한 결과 환자 1인당 연간 치료비 격차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제비와 투여 처치비, 모니터링 검사비를 합산한 환자 1인당 연간 총비용은 레이저티닙 병용군이 20만7250유로(약 3억600만원), 타그리소 병용군이 12만8998유로(약 1억9000만원)로 추산됐다. 레이저티닙 병용군이 약 61% 더 높다.

비용 격차의 가장 큰 원인은 병용되는 아미반타맙의 약제비였다. 경구용 표적항암제인 레이저티닙과 오시머티닙의 연간 약제비는 각각 6만1849유로로 동일하게 산정됐다. 그러나 아미반타맙의 연간 약제비는 11만8104유로로, 오시머티닙과 병용하는 페메트렉시드·시스플라틴의 연간 비용 약 5만유로를 크게 웃돌았다. AIHTA는 전체 연간 비용 차액 7만8252유로 가운데 대부분이 약제 취득비에서 발생했고, 투여비 격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작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비용 추계가 오스트리아 의료현장에서 지출되는 실제 금액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분석에는 오스트리아 의약품 목록 등에 공개된 가격이 적용됐으며, 정부·보험자와 제약사 사이에 체결되는 비공개 가격 할인이나 환급 계약은 반영되지 않았다. 환자별 실제 치료기간과 중단율, 이상반응 관리비 역시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실제 재정 부담은 모델 추정치와 달라질 수 있다. AIHTA도 이 같은 가격·치료기간 가정을 주요 분석 한계로 명시했다.

특히 아미반타맙 피하주사의 최신 투여 선택지가 비용 분석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AIHTA는 피하주사를 첫 4주간 주 1회 투여한 뒤 5주차부터 2주 간격(Q2W)으로 투여하는 일정으로 계산했다. 이에 따라 피하주사도 연간 28회의 투여가 이뤄지는 것으로 가정했고, 회당 투여비 역시 정맥주사와 동일하게 적용했다.

그러나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올해 2월 23일 레이저티닙과 병용하는 아미반타맙 SC에 대해 5주차부터 4주 간격(Q4W)으로 투여할 수 있는 일정을 추가 승인했다. 현재 유럽 제품정보에는 체중 80㎏ 미만 환자는 첫 4주간 1600㎎을 매주 투여한 뒤 5주차부터 3520㎎을 4주마다 투여하고, 80㎏ 이상 환자는 같은 기간 2240㎎을 투여한 뒤 4640㎎을 4주마다 투여하도록 규정됐다. 기존 2주 간격 투여와 4주 간격 투여를 모두 선택할 수 있다.

4주 간격 투여는 회당 약물 용량이 늘어나 순수 약제비 자체를 절반으로 낮추지는 못하지만, 환자의 병원 방문 횟수를 절반으로 줄여 원내 투여 관리비와 체류 시간, 의료 자원 소모를 크게 낮춘다. 정맥주사(IV) 대비 투여 시간을 수 시간에서 수 분으로 줄인 피하주사의 이점이 4주 제형과 결합할 경우 보건의료 시스템의 조직적 부담을 덜어내는 장점이 부각될 수 있다.

임상적 가치 측면에서는 직접 비교(Head-to-head) 데이터의 부재가 유럽 기관의 신중론을 부추기고 있다.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요법(MARIPOSA 임상)과 오시머티닙·화학요법(FLAURA2 임상)은 각각 타그리소 단독 대비 생존율 개선을 입증했으나 두 병용요법 간 직접 맞대결 시험은 없다. AIHTA 역시 두 요법 간 우열을 확정하기 어렵고 정맥혈전색전증(VTE) 등 독성 관리 부담이 상이하다는 점을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았다.

비용 부담은 실제 현지 처방에서도 변수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AIHTA가 오스트리아 임상 전문가를 대상으로 자문한 결과 아미반타맙·레이저티닙 병용요법의 실제 사용은 아직 제한적인 반면, 오시머티닙·화학요법이 적격 환자의 약 90~95%에서 1차 치료 표준으로 활용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처방 청구자료가 아닌 전문가 의견에 따른 추정치로, 지역별 치료 패턴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향후 유럽 각국 내 성패는 공급가격 협상력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은 올해 1월 국민보건서비스(NHS) 대상 비공개 할인 약정을 조건으로 레이저티닙 병용요법을 1차 치료제로 권고했다. 반면 아일랜드 국립약물경제센터(NCPE)는 지난 5월 기존 치료 대비 추가적인 비용효과성 개선 없이는 급여 적용을 권고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는 등 국가별 온도 차가 뚜렷하다.

한편 원개발사인 유한양행의 실적도 이 같은 유럽 현지 침투율에 직결될 전망이다.

레이저티닙은 오스코텍·제노스코가 발굴해 2015년 유한양행에 기술이전한 물질로, 유한양행은 후속 개발을 진행한 뒤 2018년 얀센 바이오텍과 글로벌 라이선스 및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유한양행은 지난 5월 유럽 상업화 개시에 따라 얀센에서 3000만달러(약 449억원)의 기술 마일스톤을 수령했다. 해당 마일스톤은 기존 계약에 따라 유한양행 60%, 오스코텍과 제노스코가 각각 20%씩 배분받는다. 이후 유한양행이 취하는 수익은 현지 순매출액에 비례하는 경상 로열티(두 자릿수 비율)인 만큼, 주요국 급여 진입 속도와 4주 제형 SC의 현장 처방 점유율이 실질적인 기업가치 성장 속도를 결정지을 거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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