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블랙록·JP모건이 꼽은 한국증시 과제는 '예측 가능성·지배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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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JP모건이 꼽은 한국증시 과제는 '예측 가능성·지배구조'

등록 2026.09.29 11:22

박경보

  기자

글로벌 투자자 "韓 증시 개혁 방향 긍정적" 호평"녹슨 파이프 없애야"···거래·결제 인프라 개선 주문T+1 전환 앞두고 규제 일관성·시장 접근성 강조

29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에서 국내외 자본시장 전문가들이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위한 비전과 과제'를 주제로 패널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박경보 기자29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에서 국내외 자본시장 전문가들이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위한 비전과 과제'를 주제로 패널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박경보 기자

글로벌 큰손들이 한국 증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과제로 지배구조 개선과 규제의 예측 가능성을 꼽았다. 그간 추진된 자본시장 개혁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이를 지속할 수 있는 시장 여건을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늘어나는 외국인 투자를 받아낼 수 있도록 거래·결제 과정의 '녹슨 파이프'를 걷어내고 시장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29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공동 개최한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이 이틀째 이어졌다. 올해 처음 마련된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는 국내 자본시장의 경쟁력과 투자 매력을 해외 투자자에게 알리는 통합 기업설명(IR) 행사다. 이날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위한 비전과 과제' 세션에는 JP모건과 블랙록을 비롯한 국내외 자본시장 전문가들이 참석해 한국 증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과제를 논의했다.

패널토론에 앞선 연설에서는 기업지배구조와 시장 접근성 개선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코너 키호 유엔 책임투자원칙(UN PRI) 이사회 의장은 "한국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진단하는 단계에서 코리아 프리미엄을 만들어가는 단계로 이동했다"며 스튜어드십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송기명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은 투명한 기업지배구조와 주주가치 제고를 주문하면서 "거래시간 연장을 통해 글로벌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블랙록 "일관된 규제가 신뢰 만든다"···인프라 개선도 주문


블랙록은 한국 자본시장 개혁의 방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실제 투자자가 체감할 수 있는 제도로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고 봤다. 특히 규제가 자주 달라지거나 시장이 예상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적용될 경우 해외 투자자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시장의 건전성을 위한 규제 집행과 투자자의 이용 편의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날 패널토론에 참여한 사이먼 윌리엄스 블랙록 매니징디렉터는 "규제와 모든 가이던스가 일관되고 예측 가능해야 신뢰로 이어진다"며 "시장 건전성을 위해 규제 집행은 중요하지만 모든 시장 상황에서 그 목적에 비례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결제주기를 T+2에서 T+1으로 단축하는 과정에서도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윌리엄스 매니징디렉터는 "T+1은 개혁 과제를 가속할 수 있는 기회지만 광범위한 투자자와 이해관계자들과 충분한 소통과 협의, 계획이 필요하다"며 "성공적인 T+1은 복잡한 운영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시장의 준비 상태에 달려 있다"고 주문했다.

해외 투자자들은 정책 방향을 새로 바꾸기보다 이미 발표한 개혁 과제를 안정적으로 작동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피터 스타인 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ASIFMA)·글로벌금융시장협회(GFMA) 최고경영자(CEO)는 외국인 투자 접근성 개선과 거래시간 확대, 원화 국제화 등을 긍정적인 변화로 평가했다. 다만 거래량이 늘어나는 만큼 이를 감당할 시장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타인 CEO는 "한국이 제시한 로드맵은 적절하고 방향을 바꿀 필요도 없다"며 "중요한 것은 기존 시장 인프라가 늘어난 거래량을 충분히 감당하는 것이고 투자자가 한국 시장에 들어왔을 때 '녹슨 파이프'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매도와 결제 시스템도 개선 과제로 꼽았다. 불법 무차입 공매도 적발 시스템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정상적인 거래가 잘못 탐지되는 등 실제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T+1 역시 기존 결제 시스템의 문제를 먼저 해소한 뒤 추진해야 시장 참여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봤다.

JP모건 "韓 증시 여전히 저평가"···밸류업 확산 과제로


JP모건은 지배구조 개선을 한국 증시의 재평가와 연결했다. 믹소 다스 JP모건 한국·대만 주식전략 총괄은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로 이익 성장률과 무위험수익률, 기업지배구조, 꼬리위험, 유동성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한국에서는 기업지배구조가 저평가를 초래한 주요 원인으로 인식돼 왔다고 평가했다.

다스 총괄은 "한국의 경우 투자자들은 지배구조가 저평가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였다고 인식해왔다"며 "지난 몇 년간 이와 관련해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고 이런 과정이 계속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정부의 개혁 조치도 최근 한국 증시 상승을 이끈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또한 글로벌 금리 상승과 고유가 등으로 단기적으로는 신중한 시각이 필요하지만 6~12개월 시계에서는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국내 전문가들도 기업지배구조와 정보 비대칭 문제를 과제로 제시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융지주사를 중심으로 자본효율성과 주주환원 측면에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만 국내 대기업 전반에서 유의미한 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졌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평가했다. 기관투자자의 주식 보유가 많지 않고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액티브펀드의 영향력이 약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 센터장은 "밸류업이 됐건 상법 개정이 됐건 탑다운의 제도만으로 자본시장이 바뀔 수는 없다"며 "이런 제도 아래에서 주주들의 행동과 기업들의 변화가 나타나야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완화된다고 기대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김남종 한국금융연구원 자본시장연구실장은 기업정보 생산 확대를 주문했다. 김 실장에 따르면 2025년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기업분석 보고서가 발간된 기업은 전체의 40%에 미치지 못했다. 기관투자자의 코스닥 투자를 늘리려면 기업분석 범위와 보고서 발간 빈도를 높여 정보 비대칭을 줄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패널토론에 함께 참여한 김정영 한국거래소 상무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참여 대상을 중소형 상장사까지 넓혀 글로벌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오는 11월부터 저주가순자산비율(PBR) 기업의 밸류업 공시 여부를 정기적으로 공개하고 상장기업의 자본효율성과 주주환원 확대를 유도할 계획이다. 김 상무는 "우량 중소기업의 밸류업 참여를 적극적으로 독려해 글로벌 투자자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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