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도입 후 사실상 그대로···정부, 최대 20개 확대 추진공급액 2013년 대비 3배↑···심야 시간대 판매 비중도 높아
추석 연휴처럼 약국 이용이 어려운 공휴일과 심야 시간대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14년째 사실상 제자리인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에 다시 나선다. 현재 구매 가능한 11개 품목을 최대 20개까지 늘리고 판매처 기준도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올해 하반기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를 위한 위원회를 구성·운영하고 관련 고시 개정을 추진한다. 정부는 지난 7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안전상비의약품 품목을 현재 11개에서 법정 한도인 최대 20개까지 확대하고, 약국과 24시간 판매점이 없는 보건의료취약지역의 판매처를 늘리는 방안을 연말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안전상비의약품 제도는 약국이 문을 닫는 심야나 공휴일에도 의약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2012년 도입됐다. 당시 해열진통제와 감기약, 소화제, 파스 등 13개 품목이 지정됐다. 이후 지정 품목은 바뀌지 않았고 어린이용타이레놀정 80㎎과 타이레놀정 160㎎의 허가가 취하되면서 현재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은 11개로 줄었다.
현행 약사법상 안전상비의약품은 최대 20개까지 지정할 수 있다. 품목 확대 논의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2017년부터 지정심의위원회에서 제산제와 지사제 등의 추가 지정이 논의됐지만 최종 지정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당시 위원회에서는 야간·휴일의 시급성과 의약품 안전성, 접근성 등을 놓고 품목 조정 방안을 검토했다.
그 사이 편의점 상비약 공급 규모는 크게 늘었다. 안전상비의약품 공급액은 2013년 154억원에서 지난해 511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2023년 581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4년 555억원, 지난해 511억원으로 2년 연속 감소했지만 제도 도입 초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3배가 넘는 규모다.
편의점 상비약 판매는 특히 늦은 시간대에 집중됐다. CU의 올해 1~5월 안전상비의약품 매출 가운데 50.5%가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 사이 발생했다. GS25도 지난해 관련 매출의 45.3%가 오후 6시부터 자정, 11.9%가 자정부터 오전 6시 사이에 나왔다. 편의점 상비약이 심야 시간대 의약품 구매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이번에 품목뿐 아니라 판매처 확대도 함께 추진한다. 현재 안전상비의약품을 판매하려면 24시간 연중무휴 점포를 갖춰야 한다. 정부는 판매점의 24시간 운영 요건을 완화하기 위한 약사법 개정도 추진한다. 품목 확대는 고시 개정, 판매처 기준 완화는 법 개정을 통해 각각 추진하는 방식이다.
구체적인 추가 품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복지부는 향후 위원회 논의를 거쳐 추가 품목을 결정할 예정이다.
품목과 판매처 확대에 대해 약사회는 반대하고 있다. 약사의 상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의약품의 종류가 늘어나는 데 따른 안전성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대한약사회는 앞서 안전상비의약품 확대 방침과 관련해 "복약지도 없는 판매 확대보다 공공심야약국과 공공약국 확대 등 공적 인프라 확충이 우선"이라며 품목 확대와 보건의료취약지역의 24시간 판매 규제 완화에 반대했다.
뉴스웨이 안다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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