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日 금리 1.25% 시대···엔화 향방에 韓 수출·증시 영향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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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금리 1.25% 시대···엔화 향방에 韓 수출·증시 영향 갈린다

등록 2026.09.18 14:49

수정 2026.09.18 17:00

이윤구

  기자

1995년 이후 31년 만에 최고 수준한국 경제에 미칠 파장 예의주시일본의 추가 인상 가능성에 시장 관심

일본은행.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일본은행.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1.25%로 결정하며 1995년 이후 3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금리를 올렸다.

18일 교도통신과 외신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이날까지 이틀간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 정책금리를 기존 1.00%에서 1.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표결 결과는 찬성 7표, 반대 2표였다. 아사다 도이치로와 사토 아야노 심의위원은 금리 인상에 반대했다.

두 위원은 일본 경제와 물가 상황을 고려할 때 이번 시점의 금리 인상이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아사다 위원은 물가 상승률이 2%를 밑도는 상황에서 경제가 충분히 견조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금리 동결을 주장했다. 사토 위원 역시 최근 경제·물가 동향이 이전보다 크게 가속화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인상에 반대했다.

아사다 위원과 사토 위원은 올해 일본 정부가 일본은행 정책위원으로 지명한 인사들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2월 두 학자를 차기 일본은행 심의위원 후보로 지명했으며, 당시 시장에서는 두 사람이 경기 부양과 완화적 통화정책을 중시하는 '리플레이션파' 성향을 가진 것으로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금리 인상을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CNBC 설문조사에 참여한 경제학자·애널리스트의 약 89%가 25bp 인상을 예상했다. 다만 반대 의견과 관련해서는 일부 응답자가 특정 위원의 반대표 가능성을 예상했으며, 실제 결정에서는 9명의 정책위원 중 2명이 인상에 반대했다.

일본은행은 2024년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하면서 통화정책 정상화에 들어갔으며, 이후 금리를 단계적으로 올려왔다. 특히 올해 들어 6월 금리를 1.00%로 인상한 데 이어 3개월 만에 다시 금리를 올리면서 정상화 속도가 빨라지는 모습을 보였다.

엔저·물가 상승 압력 지속···미 연준 인상도 영향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린 배경에는 물가 상승 압력과 장기간 이어진 엔화 약세가 있다. 일본의 8월 신선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1.7% 상승했다. 이는 7월의 1.8%보다 낮아진 수준이지만, 신선식품과 에너지를 모두 제외한 물가는 1.9% 상승해 일본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인 2%에 가까운 수준을 유지했다.

일본은행은 엔화 약세에 따른 수입 비용 상승과 에너지 가격 및 기업 비용의 소비자 가격 전가로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지면서, 물가가 목표치인 2%를 지속적으로 웃도는 상황을 경계하고 있다. 이에 임금과 물가가 안정적으로 상승하는 선순환을 정착시키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엔화 약세는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엔화는 약세를 보였다. 18일 시장에서는 달러당 엔화 가치가 한때 157엔대까지 떨어지는 등 금리 인상 직후에도 엔화 약세가 이어졌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과 주요국과의 금리 차이가 엔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번 주 금리를 인상한 것도 일본은행의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가 계속 크게 유지될 경우 엔화 약세가 이어지고, 이는 수입물가를 통해 일본의 물가 상승 압력을 다시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앞으로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시점과 속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일본은행 내부에서는 경기와 물가 흐름에 대한 신중론도 여전히 존재한다. 8월 근원 CPI가 2% 아래로 내려온 만큼 물가 상승세가 반드시 가속화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이번 회의에서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향후 추가 인상 여부와 시기는 물가와 임금, 엔화 가치, 에너지 가격, 일본 경제의 회복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경제 파급효과 주시···시선은 우에다 총재 발언으로

아울러 일본의 금리 인상은 한국 경제에 엔화 움직임과 한·일 간 수출경쟁 및 금융시장 자금흐름 등을 통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엔화가 강세로 전환될 경우 미국 등 제3국 시장에서 일본 기업과 경쟁하는 국내 수출기업의 상대적인 가격 경쟁력이 개선될 수 있다. 반면 일본산 기계·부품 등 중간재와 자본재의 원화 환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국내 기업의 비용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또한 일본의 추가 금리 인상과 엔화 강세가 맞물려 엔 캐리 트레이드가 축소될 경우 글로벌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자금이 회수되면서 국내 증시와 원화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일본 금리 인상만으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나 외국인 자금 이탈이 발생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와 미국·일본 간 금리차 등도 함께 작용한다.

일본은행은 정책금리를 1.25%로 인상했지만 시장의 예상이 상당 부분 선반영된 데다 향후 긴축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엔화는 오히려 약세를 보였다. 따라서 향후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금리 인상 여부 자체보다 엔화의 방향과 일본의 추가 긴축 속도, 이에 따른 글로벌 자금흐름의 변화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의 기자회견으로 쏠리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번 금리 인상이 일회성 조치인지 아니면 추가적인 통화정책 정상화의 시작인지 판단하기 위해 우에다 총재의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발언을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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